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경 원장의 꼼꼼히 하는 교정

치아를 움직이는 힘은 와이어나 파워 체인 같은 탄성체가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힘입니다. 그리고 그 힘을 유지하는 것은 세라믹이나 플라스틱 혹은 쇠로 된 그 무엇이 아니라 그저 접착(bonding)일 뿐입니다. 따라서 와이어를 치아에 접착하면 치아에 힘이 가해지고 유지되는 상태가 됩니다.

 

간격(Clearance)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 접착만 하여서는 효과적인 치아 이동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림 6)

▲ 그림 6. 와이어를 직접 치아에 접착하면 치아에 힘이 가해지고 유지되는 상태가 됩니다.

힘을 주고 유지하면 치아는 움직이지만 교정 치료는 하나의 치아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치아의 배열을 바꾸는, 즉 다시 말하면 치아를 이동시켜서 치아 상호간의 위치 관계를 바꾸어 주는 치료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 7)

▲ 그림 7. 그림 6.의 치아 배열 상태를 점으로 표시해 보았습니다. 치아를 이동시키면 치아간의 위치 관계와 치아간의 거리가 변화함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와이어를 치아에 직접 접착하면 와이어는 치아에 고정되고 따라서 치아 상호간의 위치 관계도 고정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아 이동은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교정 장치에는 치아가 움직이면서 변화하는 치아 상호간의 위치 관계를 반영해 줄 수 있는 구조나 기능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는 와이어가 브라켓 슬롯 내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의 간격(clearance)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림 8)

▲ 그림 8. 브라켓과 와이어 사이의 간격(Clearance)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간격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요?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형태의 부착물(attachment)을 이용하는 것입니다(지난 호의 그림 5 참조). 하지만 '힘의 유지'에서와 마찬가지로 간격을 확보하기 위해서 반드시 플라스틱이나 세라믹 혹은 쇠로 된 유형의 그 무엇이 필요할까요?

저는 간격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구강 내에서 녹는 튜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녹는 튜브에 와이어를 끼우고 이것을 접착하면 구강 내에서는 튜브가 용해되고 튜브가 차지하고 있던 공간이 간격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림 9, 10).

▲ 그림 9. 붉은색의 녹는 튜브가 차지하고 있던 공간이 구강 내에서는 용해되어 간격이 됩니다.
▲ 그림 10. 녹는 튜브에 와이어를 끼운 상태를 보여줍니다

실제 녹는 튜브를 개발하였고 이를 alinetube(얼라인 튜브)라 명명하였습니다. aline tube는 60mm 길이의 녹는 물질로 된 튜브이며(그림 11) 필요한 와이어를 aline tube에 끼워서 사용하게 됩니다. (그림 12)

▲ 그림 11. aline tube. 60mm의 녹는 물질로 만들어진 튜브로 중심과 양쪽 끝을 표시하는 흰색의 마크가 있습니다.
▲ 그림 12. aline tube에 NiTi 와이어를 끼운 상태입니다. 파란 화살표를 표시한 부위에 aline tube가 있습니다. 이 상태로 치아에 접착하게 됩니다.

aline tube에 끼워진 와이어를 접착하면(그림 13, 14) 구강 내에서 수 분 이내에 수용성의 alinetube가 용해되고 그 공간은 간격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그림 15)

▲ 그림 13. 실제 aline tube에 삽입된 NiTi 와이어를 치아에 접착한 모습입니다.
▲ 그림 14. 아직 aline tube가 녹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치아 사이의 투명한 aline tube를 관찰하실 수 있습니다.
▲ 그림 15. aline tube가 녹아서 간격이 형성된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힘을 주고 유지하면서 간격도 확보하는 방법에 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브라켓을 사용하지 않고 교정 치료가 가능해진 것일까요?

 

와이어의 교체가 가능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아직은 그렇다고 볼 수가 없습니다. 와이어 하나로 분명히 치아 이동은 가능하지만 하나의 와이어로 교정치료를 끝낼 수 있는 경우란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다. 즉 치료 과정 중에는 좀 더 굵은 와이어나 다른 재질, 혹은 다른 단면을 가지는 와이어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와이어의 교체가 가능하여야만 치아 이동이 아니라 교정 치료가 가능한 진정한 의미의 고정식 교정 장치라 할 수 있겠습니다.

기존의 브라켓도 어떤 방식이든지 와이어의 교환이 가능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와이어 교체가 필요할 때에는 기존의 접착제를 제거하고 원하는 와이어를 다시 접착하는 방법으로 와이어를 교환하고 있습니다. (그림 16, 17)

▲ 그림 16. 와이어를 교체하기 위하여 기존의 접착제를 제거하고 있습니다.
▲ 그림 17. 와이어의 교체 과정을 단계별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존의 와이어를 제거하고 aline tube에 삽입된 필요한 새 와이어를 다시 접착합니다.

얼핏 브라켓 디본딩 과정이 연상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매우 번거로운 과정으로 잘못 여겨지기도 하지만, Bracket-free Orthodontics(BFO)에서의 와이어 교체 과정은 익숙해지면 기존의 와이어 교환 과정과 별로 다르지 않은 시간 내에 새로운 와이어로 교체할 수 있는 아주 쉽고 단순한 과정입니다. (그림 18, 19)

▲ 그림 18. 와이어를 교체하기 위하여 접착제를 제거한 후에 찍은 사진입니다. 접착제가 치면에 남아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다시 산부식하고 필요한 와이어를 aline tube에 삽입하여 접착합니다. 브라켓의 디본딩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이유는 접착제를 남김없이 깨끗하게 제거하고 법랑질 표면을 잘 폴리싱해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접착제를 제거하고 다시 와이어를 접착하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나 노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 그림 19. 대부분 전치부에서만 접착제의 제거와 재접착이 필요하기 때문에 와이어의 교환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나 노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브라켓을 사용하지 않고 고정식 교정 장치에 필수적인 기능들을 구현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1) 힘을 가하고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2) 간격(Clearance)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3) 와이어의 교체가 가능해야 한다.

※ 네이버에서 'Bracket-free Orthodontics'로 카페명을 검색하면 'Bracket-free Orthodontics'카페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참고가 될 만한 자료들을 올려놓았고 궁금하신 점도 질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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