유일한 박사는 나눔의  정신을 실천으로 보여준 경제적 선구자라고 생각된다.
“기업에서 얻은 이익을 그 기업을 키워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 ”

“이윤추구는 기업의 성장을 위한 필수 선행조건이지 기업가 개인의 부귀영화를 위한 수단이 될 수 없다. ”

“기업의 기능이 단순히 돈을 버는 데서만 머문다면 수전노와 다를 바 없다.”

“기업의 소유주는 사회이다. 단지 그 관리를 개인이 할 뿐이다”.

“기업은 사회의 이익증진을 위해서 존재하는 기구이다”.

그가 항상 이렇게 말한 것은 이러한 자본주의 정신과 근로정신의 함양을 원한 결과였으며, 그 뜻을 직접 행동으로 보여 준 것이다. 사회는 기업을 소유하고, 유능한 개인은 그 기업을 관리한다는 정신 을 살려갈 수만 있다면 그 이상의 경제관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이러한 유일한의 기업가적인 의지와 신념은 그가 처음 귀국해서 유한양행을 설립할 때부터 있었다. 그리고 1958년 유일한 박사가 유한양행을 다시 일선에서 책임지게 되었을 때도 같은 주장과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1958년 유일한 박사는 유한양행의 전 사원들에게 「유한양행의 정신과 신조」를 직접 발표한 일이 있다. 물론 그것이 오늘도 유한양행의 기본 신조로 계승되고 있다.

“우리는 힘을 다하여 가장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 그렇게 하기 위하여 첫째, 경제수준을 높이며 둘째, 한결같이 진실하게 일하고 셋째, 각자와 나라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

그러므로 각 책임인들은 항상 참신한 계획과 능동적인 활동으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하자.“

이러한 정신은 자본주의 이념과 결부시켜 볼 때 우리에게 어떤 정신적 자세를 요구하는가. 유일한은 유한양행의 가족들은 물론 모든 사람에게 성실성을 요구했고, 창의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유일한 자신이 그 모범을 보여 주었다.

“기술자가 되려면 자기가 하는 일에 흥미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열심히 또 정확히 해야 한다.”

“어느 정도를 아느냐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아는 것을 어떻게 이용하느냐, 이것이 문제이다.”

“기업은 물건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디어, 이것이 기업을 성장하게 만드는 것이다.”

“기업은 한두 사람의 손에 의해서 발전하지 않는다. 여러 사람의 두뇌가 참여함으로써 비로소 발전하는 것이다.”

개인에게는 창의적인 노력이, 직장에서는 동료들 간의 협력이 발전의 필수 요소임을 잘 보여주는 말이다.

말하자면 유일한 박사는 나와 직장과 국가가 세 개의 정점으로 하는 삼각형 같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논리적으로 말하면 한 정점이 개체에 해당하는 자아가 되고, 다른 정점은 부분으로서의 특수체인 기업체가 되며, 높은 위치의 정점은 전체로서의 국가가 된다.

개체와 부분으로서의 특수체와 사회 전체가 합쳐서 삼각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삼각형이 직선으로 공간을 표시하는 기본형이듯, 이 셋은 언제나 공존하면서 발전하는 유기적 관계를 맺게 된다.

이때 ‘나’의 가장 중요한 결론은 기업을 통해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실천하는 것이다.

나는 직장에서 성실하게 일하면서 창의성을 발휘하고, 우리 직장은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는 원칙이 성립되어야 한다. 그 결과 사회와 국가가 잘되면 기업도 성장하고, 국민인 모든 개인도 행복과 번영을 누리게 된다.

삼각형의 세 각은 별도로 존재할 수 없듯이 나와 기업과 국가는 무관하게 존립할 수 없다. 언제나 문제는 ‘내가 어떻게 우리 기업을 통해 국가에 이바지하는가’에 정성을 쏟는 데 있다.
 

△ 전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IRP총회에 한국 대표로 참석한 유일한(중앙), 정한경(오른쪽), 전경무(왼쪽). (1945년 1월, 버지니아주 핫 스피링)
△ 전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IRP총회에 한국 대표로 참석한 유일한(중앙), 정한경(오른쪽), 전경무(왼쪽). (1945년 1월, 버지니아주 핫 스피링)

국가와 민족을 위하려는 목적을 찾아 회사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신념이 바로 유일한 박사의 철학이었다.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복지를 저해하는 기업체가 되어서도 안 되며, 회사나 기업체에 피해를 주는 개인이 되어서도 안 된다.

“기업과 기업인은 엄격히 구별되어야 한다. 설령 기업인이 기업의 창업주이고,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소유주라고 해도 기업의 경영을 독점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그것이 기업을 키우는 지름길이요, 보존 하는 길이기도 하다”라는 자신의 교훈을 충실히 이행한 사람이 바로 유일한박사였다.

만일 우리가 유일한 박사에게 노사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면 그는 어떤 대답을 했을까? 어떻게 적은 일을 하고 많은 봉급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목적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한다면 그들은 노동운동을 할 자격이 없다. 그러나 어떻게 좋은 회사를 만들어 국가에 이바지할 수 있을 까를 위한 노동운동이라면 기업주는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궁극적인 목적은 ‘국가에 대한 봉사’이다. 그러기 위해 좋은 회사가 되려는 것이며, 좋은 회사는 ‘근로자들에게 최선, 최대의 임금을 줘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으냐’고 반문할 것이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자신과 회사의 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내가 소속된 사회와 우리가 만든 물건을 사 주는 소비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가짐에 달려있다. 이런 마음을 유일한 박사는 애국심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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