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행동 경제학을 만나다

곽준식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02월 10일 출간
쪽수 328

ISBN13    9791190123945 / ISBN10 1190123940

브랜드와 행동경제학의 앙상블
 제목부터 확 끌린다. 욕심쟁이 저자는 요즘 각광받는 두 개의 키워드, ‘브랜드’와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을 모두 제목에 담았다. 조던과 피펜, 허재와 강동희, 그룹 ‘터보’의 김종국과 김정남(혹은 마이키)의 조합만 살펴보더라도 그 중심이 한쪽에 쏠려있다. 이처럼 본 책의 중심축은 행동경제학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즉, 행동경제학의 주요 내용들을 설명하면서 유명 브랜드에 적용된 실제 사례들을 제시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친근한 예시들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브랜드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위해서는 다른 책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주류 경제학(heterodox economics)인 행동경제학의 약진
 2000년대 들어 행동경제학계는 2명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2002년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과 2017년 수상자인 리차드 세일러(Richard Thaler,스스로의 성을 [θ]로 발음함-필자 주)가 그 주인공들이다.
 

최근 행동경제학이 전보다 더 주목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기존 경제학인 주류 경제학(main stream economics, orthodox economics, homodox economics)의 가정‧가설‧이론과 현실 사이의 크나 큰 간극을 행동경제학이 줄여주었기 때문이다.
 

기존 경제학은 인간을 합리적‧이성적이며 일관적 선호를 가진 존재로 가정한다. 또한 기존 경제학의 견해에 따르면 인간은 경제활동을 함에 있어서  효용 극대화(maximizing)를 추구한다. 이에 따라 기존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예측 가능한 축구공 같은 존재로 보았다.
 

이와는 달리 행동경제학은 인간을 ‘제한적’으로 합리적이면서 감정적이며 상황적 선호를 가진 존재로 가정한다. 또한 행동경제학의 견해에 따르면 인간은 경제활동을 함에 있어서  효용 만족화(satisficing)를  추구한다. 이에 따라 행동경제학에서는 인간을 예측하기 어려운 럭비공 같은 존재로 보고 있다.
 여기서 유념해야할 것은 행동경제학이 기존 경제학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라는 점이다. 즉, 행동경제학이 기존 경제학의 가정‧가설‧이론을 전면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경제활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기존 경제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인간의 행동들이 행동경제학으로는 설명이 가능하다.

다이너마이트 타선과 핵심 개념
 국민들의 관심을 정치로부터 멀어지게끔 하기 위한 전두환 독재정권의 3S(sex, screen, sports)정책의 일환으로 1982년에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했다. 프로야구 역대 우승팀들을 살펴보면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팀들이 눈에 띈다. 해태, 현대, 삼성, SK, 또 다시 삼성이 특정 시기에 각자의 왕조(dynasty)를 이룩했다.

최근에는 두산의 강세가 눈에 띈다. 이러한 최강팀의 타선을 살펴보면 1번부터 9번 타자까지 거를 선수가 한 명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대팀 투수 입장에서는 삶은 달걀을 한 입에 밀어 넣고 사이다를 마시지 못하는 상황과 같은 마음이 들 것이다. 이런 강력한 타선을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 한다.
 

휴리스틱(이용가능성‧대표성‧기준점‧감정),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의 프로스펙트 이론, 보유효과와 심리적 회계, 프레이밍(framing) 효과, 매몰비용효과(sunk cost effect), 절정-대미효과와 시기추론이론, 최종제안게임과 공공재게임 등 행동경제학의 핵심 개념들을 엄선하여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구축한 저자의 혜안과 통찰에 박수를 보낸다.
 

행동경제학 관련 베스트셀러인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Thinking, Fast and Slow)≫, 리차드 세일러의 ≪넛지(Nudge)≫와는 또 다른 매력을 자랑하는 이 책의 일독(一讀)을 권한다.

 허물을 벗지 않는 뱀은 결국 죽고 만다. 인간도 완전히 이와 같다. 낡은 사고의 허물 속에 언제까지고 갇혀 있으면, 성장은 고사하고 안쪽부터 썩기 시작해 끝내 죽고 만다. 늘 새롭게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사고의 신진대사를 해야 한다. -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글_ 김병국
포항죽파치과 원장
슬기로운 개원생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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