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월가에서 세기의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챗GPT를 개발해 월가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오픈 AI’ 이사회가 전격적으로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를 해임해 월가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직원들과 투자자들이 그의 복귀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어 월가의 모든 시선이 오픈 AI 경영권 분쟁에 쏠리고 있다.

◇ 이사회 창업 CEO 올트먼 해임 : 지난 17일 오픈 AI 이사회는 "리더십이 부족하다"며 "현 CEO 샘 올트먼을 해고하고 최고 기술책임자(CTO) 미라 무라티를 후임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트먼과 노선을 달리하는 일리아 수츠케버 공동창업자이자 수석 과학자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츠케버의 쿠데타인 것.

수츠케버는 올트먼과 함께 오픈 AI를 공동 창업했다. 그러나 생성형 AI 개발 속도, 상용화 방법, 대중에게 미칠 수 있는 잠재적 피해를 줄이는 데 필요한 방법 등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했다.




특히 올트먼은 공격적인 확장 정책을 벌였다. 투자 제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올트먼은 엔비디아가 만든 프로세서와 경쟁할 AI 칩 스타트업(신생기업)을 만들기 위해 중동 국부펀드로부터 수백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었다

올트먼은 이뿐 아니라 소프트뱅크 회장 마사요시 손에게도 구애를 하고 있었다.

◇ 수츠케버 쿠데타 : 그러나 수츠케버는 이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의 무리한 확장이 회사가 당초 추구했던 방향과 다르게 갈 수 있다고 보고 그의 정책에 반대한 것.

이에 따라 그가 이사회를 동원, 공동 창업자인 올트먼을 축출한 것으로 보인다.

◇ 직원들 올트먼 복귀 원해, 올트먼 이틀 만에 사무실 등장 : 그러나 그의 쿠데타가 성공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직원들과 투자자들이 올트먼의 복귀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IT 전문매체 버지는 19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이사회가 올트먼과 회사 복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그는 해고 이틀 만에 다시 사무실에 등장하는 등 복귀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만약 그가 복귀한다면 회사 지배구조에 대한 재편을 요구할 것이라고 버지는 전망했다. 즉 쿠데타를 일으킨 수츠케버의 경질을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

이사회가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은 올트먼이 새로운 AI 벤처 회사를 설립할 경우, 많은 고급 인력들이 그를 따라갈 것이기 때문이다.

◇ 이사회 올트먼과 복귀 협상, "조만간 좋은 소식 있을 것" : 한 간부는 "이사회가 올트먼을 다시 데려오려 하고 있다"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 AI 직원들은 X(구 트위터) 게시물 통해 올트먼에게 하트 이모티콘을 날리는 등 그의 복귀를 원하고 있다.

수츠케버는 러시아 출신의 이스라엘계 캐나다인으로, 올해 38세다. 그는 러시아에서 태어났으나 3세에 이스라엘로 이주했으며, 대학교육은 캐나다에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6년 바둑 천재 이세돌을 꺾은 '알파고'의 개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인공지능 분야에서 계속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돌 9단이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특별 대국장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제5국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구글 제공) 2016.3.16/뉴스1
이세돌 9단이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특별 대국장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제5국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구글 제공) 2016.3.16/뉴스1

 


한편 월가에서 창업 CEO가 축출당하는 것은 다반사다. 창업 초기에 회사의 노선, 경영 전략 등을 두고 이사회와 갈등을 빚다 해고당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 것.

애플은 1985년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해고했다. 트위터는 2008년 공동 창업자 잭 도시를 해고했다. 이들은 다시 복귀해 회사를 크게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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