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원장들은 특별히 일하지 않는데 병원은 잘 돌아가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가능합니다. 거기에 진료 퀄리티까지 좋으려면 한 두가지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적어도 1-2년 호흡을 맞춘 스탭과 잘 준비된 매뉴얼과 시스템이 필수적입니다.

만약, 이런 것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면 일정 기간 동안에 가내수공업과 같은 치과의 특성상 최소한 원장이 직접 보험청구, 직원교육, 진료기구나 장비의 관리, 응대 등과 같이 진료 외적인 업무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가능한 위임 진료없이 모든 것을 직접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원장의 능력이 바탕이 되었을 때 직원들 또한 원장이 바라보는 시선을 같이 보고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는 동기가 됩니다.

기고문에는 A4 용지 한 장반에 해당되는 분량을 작성해서 보내지만 사실 강의로 하면 하나의 토픽당 3-4시간이상은 걸리는 방대한 양입니다. 간추려서 요약을 하다 보니 전체적인 맥락은 무시하고 단편적인 지식을 전달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필자가 강의를 할 때도 물고기를 잡아주기 보다는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서 가급적 많은 양을 알려주려고 노력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이렇게 하면 잘된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그렇게 되지 않을뿐더러 병원마다 원장의 성향이나 규모, 지역, 진료철학, 직원 수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소위 말하는 핵심만 알려준다는 것은 결국 단순히 따라 하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어떤 치과에는 맞고 어떤 치과에는 맞지 않는 결과를 만듭니다. 따라 한다고 모든 치과가 잘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끔 치의들은 학교 다닐 적 공부하던 습성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강의안에 넘버링이 되어 있거나 도표가 보이면 무조건 쓰거나 암기하려는 습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필자도 지인 몇 몇을 컨설팅 해드린 적이 있고 다행히 그 선생들이 개원에 성공해서 다행이지만 몇 가지만 잘한다고 해서 개원을 잘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누구나 잘 할수 있었을 겁니다.

‘이렇게 이렇게 하면 돼.’ 라고 딱 이야기 해 준다면 왜 수많은 개원의들이 그 말을 듣고 다 성공을 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강의를 하거나 글을 쓰는 입장에서의 딜레마는 자세히 그리고 많은 것을 알려주면 뜬구름 잡기식의 강의가 되어 버리고, 간단하고 요약해서 말을 하면 마치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안 것 같으나 결국 자기 병원에 적용하기 어렵거나 자기와는 다른 스타일이기 때문에 실전에 적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또한 강의를 하거나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도 돈을 많이 벌게 해주는 방법이나 환자를 많이 유인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고 어떻게 하면 경영에 원칙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며, 원장이 병원에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인지 알려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필자는 원칙있는 병원경영에 있어서 매뉴얼과 시스템을 강조하는 편입니다. 한번 실수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지만 첫 번째 실수를 피드백해서 개선할 수 있게 반영하고 다시 그러한 실수나 문제가 생기더라도 보완책이 생기거나 다시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바로 시스템이며, 이를 문서화한 것이 바로 매뉴얼입니다.

이 시스템과 매뉴얼이 잘 갖추어진 치과라면 그 다음 단계로는 창의적인 치과의 운영도 얼마든지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결국 정해진 틀이 아닌 점점 진화하고 발전하는 직원과 치과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스개 소리로 이야기하지만 원장이 출근하기 싫어하는 치과에 직원이 출근하고 싶어질까요? 그런 치과에 과연 환자는 오고 싶을까요? 원장이 출근하고 싶고 직원이 있고 싶어 하는 병원이라면 환자도 자연스럽게 내원하게 됩니다. 다만 이런 선순환 과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걸림돌이 있고 이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 개원의 첫째 조건을 입지라고 말합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개원의 절대적인 성공 조건이 입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부정적인 원인을 입지와 같은 외부환경으로 돌리는 순간 병원의 주인인 원장이 고쳐야 할 것이나 노력해야 할 것도 없어지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됩니다. 우리가 배워야 할 치과는 자리도 그럭저럭하고 규모도 크지 않는데도 홍보없이 적정 진료비를 받고, 주변에 계속 경쟁치과가 들어옴에도 늘 잘 운영되는 그런 치과라는 사실 잊지 마십시요.

대부분의 원장들은 치과를 10년 ~20년만 운영하고 치과를 접고 싶다고까지 얘기합니다. 그렇다면 행복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없을까요? 돈을 많이 벌어도 스트레스 받고 건강이 나빠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반대로 그렇게 많이 벌진 않지만 행복하게 사는 치의들도 많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의 개원생활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모든 치과의사가 행복한 개원생활을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이번 호를 끝으로 강익제 원장의 다시 쓰는 개원일지는 막을 내립니다. 또 다른 무대를 준비하겠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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