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되는 치과에는 남다른 비결이 있습니다. 그 비결이 한 두 가지이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 여러 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잘 조화를 이루어 운영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좋은 입지가 큰 비중을 차지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병원이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패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피드백되어 반영되는 시스템이 오히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시스템, 시스템이라고 주구장창 말하는 이 시스템은 병원에서 무엇일까요? 시스템은 고객이나 직원이 병원을 경험하는 매 순간마다 [고객 – 직원 – 원장] 과의 관계가 일정한 행동 패턴에 따라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것을 말하며 크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휴먼웨어로 나뉘어 집니다.

하드웨어는 인테리어, 장비등을 말하고 휴먼웨어는 이를 운용하는 직원들을 말하며, 소프트웨어는 직원의 교육, 매뉴얼 등을 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끔 저희 치과에도 어떤 시스템으로 운영되는지 방문오시는 선생님들이 계시는데 많은 분들이 그냥 ‘아, 환자가 많고 별로 기다리는 것 없이 척척척 손발이 잘 맞아 돌아가는구나’ 라는걸 느끼고 별달리 세부적인 것은 못보고 갑니다. 이 말은 잘 갖춰진 System은 거슬리는 게 없기 때문에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예약 시스템이라고 말하면 이것은 병원에 따라 1)당일예약, 2)무예약 (당일방문/당일 진료), 3)확실한 예약제 (신환까지) 4)특정시간(요일) 예약배당제, 5)환자별 예약 배당제(VIP전담제)등등으로 나뉠 수 있고, 응대(접수) 시스템이라고 말하면 1) 1인 접수전담응대, 2) 2인 접수전담응대, 3)접수-진료실 교차응대, 4) 상담 겸 접수응대 등으로 나뉠 수 있고 진료시스템을 나눌 때도 1)특정과목 전담제, 2) 체어별(진료실 별) 전담제, 3)환자별 전담제 4) 위임(분담)진료, 5) 전임진료 등으로 나뉠 수 있을 겁니다.

몇 가지 예만 들어도 이렇게 다양한 시스템과 종류를 들 수 있는데 무조건 잘되는 병원의 시스템을 따라하기 보다는 각자의 병원에 맞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는게 중요하며 그래야 업무의 효율성 증대, 업무 효과의 가시화, 책임의식 고취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납니다. 따라서 시스템을 잘 구축하기 위해서는 원장으로서의 업무능력 뿐 아니라 직원과 환자의 입장에서 치과를 바라볼 수 있는 공감 능력이 필요합니다. 전 회에 서술한 매뉴얼은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표준화와 문서화의 의의가 있으며 원장의 의도를 직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매뉴얼 자체는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도구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좋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장 먼저 진료가 표준화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각 진료 과목별로 소요되는 진료시간과 다음 진료까지의 예약 간격을 스탭 모두 함께 알고 있어야 하고 진료 술식과 사용하는 기구와 재료, 직원의 진료에 참여하는 범위, 진료비용 등을 진료 항목별로 문서화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예약시간부터 다음 환자의 일정까지 모든 것이 어그러지면서 환자의 진료외적인 불만이 터져나올 수 있습니다.

아울러 환자의 니즈(needs)도 분석해야 합니다. 환자는 의사보다 진료스탭이나 데스크 직원에게 질문이나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렇게 환자에게서 자주 받는 질문과 불평은 환자의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의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기에 이를 위해 치과의 응대 시스템을 개선하고 환자가 우리 병원의 진료 방식과 직원의 설명이나 서비스를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Trouble shooting FAQ 매뉴얼을 만들어야 합니다.

 

시스템은 한번 결정이 되면 인테리어의 동선처럼 쉽게 바꿀 수 없는 것도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른 개원 환경의 변화와 병원의 성장에 따라 지속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쉽게 말해 직원 수나 내원 환자 수가 늘어나거나 줄어들었다면 시스템도 조금씩 달라져야 합니다. 시스템이라는 큰 테두리안에 직원과 매뉴얼이 존재하는 만큼 잘 갖춰진 시스템은 잘 교육된 직원과 실천가능한 매뉴얼의 존재가 그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강익제 원장은 한양대학교 보철과를 수련했고, 한양대학교 대학원 수료 및 외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대한치과의사협회 경영정책위원으로 일하면서 엔와이치과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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