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신교수의 The New York Times 읽기

체세포가 아니라 난자나 수정란, 배아의 지놈을 편집하면 그 결과가 미래세대로 이어진다. 지놈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변이유전자 부분을 잘라내는 편집 기술, 이른바 ‘지놈 편집을 이용한 생식세포 유전자변형(germline modification)’ 기술이 문제가 되고 있다.

1980년대 후반 오사카 대학교 연구에서 의문을 제기했던 ‘특이하게 반복되는 DNA 염기서열’이 ‘clustered regulator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라고 불린다(Crispr). 치즈나 요구르트를 만드는 세균 배양액을 공급하는 Danisco사는 이 Crispr가 바이러스로부터 세균을 보호하는 적응적 면역 시스템의 일부임을 확인했다.

이 반복서열 사이를 ‘spacer’들이 채우고 있는데 이것도 이 면역시스템의 일부다. 이 스페이서는 세균이 자신을 공격하거나 자신의 조상을 공격했던 바이러스에서 ‘발췌’한 것이다. 이 ‘기록’ 덕분에, 다시 같은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파괴해서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2012년에는 또 획기적인 일이 있었다. 스웨덴의 엠마누엘 차펜티어(Emmanuelle Charpentier)와 미국의 제니퍼 두드너(Jennifer Doudna)가 Crispr를 활용해서 유전자를 편집하는 방법을 실제로 입증해 보인 것이다.

잘라낼 DNA 서열과 매칭되는 RNA를 합성한다. 이 ‘가이드 RNA’를 Cas 9 이라는 세균 효소에 붙인 다음에, 가이드 RNA가 자기와 매칭되는 DNA에 결합하면 Cas 9이 그 부위 DNA를 잘라낸다. 이 때 세포가 잘린 부위를 수복하지만 불완전해서 해당 유전자는 불구가 된다. 여기에 원하는 형질을 DNA 조각으로 삽입하면, 유전자 바꿔치기가 되는 것이다.

기존의 zinc-finger nucleases라든지 transcription activator-like effector nucleases(Talens)가 있지만, 이 방법으로 수개월에서 수 년 걸리는 일을 Crispr가 수 일에서 수주 안에 해내기 때문에 효율성은 높다.

그런데 Crispr가 의도하지 않은 부위를 잘라버릴 수 있어 정확도는 떨어진다. 지우개로 틀린 글씨를 지워야 하는데 그 옆의 잘 써진 글씨를 지워버리는 것 같은, 이런 offtarget effects 때문에 해결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한다.

또하나 문제는, 원하는 유전자를 필요로 하는 신체의 모든 세포에 어떻게 전달하는가 하는 거다.

지난 주에 마침 인간배아 유전자 편집사례가 학술지에 보고된 것도 기사로 나왔다.

중국 광저우시의 선야센대학교의 준지우 황(Junjiu Huang)등의 과학자들이 Protein&Cell지에 논문을 발표했다.

불임클리닉에서 연구용으로 공여한 배아 85개에 Cripsr 방법을 가지고 유전자 편집을 시도한 것이다. 변이되면 심각한 혈액질환인 beta alassemia를 일으키는 유전자를 잘라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대부분의 배아가 죽거나 유전자를 바꾸지 못했다. 타깃 유전자를 편집했는데 문제가 그대로인 경우도 4건이나 되었고 편집 자체의 효과를 무산시키는 배아가 있는가하면, 편집때문에 변이가 생기기도 했다. 연구자들의 말로는 전체 지놈을 확인한다면 분명히 더 광범위한 손상이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식세포 유전자 조작은 여러 가지 이유로 금지해야 한다는 세계적 컨센서스가 정립돼 있다. 안전 문제와 사전 동의가 안 되는 문제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침해, 우생학이나 강화의 남용에 따른 후세대에 대한 영구적 악영향 가능성 등이 그 이유다.

그래서 배아줄기세포에 대해 허용하는 국가에서도 이에 대해서는 법이나 지침으로 금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놈편집을 이용한 생식세포 유전자조작이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고 체외수정과 연결되면 어떻게 될것인가? 애초에는 심각한 질병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 시작한 일인데, 이제 이 기술이 여기까지 왔다. 선호하는 형질을 가진 아이를 디자인 하는 시대(design baby), 증강의학(enhancement medicine)의 시대가 바로 우리 코앞에 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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