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아포토시스(예정세포사)의 진행과정

 

모든 세포 중에는 방사선감수성이 높은 세포와 그렇지 않은 세포가 있는데 형질전환(transgenic; 도입유전자발현) 쥐의 가슴샘세포는 방사선감수성이 높아서 전형적인 방사선유발 아포토시스를 잘 일으킨다. 방사선 치료과정에서 악성림프종양 세포의 경우에서도 아포토시스의 출현과 DNA 단편화가 검출되었다고 보고되었다. 

또한 소장의 움(선와, crypt)세포로 분화하는 줄기세포의 일부는 방사선 감수성이 높아서 DNA손상을 받은 세포를 아포토시스에 의해 적극적으로 배제하고, 암이 될 가능성이 있는 장해를 받은 세포를 제거하는 매커니즘이 작동한다고 알려져 있다. 

아포토시스가 일어나면 세포는 형태학적으로 핵이 붕괴해서 크로마틴(chromatin)이 응축하고 세포는 축소, 공포화(vacuolation)한다. 그 다음 세포표면은 미세융털이 소실되고 평활화 된다. 그리고 세포는 주변의 건강한 부위에서 떨어져 나와 막에 둘러싸여 공 모양의 아포토시스 소체를 만들지만 세포막은 손상되지 않는다. 아포토시스 소체는 주위의 대식세포 등 탐식세포가 처리한다. 

반면 괴사의 경우 세포막과 세포내 소기관, 특히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고 에너지의 생산 장애 때문에 세포가 부풀어져 세포의 삼투압 융해가 일어나는 차이가 있다. 
 

이와 같이 아포토시스는 생물체의 발생이나 분화, 세포의 주기(항상성 유지), 필요 없거나 이상이 발생한 세포의 제거 등 생리학적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방사선조사나 항암제의 작용발현, 바이러스 감염증인 경우에서 림프구감소, 자기면역질환 등 병적 진행과정에 이르기까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 첫 번째 과정은 아포토시스가 일어나는 자극으로, 방사선, 활성산소, 약물, 사이토카인 등의 신호이다.
아포토시스 유도에는 위 그림에서와 같이 p53유전자 의존성으로 일어나는 경로와 비의존성 경로가 있지만 골수조혈세포나 장 상피세포에서 p53이 결손 되면 방사선 저항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한편 아포토시스의 4가지 진행과정을 도시한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방사선이나 자외선에 의한 DNA 손상 후, p53 유전자의 발현증가가 일어는 경우에는 이에 따라 세포주기의 정상적인 회전이 정지되고 이 사이에 손상된 DNA는 회복되면서 아포토시스가 배제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와 같이 아포토시스를 유발하는 감시시스템에 이상이 생기면 손상된 DNA가 그대로 복제되어 변이된 DNA나 염색체이상을 갖는 세포가 증식되므로 발암 및 기형발생 등의 가능성이 커진다.

p53 유전자를 knockout시킨 쥐(p53 결실 쥐)에서는 임신초기에 2Gy의 방사선을 조사해도 아포토시스에 의한 유산이 일어나지 않고 기형 쥐를 낳는 빈도가 유의미하게 높아진다고 보고되어 있다. 

인간의 경우, p53에 이상을 가진 사람의 유전병인 리프라우메니 증후군(Li-Fraumeni syndrome)을 앓고 있는 젊은 층에서 높은 비율로 암 발생이 확인되는데 이때 발생되는 암의 분포를 보면 주로 림프종 등의 다발성 암이 주로 발현한다고 한다.

2) 두 번째는 아포토시스를 일으키는 신호를 세포 내에 전달하는 과정이며, 이 자극의 전달에 따라 세포 내에 있는 프로테아제(단백질 분해)활성을 갖는 카스파제(Caspase)효소 군이 활성화된다. 

이 프로테아제 활성을 조절하는 인자는 암 유전자나 암 억제 유전자인 bcl-2, bax, p53 등이 있다. Bcl-2(Bcl-2 family는 세포의 분화와 조직항상성, 면역반응에 핵심적인 세포사멸을 일으키도록 만든다)가 부족한 유전자는 아포토시스를 억제해서 생체에 유리한 세포사를 막고 암으로 발전되는 쪽으로 작용한다.

Bax(Bax is a member of the Bcl-2 gene family)를 과도하게 발현시키면 아포토시스가 저해된다. 이는 세포 내의 Bcl-2와 Bax의 존재 비율에 따라 아포토시스가 억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knockout(Bcl-2 유전자결실)시킨 쥐의 경우에서는 정상보다 방사선감수성이 저하되어 아포토시스가 잘 일어나지 않는데 반해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한 형질전환(transgenic; 도입 유전자발현)쥐의 가슴샘 세포는 방사선감수성이 높아서 전형적인 방사선유발 아포토시스를 잘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3) 세 번째 과정에서는 활성화된 카스파제에 의해 엔도뉴클라아제(endonuclease, 말단 DNA 분해효소)분자인 카스파제활성 DNA분해효소(caspase-activated DNase; CAD)가 카스파제활성 DNA분해효소 억제제(inhibitor of casepase-activated DNase; ICAD)에서 떨어져 나와 염색체가 단편화되는 과정이다. 

 Release of  HMGB1, IL-1β and cellular content

4) 네 번째 과정은 아포토시스에 의해 사멸한 단편화된 아포토시스 소체를 탐식세포가 처리하는 과정이다. 아포토시스가 일어난 세포는 정상세포군에서 떨어져 나와 막에 둘러싸여 공 모양의 아포토시스 소체를 만들지만 괴사의 경우와는 달리 세포막은 손상되지 않는다.

 

글_ 김영진 박사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 심사위원
대한치의학회 고문 역임 
제 23회 ‘치과의료문화상’ 수상 
제 30회 보건의 날 ‘대한민국국민포장’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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