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환자는 눈에 통증이 느껴져 서울의 중심대학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진료를 받으려면 2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그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기로 했다.
이처럼 ‘의료전달체 계’는 무너졌다. 올바른 의료전달체계란 환자가 동네의원을 방문해서 해 결이 안 되면 중소병원, 대학병원 순으로 찾아가 진료를 받는 것이다.

대부분의 병은 1, 2차 의료기관에서 해결할 수 있는 진료들이다. 하지만, 환자들이 가까운 동네 병원을 찾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처럼,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졌기 때문에, 동네의원의 살아남기는 대단하다. 흔히 말하는 돈되는 치료에 몰두하게 된다.
돈되는 치료를 해야만이 병원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과의 경우 동네치과를 울리는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가격덤핑이다. 특히, 온라인의 발달로 환자들의 덴탈 IQ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인터넷에 이러한 정보들이 모두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잘못된 가격정보이다. 낮은 가격의 공개로 동네치과들은 오히려 몸살을 앓고 있다.
아예 다른 치과의 가격표까지 가져와서 ‛다른 치과는 이정도 가격이면 임플란트를 한다는데 왜 이 치과는 가격이 비싸냐’고 하는 환자도 있다. 하지만, 절대 이러한 늪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게 선배들의 조언이다.

한번 무너진 가격은 다시 올릴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임플란트 시술의 경우는 사후 관리와 그에 따른 비용이 상당하다. 이러한 가격비교와 가격경쟁의 구도에서는 제대로 된 진료를 할 수 없다. 특히 신규 개원의 경우 이러한 가격덤핑으로 인해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원장들이 많다. 거기에 한몫을 더해, 보조인력문제까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필요한 건, 원장님 나름데로의 기준이다.

나름대로의 철학을 가지고 가격 기준을 정해서 환자를 이해하고 설득할 수 있는 소신이 필요하다. 옆의 치과가 가격을 내렸다고 해서 우리치과까지 가격을 내릴 필요는 없다. 또한, 가격을 가지고 진료하기를 원하는 환자는 차라리 과감하게 포기하는 게 낫다.

결국, 그러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번에 치과의료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치과의료연감에서도 치과병의원의료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대부분 ‘보통’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자가 많았다. 하지만, 보건소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오히려 높았다.

이는 결국 기대치를 말한다. 가격을 지불한 만큼의 진료서비스를 기대하는 환자들의 만족도는 낮지만, 가격을 지불하지 않은 보건소의 서비스를 만족하는 이유는 그 환자의 마음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역으로 환자들이 지불하는 가격 그 이상의 가치를 전달해 준다면 환자 들은 만족할 수 있다. 그 가치를 주는 만족도는 단순히 진료에만 있지 않다. 환자와 상담하는 순간부터 상담자와 환자와의 모든 접점에서 나타나 게 된다.
그러한 순간의 접점에서 환자가 만족하지 못한다면 결국 진료의 만족도도 떨어진다. 결론적으로 정부의 정책을 바꾸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금 우리 치과의 운영방식이나 마인드를 바꾼다면 충분히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우리 치과만의 가치를 찾아보자. 그리고 환자들은 충분히 명품백을 구입할 만한 가치가 있다면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명품백도 구입하게 된다. 이 원리를 치과에도 적용시켜보자. 이것은 작은 시작점이지만 장기적으로 우리 치과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김선영 기자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한국화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과 석사과정을 중퇴했으며, 월간 치과친구 좋은 친구를 시작으로 치과전문지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Biz &issue 취재부장을 역임했으며, 치과의료정책전문가 과정 1기를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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