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발길을 서둘러 뒷산을 오르다보니 나팔꽃과 호박꽃이 담을 타고 곱게 피어 있다. 보랏빛 나팔꽃은 새색시처럼 수줍은 듯 담 사이로 숨어 피어 있고, 황금빛 호박꽃은 담을 넘어 엄마의 선한 얼굴처럼 활짝 웃고 있다.

아침 바람이 쌀쌀하게 느껴지는 만큼 푸른 빛 소나무도 청량하기보다는 외로워 보인다. 성급한 밤송이는 나뭇가지에서 떨어져 땅위에
자신의 속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아직도 제 짝을 찾지 못한 매미소리는 온 힘을 다해 자신이 여기에 있음을 알린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성철 스님의 법어처럼 모두가 아침에 깨어나 제자리에서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지키고 있다.

10월은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고 준비하는 달이다. 10(심), 열이라는 숫자는 모든 것을 다 꽉 채운 것으로 아라비아 숫자 140" 의 조 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10월은 모든 것을 마무리하여 수확과 결실을 거두는 가장 큰 수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처음 시작 1의 첫 달을 준비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을의 한복판 10월에는 농부들의 일손이 바빠지고 나비와 벌들은 꽃들을 찾아 분주하며, 매미와 귀뚜라미는 제 짝 찾기에 여
념이 없다. 도토리를 모으러 나온 다람쥐의 종종 걸음은 잽싸지고, 새끼를 지키려는 어미닭의 울음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아깝지 않은 생명이 어디 있고, 죽지 않는 목숨이 어디 있으냐? 유독 가을에 더욱 더 외롭고 쓸쓸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겨울' 이라는 죽음에 앞서, 마지막 생에 대한 애착과 삶의 강한 욕구가 더욱 더 강하게 느끼기 때문이리라.

모두가 풍성한 수확에 들뜬 마음으로 자랑과 과시를 하고 다닐 때, 현명한 CEO는 내년 봄의 새로운 꿈을 희망으로 노래한다. 다시 한번 올 한해 열심히 산 자신에 대한 칭찬과 함께 감사의 마음으로 새로운 것에 대한 묵상으로 차분하게 준비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미래는 준비된 자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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