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책 <Doctor's Dilemma>의 내용을 강명신 교수가 저자인 철학자 고로비츠 교수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각색하여 세미나비즈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강: ‘인폼드 컨센트(informed consent)’로 네 번째입니다. 지난 번엔 정보제공과 동의하기하는 두 요소 중에서 전자와 관련된 어려움, 즉, 환자 이해를 막는 장벽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샘: 그렇죠, 이래가지고서야 인폼드 컨센트가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는 데까지 이야기했죠!

강: 그런데 책에서 선생님은 그 비판이 일리는 있지만 혼동으로 생긴 결과라고 적으셨던데!

샘: 환자가 자신의 의학적 상황에 대해서 그리고 어떤 대안이 있는지에 대해서 의사만큼 이해를 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맞아요.

강: 예, 사실 일반적으로 환자가 의사보다 모르기도 하고 이해도 못하지만, 의사 역시 완벽하게 알 수는 없다고 우리가 의료실수에 대해서 다룰 때 이야기를 나누었고요.

샘: 그렇습니다! 또, 어느 정도 이해를 시켰다고 해도, 경우에 따라서 환자는 제공된 정보는 물론이거니와 본인이 납득했었다는 사실도 잊어버릴 수 있어요.

강: 네. 환자는 환자이기 때문에 불안이 고조되기도 하고요.

샘: 따라서, 환자의 바램 같은 건 차치하고 의사가 생각하는 최선의 치료행위를 하면 되나요?

강: 아뇨, 그런 결론이 도출되지는 않습니다.

샘: 이제 네 가지로 상황 정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첫째, 환자의 지식이 언제나 불완전하고 의사보다 적어도, 환자가 자신의 몸에 대한 통제권을 가진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아요.

강: 예, 응급상황이라든지 환자의 의사능력이 현격하게 떨어진 경우가 아니라면 그렇습니다.

샘: 둘째, 지식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이 주어진 목적에 불충분하다는 사실을 함축하지도 않죠.

강 :예, 사실 누구나 불완전한 지식으로 주어진 상황에 필요한 결정을 내리고 있어요.

샘: 그리고 또, 셋째로, 환자가 치료에 대해서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가 있고, 내리려고 하고, 또 실제로 그렇게 한다고 해서, 결정을 내릴 권리가 환자에게 없는 건 아니지요.

강: 예, 맞습니다.

샘: 그리고 넷째, 환자가 결정할 때 고려했던 정보를 추후에 환자가 왜곡해서 기억하거나 모조리 잊어버린다고 해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거나 잘못 제공했거나 한건 아니라는 겁니다.

강: 선생님, 바로 지금 그 네 번째는 특히 중요한 것 같아요.

샘: 그래요. 그러면 이 네 가지를 다음 주부터 하나씩 살펴보는 걸로 할까요?

강: 예! 마치기 전에 한 가지만 정리하고요. <환자가 완벽하게 이해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도 사실이고, 의사만큼 환자가 지식과 정보를 갖추기가 불가능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샘: 그런데, <그 두 가지를 강조하는 사람들은 환자이해가 제한적이라는 점이 갖는 의미를 사실보다 더 크게 보고 있다.>

강: 예 선생님!

 

다음 호에 계속

 

강명신 교수는 연세대 치대를 졸업했다. 보건학박사이자 한국의료윤리학회 이사다. 연세대와 서울대를 거쳐 지금은 국립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뉴욕타임즈에 실린 의학 관련 기사를 통해 미디어가 의학을 다루는 시선을 탐색하는 글로 독자를 만나고 있다. 그녀는 현재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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