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신 교수의 The NewYork Times 읽기

뉴욕타임스에서 활동하는 의사 블로거인 다니엘 오프리(Danielle Ofri)는 입원환자를 진료할 때 자신을 ‘호스피탈리스트(Hospitalist)’라고 불리는 것을 다소 거북하게 느꼈었다고 한다. 단어에 ‘병원’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의사 생활을 시작했을 땐 여느 미국의 의사들과 마찬가지로 개인 클리닉과 병원을 조석(朝夕)으로 오가던 시절이 있었다.

개인 클리닉에서 일하면서 필요하면 환자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아침 일찍 병원에 가서 회진하고 다시 클리닉으로 돌아와 꽉찬 외래진료 스케줄을 종일 소화해야 했다. 클리닉에 있는 동안에도 병원 간호사로부터 빗발치는 전화를 받아야했다. 포타슘 레벨이 떨어졌다, 환자가 오심 증상을 호소한다 등등. 병원 저녁 회진을 마치고 퇴근하는 생활은 이제 과거의 일이다. 병원 업무는 ‘호스피탈리스트’에게 맡기면 되니 말이다.

이것이 미국 의사들의 일반적 생각이란다. 호스피탈리스트 모델은 나름대로 잘 굴러가고 있다는 게 닥터 오프리의 평이다. 몇 차례 평가연구의 결과로도 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입원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인정받는다. 호스피탈리스트는 ‘inpatient managers’ 또는 ‘hospital rounders’ 등으로 불렸었다. 그러다가 닥터 왓터(Robert Wachter)와 골드맨(Lee Goldman)이 1996년 NEJM 기고문에서 ‘호스피탈리스트’로 명명하면서 호칭의 변화가 생겼다. 학회 명칭에도 변화가 생겼는데 1998년 창설된 학회명은 NAIP(National Association for Inpatient Physicians)였지만 2003년에는 Society for Hospital Medicine(SHM)으로 개칭했다.

미국 내에 호스피탈리스트는 90년대 말 불과 몇 백명 수준에서 지금은 4만4,000명 규모로 성장했다. 호스피탈리스트의 성장은 일차의료의사(Primary Care Physicians)의 외래 진료와 입원 진료 업무를 분리하게 만들었다. 2011년 워싱턴에서 열린 전국의료정책포럼 보고서를 보면, 호스피탈리스트의 급성장 배경에 두 가지 중요한 요인이 있다. 하나는 90년대 임상의 변화로 더 많은 질환을 외래에서 진료하게 되었다. 그와 더불어 입원기간은 짧아졌고(지불정책의 영향일 수도 있다), 입원시키는 기준은 높아졌다.

즉, 일차의료 의사가 진료하는 ‘입원환자’의 수는 감소한 데 비해 병태는 더 심각해진 것이다. 하이테크 병원에서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기 때문에 퇴원시키면 재입 원하기 십상인 환자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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