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방사선에 의한 물리적 반응(직접작용)

 

뜨거운 커피의 경우는 열에너지로써 생명체 중의 분자회전, 진동에너지로 쓰여서 분자의 결합을 절단하거나 라디칼(radical)을 생성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라디칼(基)이란 분자결합이 끊어져 생성되는 극히 반응성이 높은 분자종류(또는 원자)를 의미한다. 한편 방사선의 경우는 광양자로서 에너지가 매우 크므로 분자결합을 절단해서 라디칼을 발생시킨다.
그러므로 라디칼을 생성시키는 에너지는 방사선에 의한 생물학적 영향의 출발점이 된다. 이와 같은 방사선의 피폭에 의해 인체에 생물학적영향이 나타나기까지는 여러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 과정은 10-16초에서 수년, 수십 년을 경유해서 일어난다.

시간과 방사선에 의한 생물학적 영향의 추이
시간과 방사선에 의한 생물학적 영향의 추이

즉 방사선과 물질의 상호작용은 10-16초 이전에 일어나고 방사선의 에너지는 흡수되는데 이것이 물리적 반응이다. 그 후 10-14~10-10초 정도에서 분자의 이온화, 여기(방사선이 가진 에너지가 전자에 전달되었지만 전리는 안 되고 들뜬 상태가 되었다가 다시 안정한 상태로 내려오는 현상)된 분자의 결합이 절단되고 라디칼이 생성된다. 이 라디칼은 10-10초~시간 사이에 생명체 안에서 여러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결국에는 생물학적영향으로 나타난다. 

생명체의 기본단위는 세포이다. 세포는 핵산, 단백질, 지질, 당 등으로 구성되고 DNA나 효소 등 다양한 생체고분자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인간 등 다세포생물의 세포에는 핵이나 미토콘드리아 등 세포 소기관이 관찰된다.

사람의 DNA는 세포 핵 안에 존재한다. 방사선이 유전자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 유전자를 구성하는 DNA라는 물질의 기본적인 구조부터 설명해야 한다.
DNA의 기본 구성단위는 뉴클레오티드인데 이것은 디옥시리보오스(deoxyribose)라는 당, 인산, 염기가 결합한 것이다. 염기에는 아데닌(A), 구아닌(G), 티민(T), 시토신(C)의 4종류가 있으므로 뉴클레오티드도 4종류가 된다.

이렇게 뉴클레오티드로 구성되는 DNA는 인과 당(deoxyribose) 사이에 길게 연속된 결합(인산에스테르 결합)이 2개와 마주보는 2개 사슬이 골격구조(이중 나선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그 골격에서 안쪽을 향해 G, A, T, C 염기가 쌍이 되어 계단모양으로 늘어서서 2개의 사슬 부분을 연결하고 있다. 사슬을 만들 때 한쪽에 구아닌이 있으면 다른 쪽에는 시토신이 있고, 아데닌이 있는 쪽의 반대편에는 티민이 있다. 이것을 ‘샤가프(Chargaff)의 법칙’이라고 하며, 이에 따라 정보가 서로 보완되는 상보성(서로 모자란 부분을 보충하는 관계에 있는 성질)을 갖는다고 표현한다.

모든 유기체의 세포에서 나온 DNA에는 피리미딘과 퓨린 염기의 1 : 1 비율(기본 쌍 규칙)을 가져야 한다는 샤가프(Chargaff)의 법칙
모든 유기체의 세포에서 나온 DNA에는 피리미딘과 퓨린 염기의 1 : 1 비율(기본 쌍 규칙)을 가져야 한다는 샤가프(Chargaff)의 법칙

■ 방사선에 의한 물리적 반응으로 받은 피해
DNA 1개의 염기배열이 –T-C-G-T-A-T-로 정해지면 자동적으로 반대쪽 염기 배열은 –A-G-C-A-T-A-로 정해지고, 한 쪽이 손상되어도 다른 쪽이 남아있으면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다. 이 사슬 위의 어느 기점에서 정해진 방향으로 염기 4종류가 어떻게 배열되는지가 생물의 유전자정보가 된다.

따라서 염기종류가 변화하거나 결손 되면 생물체에 매우 큰 영향을 주게 된다. 또한 이중 나선 사슬부분이 끊어지면 연속한 배열정보를 유지하기 어려워지므로 이것 역시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상이 생명체에 미치는 방사선의 물리적영향이 된다. 

DNA가 받는 직접작용(물리적 반응)과 간접작용(화학적 반응)
DNA가 받는 직접작용(물리적 반응)과 간접작용(화학적 반응)

B. 방사선에 의한 화학적 반응(간접작용)
방사선에 의한 화학반응은 다른 화학반응과 비교했을 때 구분할 필요가 있는 몇 가지 특징을 나타낸다. 방사선화학반응에서 생성되는 분자 수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광화학의 경우 빛 에너지인 광양자가 1개 분자에 전부 흡수되는 광화학반응의 결과로 물질이 생성된다. 따라서 1개 광양자가 분자에 흡수된 때에 생성되는 분자 수(양자 수율)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방사선의 경우는 에너지 일부가 다수의 분자에 흡수되므로 양자 수율 대신 G값, 즉 100eV 에너지가 물질에 흡수된 때에 생성되는 분자 수로 그 수율을 정의한다. 방사선의 경우 에너지가 높기 때문에 절연체인 유기화합물을 포함한 모든 물질에서 초기적으로는 양이온, 전자, 라디칼 등의 활성 종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영하 270℃의 극저온 고체 속에서도 γ선 조사로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방사선 조사에 의해 H2O는 이온화 및 여기가 이루어진다. H2O+ 양이온은 근처의 H2O 분자와 10-13초 정도에 이온 분자반응을 하고, H3O+와 OH 라디칼로 된다. 한편 전자(e-)는 H2O 분자에 의해 약 10-12초에 수화되어 수화전자(e-sol)가 된다.

수화전자는 수소(H) 원자보다 우월하지도 열등하지도 않은 높은 반응성을 갖는다. 여기분자(H2O*)는 수소 원자와 OH 라디칼로 분해된다. 최종적으로 수화전자 H3O+는 양이온과 중화되어 수소원자를 만든다. 수소 원자, OH 원자는 각각 원자끼리  재결합해서 각각 안정한 최종 생성물인 H2 분자나 H2O2 분자가 된다. 방사선 조사 직후에는 약 2nm의 Spur(박차 모양 ; 가시바늘돌출부) 안에서 극히 단시간 내에 반응이 일어난다. 이때 spur 안에서 수소원자나 OH 라디칼 일부는 재결합해서 H2나 H2O2를 만든다.

생체 내에는 여러 가지 유기물이 있기 때문에 spur 밖으로 나온 활성 종, 특히 수화전자나 OH라디칼과 유기물의 반응이 중요하다. 유기물 이외에 물 속 용존산소와는 다음 반응으로 HO2 라디칼이나 O2- 가 만들어 지기도 한다.

따라서 생체 내 반응, 즉 물의 분해로 생성되는 수화전자, OH 라디칼, 수소 원자 등이 생체 고분자를 공격해서 고분자 라디칼을 생성하고 그것이 더욱 심각한 DNA 손상을 일으킨다.

글_ 김영진 박사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 심사위원
조선치대졸업(1981), 동대학원에서 ‘치과방사선학’으로 석사, 박사학위 취득.
제 23회 ‘치과의료문화상’ 수상 
제 30회 보건의 날 ‘대한민국국민포장’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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