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브랜딩 관점으로 인생관을 정립하는 ‘라이브 브랜딩(Life Branding)’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저자는 ‘언제 들어도 옳은 얘기를, 맞지 않는 맥락에서 떠드는 전문가가 오히려 해로운 존재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심오한 진실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모호한 헛소리(Deepity)를 해대는 사기꾼’도 혐오한다. - ≪마케터의 생각법≫ 앞날개 중에서, 황부영 저

 1991년 제일기획에서 마케팅‧브랜드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던 대한민국 마케터‧브랜더 1세대인 황부영의 일갈(一喝)이 가슴에 꽂히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브랜드와 브랜딩이 각광받는 세태를 그대로 반영하듯이 관련 서적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국내 인터넷 서점들 중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예스24’를 통해 ‘브랜드’라는 키워드로 검색 시1102권이나 되는 방대한 서적들이 눈앞에 펼쳐진다(‘브랜딩’으로 검색 시 248권). 제목에 브랜드 또는 브랜딩을 직접 명시하지 않은 책들까지 포함시킨다면 관련 서적들의 수는 더욱 늘어난다. 이러한 브랜드와 브랜딩 홍수의 시대에 길잡이가 될 만한 책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브랜드와 브랜딩
 저자는 ‘브랜드’를 ‘자신을 대변하는 징표이자, 남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남들과 자신을 구분 짓게 하는 이름표이자 상징과도 같다’고 말한다. 이어 ‘브랜딩’을 ‘브랜드를 브랜드답게 만들어가는 모든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브랜드와 브랜딩에 관한 정의는 학자 또는 작가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브랜드와 브랜딩에 관한 책을 출간하면서 기본적인 정의(定義,definition)조차 내리지 못하고 어물쩍 넘어가는 저자들이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TV, 유튜브, 인쇄물 등 각종 매체들을 통해 왕성한 활동을 하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인지심리학 박사)가 자주 강조하는 것처럼 남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지식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브랜드와 브랜딩을 제대로 정의하지 못하면서 그것들에 대한 책을 출간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자와 이 책은 브랜드와 브랜딩에 관한 담론에 참여하기 위한 자격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Differentiate or Die (차별화하거나 망하거나)
 ‘욕쟁이 할머니’ 또는 ‘욕쟁이 할매’를 표방하며 성업 중인 맛집들이 전국 곳곳에 있다. 이 식당들의 차별화 포인트는 ‘욕’이 아니라 ‘맛’이다. 기분 나쁘지 않을 정도의 수위를 지키는 할머니의 ‘욕’을 감내하며 기꺼이 식사를 할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 손님들의 발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실패한 차별화, 주파수를 맞추지 못한 차별화의 전형적인 예는 개그맨 김경민이다. 평소 굉장히 독특한 의상을 착용하고 다니는 그는 차별화를 단순히 ‘남들과 다른’ 또는 ‘튀는’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차별화는 그런 것들이 아니라 ‘(경쟁자들보다)탁월함’의 또 다른 표현이다. 차별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수반되지 않는 한 수많은 개그맨들 사이에서 그의 성공은 요원해 보인다.
 

다소 과격하거나 살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Differentiate or Die’라는 표현은 사실 잭 트라우트(Jack Trout)1)가 스티브 리브킨(Steve Rivkin)2)과 함께 쓴 ≪튀지 말고 차별화하라(차별화 마케팅)≫는 책의 원제(原題)다.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경쟁은 심화된다. 다수의 경쟁자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차별화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차별화는 무엇(what)이며 어떻게(how) 하는 것일까? 마케터‧브랜더들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이들과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변죽만 울리는 이들로 나뉜다. 저자는 전자에 속한다.
 
좋은 생각
 작고 얇지만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이야기들로 가득 찬 <좋은생각>이라는 정기간행물이 있다. 이 책 역시 브랜드와 브랜딩에 관한 좋은 생각들로 구성되어 있다. 감동과 디테일, 브랜드 아이덴티티, 미션과 핵심 경험, 시장세분화의 기준(지역‧인구통계‧심리‧행동), 인터널 브랜딩, 퍼스널 브랜딩, 퍼포먼스 마케팅 등에 관한 통찰을 얻고자 하는 이들에게 일독(一讀)을 권한다.

“안티 없는 스타 없다. 안티가 많아지는 게 싫어서 자기 스타일을 버리면 팬도 없어진다.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전략이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 어리석은 게 안티 마음을 돌리려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1)알 리스(Al Ries)와 함께 ‘포지셔닝’ 개념을 최초로 대중화하여 미국 마케팅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혀 왔다. 마케팅 전략 컨설팅 회사 트라우트 앤드 파트너스(Trout & Partners)의 대표를 역임하며 <포춘(Fortune)>지 선정 500대 기업들을 주요 고객으로 상대했다. ≪포지셔닝≫, ≪마케팅 불변의 법칙≫, ≪마케팅 전쟁≫, ≪단순함의 원리≫, ≪튀지 말고 차별화하라(차별화 마케팅)≫(이상 공저), ≪잭 트라우트, 비즈니스 전략≫, ≪빅브랜드, 성공의 조건≫ 등 다수의 저서를 남겼다. 1935년 출생하여 2017년 하늘의 별이 되었다.

2)마케팅 전략과 네이밍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이며 Trout & Ries, Inc.에서 부사장으로 있다가 1989년 자신의 마케팅 컨설팅 회사인 리브킨 앤 어소시에이츠 LLC(유한회사)를 차렸다. 잭 트라우트와 마케팅 전략에 관한 3권의 책 ≪단순함의 원리≫, ≪뉴 포지셔닝≫, ≪튀지 말고 차별화하라(차별화 마케팅)≫를 비롯해 프레이저 서더랜드와 ≪최고의 브랜드 네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썼다.

 

_김병국
포항죽파치과원장
슬기로운 개원생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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