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도발해 '우리'를 결집하는 자들

김내훈 著 서해문집 출판사 2021년 04월 09일 발행

이 책은 주목경제 시대의 문화·정치·경제적 변동 양상에 대한 짤막한 보고서다. 동시에 온갖 선동과 음모론으로 공론장을 오염시키는 한국의 프로보커터들에 대한 실명비판이다.

프로보커터가 일반적 관종보다 더 고약한 것은, 이들이 받는 주목이 돈뿐만 아니라 담론장의 권력으로 환원되기 때문이다. 프로보커터의 피아 식별은 그들의 정치적 신념과 무관하거나, 심지어 어긋난다.

사이다의 탄산을 걷어낸 그들의 해법이란 대개 근거가 앙상한 음모론이거나 진영 논리식 ‘내로남불’이다. 이렇듯 대의와 관계없이 오로지 대중의 주목을 척도로 한 도발과 결집은 공동체의 정치 혐오와 정치의 가능성에 대한 냉소로 이어진다. 그리하여 이 책은 주목경제 시대 프로보커터의 멘털리티, 다시 말해 ‘정치적 관종들의 반(反)정치주의’에 대한 탄핵이기도 하다.

《프로보커터》의 전반부는 주목이 가치를 규정하는 주목경제 시대를 관찰하고 분석한다.

저자는 20세기 내내 ‘통념과 금기에 저항하는 좌파’의 문화 전략이었던 ‘선 넘기’가 오늘날 대중의 오락거리가 되면서 마케팅 수단으로, 나아가 정치적 반대편에 자리한 극우 진영의 선전 도구로 전락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저작권자 © 덴탈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