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방사선에 의한 인체장기(臟器)의 장해(B)

(3) 눈 

 눈 조직 가운데 가장 방사선감수성이 높은 부위는 수정체 상피이다. 아래 그림과 같이 수정체 상피는 수정체의 전면을 덮는 한 층의 세포로 끊임없이 분열과 증식을 계속하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핵을 잃고 좁고 길어져 수정체섬유가 된다. 

 수정체는 수정체섬유로 구성되어 있고 오래된 섬유는 차례대로 수정체의 중심을 향해 압축된다. 수정체는 어떤 장해를 받아서 수정체 섬유에 대한 분해능을 잃은 세포에서도 조직 밖으로 탈락하지 않고 모두 수정체 안에 쌓인다. 그 때문에 수정체가 방사선에 피폭되면 손상성분은 점차 이동해서 후극(後極)의 피막 아래에 축적되고, 수정체의 혼탁이 생긴다. 시력장해를 동반할 정도의 혼탁에까지 진전된 경우 방사선백내장이 발생한다.

 결정적 영향중에서도 백내장만은 만성장해로 나타난다. 잠복기간은 비교적 길어 수개월 에서 수년인 경우도 있으나 잠복기간의 평균치는 2~3년이다. 이것은 세포가 장해를 입고 나서 눈이 혼탁해지기까지 필요한 시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정체의 혼탁은 0.5~2Sv 정도의 피폭선량에서 시작하고, 방사선 백내장의 문턱선량은 단기간의 피폭에서는 5Sv 정도, 만성피폭에서는 8Sv 이상의 피폭인 경우로 추정된다.

방사선 피폭에 의한 안과적 장해는 안과 의료기술의 발달에 따라,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불가역적 백내장을 치료하기 위해 장해를 받은 수정체를 절제하고 인공수정체로 대체하여 시력을 회복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4) 소화기관

소화기계의 장기로서는 구강에서 항문까지의 소화관과 간장이나 비장 등의 실질 장기가 있다. 소화기계 가운데 방사선감수성이 높은 조직은 소장, 대장, 위 등의 소화관 점막이다. 

음식 영양소 등의 흡수를 담당하는 소장점막의 손상은 임상적인 영향이 특히 크다. 소장 점막 상피에서 세포분열이 계속일어나 매일 갱신이 이루어지는 선와(crypt)세포는 방사선감수성이 특히 높다. 소장의 융털을 형성하는 줄기세포는 소장 선와 중심부에 존재하고 분열, 증식하면서 성숙, 분화함에 따라 선와에서 융털로 끝을 향해 3~4일에 걸쳐 이동한다. 아래의 그림과 같이 소장의 대부분이 단기간에 10Gy를 초과해서 피폭되면 선와 세포의 세포분열이 정지해서 세포사를 일으키고 융털 점막상피로 세포의 공급이 끊겨서 재생이 저해된다.

피폭 후 일정기간 동안은 분화된 기능세포가 존재하고 있으므로 융털은 정상적으로 유지되지만 재생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 융털 높이가 점차 낮아진다. 그 결과 점막상피의 박리, 위축 및 궤양이 생기고 체액이나 전해질 상실, 림프 조직의 파괴, 장내 세균침입 등이 일어나 말초혈관의 손상과 함께 설사, 하혈, 패혈증이 나타나 사망률이 높아진다.

소화관계의 방사선장해에 대한 치료를 위해서 융모점막의 재생이 가능한 수준의 피폭선량일 경우, 중심정맥을 통한 점적 영양보충을 시행 하면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와 세포가 세포사를 일으켜서 소장점막의 괴사가 진행되면 소장이식을 시행하지 않는 한 회복이 불가능해 진다.
 

(5) 피부

피부의 방사선 감수성은 중간 정도이지만 외부피폭을 받는 경우 피부는 반드시 피폭의 대상이 되므로 체내조직이나 장기가 받는 선량과 비교하면 피폭선량이 많아진다. 그러므로 방사선 장해로서 치료를 받는 빈도가 가장 높은 것은 방사선 피부염이다.

피부는 표피, 진피, 피하조직으로 이루어지며 모낭, 기름샘, 땀샘, 혈관 등 부속기관을 가지기 때문에 방사선의 피부에 대한 영향은 이들 조직의 종합적 영향으로 나타난다. 피부조직의 각 부위에서 방사선 감수성이 다르고 방사선 피폭 후의 피부장해의 정도나 증상은 방사선의 종류, 에너지, 피폭선량, 피폭 부위, 피폭면적 등에 따라 다르다. 

(6) 혈관

방사선 피폭에 의한 혈관 장해는 급성피폭의 조기 영향 이후 만성 장해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만성피폭에 의해 차차 발생하는 경향이 많다. 혈관 내피세포는 분열빈도가 낮으므로 방사선피폭 후 세포감소가 나타나는 시기는 피폭 2~6개월 후이며 살아남은 세포는 이상 증식해서 혈관 협착이나 폐색을 일으킨다. 혈관내막에 결손이 생기면 혈전이 발생하며 모세혈관은 확장된다.

혈관 내피세포의 장해는 2Gy 정도에서 발생하기 시작한다. 혈관 내피세포는 단순히 혈류와 조직의 격벽 기능 뿐 아니라 혈관 이완물질이나 혈관 수축물질을 만들어서 혈관의 긴장을 조절하고 적절한 미소순환 동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이 저해되면 혈관내압 상승, 호중구 침윤, 염증반응 촉진, 미소혈전형성 등 순환장해가 일어난다. 

다음 호에 계속

글_ 김영진 박사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 심사위원
대한치의학회 고문 역임 
제 23회 ‘치과의료문화상’ 수상 
제 30회 보건의 날 ‘대한민국국민포장’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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