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익제 원장의 다시 쓰는 개원일지

필자도 어느새 개원한 지 10년이 지나서 개원을 준비 중인 선생님들에게는 일명 ‘아재’ 원장일수도 있다.

개원환경이 나빠졌다는 이야기는 사실 10년 전, 그리고 그 이전에도 계속 있어 왔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좌절감을 가질 필요도, 막연한 자신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수치상의 객관적인 데이터를 보고 얼마나 나쁘고 그리고 그 숫자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서 이용할 지를 봐야한다.

과거보다 안 된다고 하는 치과가 많이 늘었다. 하지만 반대로 5억 이상 매출 치과가 2006년 7.5%에서 2014년 31.9%증가 했다.

이는 그만큼 치과도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며, 대형치과의 증가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국 치과의 평균 5년 생존율은 75%를 상회한다.

우선 대부분 다른 치과의 매출은 어떨까? 지난 2015년도를 기준으로 하루 내원고객은 약 13-14명, 월 매출 3,850만 원 정도가 치과 1개소당 매출액이라고 한다. 물론 메디컬 의원 경우 각과별 편차가 심하긴 하지만 전체평균은 5,160만 원 정도로 치과보다 다소 높다.

개원하는데 평균 3억을 투자하게 되고 평균 3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이외 주요경비 등을 포함하여 병원 와서 숨만 쉬어도 50만원이 날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하루 최소 치과의사 본인의 인건비를 포함하여 100만원은 벌어야 한다.

과거 2010-2012년도 직업별 고액연봉에 치과의사가 8,224만원으로 8위에 올랐지만 점차 순위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직업만족도는 의료계에서 간호사 다음인 17위, 직업유망성도 과거 상위 5위에서 현재는 79위로 급락했다.

치과는 또 얼마나 많을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서울에 30%, 경기도에 20%의 치과의사가 있어서 무려 50%의 치과의사가 서울이나 경기 권에 과밀해 있다. 이는 그만큼 서울 경기권의 경쟁이 심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울은 800세대에 치과 1개, 경기는 1,200세대에 치과 1개 인데 반해 경북은 아직 1,600세대에 치과 1개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과거 임플란트가 없던 시절 치과도 2,500세대에 치과가 1개 있어야 먹고 산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임플란트라는 고액의 진료가 나오면서 치과가 회생의 기미가 보였지만 결국 치과의 어려움을 10년 뒤로 미루는 역할에 그치고 말았다.

대부분 개원을 하면 마케팅을 하거나 덤핑을 치면 임플란트라도 좀 많이 시술하지 않을까? 하지만 실상 1개월간 임플란트 식립 개수가 10개 미만이라고 답한 치과의사가 무려 70%에 달한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현재도 550여명의 치과의사가 과잉이며 앞으로 15년 뒤에는 무려 1800-3000명의 치과의사가 남는다고 예측했다. 이것은 3곳이 개원하면 2곳이 폐업하는 세상이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이 유달리 심한 이유는 의과의 경우 10명중 4명이 개원의지만 치과는 10명 중 9명이 개원의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이러한 현상을 반영이라도 하듯 의전원, 약전원, 로스쿨의 지원경쟁률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달리 치전원의 대학 경쟁률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심지어는 2010-2015년간 개인회생 신청자 직업순위 5위의 불명예와 최근 몇 몇 은행에서의 대출제한은 치과 개원가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반영하기도 한다.

어쨌든 필자가 지금부터 쓰고 있는 개원일지는 돈을 더 많이 버는 방법에 대한 글들이 아니라 경영에도 원칙이 있어야 하고, 어떻게 하면 행복한 개원 생활을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기술할 예정이다.

 

강익제 원장은 한양대학교 보철과 수련했고, 한양대학교 대학원 수료 및 외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대한치과의사협회 경영정책위원으로 일하면서 엔와이치과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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