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7~16% 소음성 난청 증상 보여 ...난청 질환자 41만 8092명 42% 증가

 

소음은 ‘원하지 않는 소리’를 의미한다. 1999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장비 등에서 발생하는 원하지 않는 전파와 같은 유용한 주파수 대역 내의 부당한 방해’라고 정의했다.

치과 진료실 내에는 치과용 핸드피스, 초음파 스케일러, 흡인기 등 여러 장비들이 복합적으로 고주파의 소음을 발생시키게 된다. 치과 진료실 내의 이러한 독특한 소음은 환자들로 하여금 불편감과 공포심을 유발시킬 수 있다.

2017년 홍콩에서 20-30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연구에서 치과 장비의 소리가 치과 공포감을 유발하는 가장 주요한 요소였다고 응답했다. 

#치과소음 조절 필요 
치과의 소음은 환자가 치과를 방문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환자가 치과 방문을 편안하게 생각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치과 소음의 조절이 필요하다.

청력이 민감한 어린 연령의 환자일수록 이러한 경향성이 뚜렷했다. 12 ~15세 에서 21%, 6 ~ 11세에서 38%가 치과 소음을 치과에 대한 불안을 야기하는 가장 큰 불편 요소로 꼽았다.

치과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치과 의료진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WHO는 2004년 직업상의 소음 노출로 인한 청력 손실의 위험성에 대해 평가한 가이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근무 공간에서 85dBA 이상의 소음이 일정 시간 이상 발생할 경우 직업상소음에 노출 됐다고 봤다. 

치과용 핸드피스의 평균 소음 수준은 75 dB, 76.4 – 78.9 dB, 82-88 dB 정도다. 
치아 삭제 시에는 치질과 절삭 기구간의 마찰력으로 인해 약 6dB 정도 소음이 증가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근무 중 치과의사 및 치과에서 근무하는 보조 인력들이 높은 데시벨의 소음에 일상적으로 노출됨을 의미한다.

직업성 소음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면 부족, 고혈압, 불편감 유발 및 사회심리학적인 문제를 고려할 수 있으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청력으로 청력 손상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1974년 미국치과의사협회 (ADA)는 고주파 핸드피스의 빈번한 사용이 청력 손상을 유발할 수 있음을 인정했다. 이후 핸드피스 장비의 고강도 소음으로 인한 치과 의료진의 청력 손상 가능성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다. 

#치과의사 7~16% 소음성 난청 증상 보여
치과의사와 의사대조군 간 청력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치과의사에서 청력이 약간 더 손상되어 있으며 치과의사들을 대상으로 소음성 난청을 평가 한 연구에서는 실제 치과의사 중 7 ~16%가 소음성 난청의 증상을 보였다.

치과 의료진과 환자 모두가 쾌적한 환경에서 진료받기 위해서는 진료실 내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불편감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치과 진료실에 내원한 환자와 치과의사 그리고 치과보조인력으로 나누어 비교했을 때,  환자 남, 녀 비율은 각각 58.7%, 41.3%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치과의사 군에서는 남성의 비율이 74.7%로 높게 나타났다.

환자 군에서는 30대(30.7%) 환자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치과의사 군에서는 40대(48.0%), 치과 보조인력 군에서는 20대 (41.3%), 30대(41.3%)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치과 진료 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한 불편감을 유발하는 지에 대해 환자 44%는 ‘그렇다’,  14.6%는 ‘매우 그렇다’고 응답했다. 같은 질문에 대해 치과의사 38.7%가 ‘그렇다’. ‘매우 그렇다’는 12.0% 였다.  보조인력 군에서는 34.7%가 ‘그렇다’.  13.3% 이 ‘매우 그렇다’ 고 응답했다.

 치과 의료진의 전체 응답자 중 절반 정도가 불편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자, 치과의사, 보조인력 각 군에서 77.3%, 85.4%가 치과 소음으로 인해 의사소통에 방해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치과 진료실 내에서 소음으로 인해 어지러움이나 귀에서 통증을 느꼈던 경험에 대해서는 각 군에서 13.3%, 34.7%, 33.3%만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치과 진료 이후 청력 이상 경험에 대해 환자는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42.7%으로 가장 높았다. 치과의사 군과 보조인력 군에서는 ‘보통이다’ 라고 응답한 응답자가 34,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치과진료 이후 이명이나 난청 경험에 대해서는 세 군 모두 44.0%, 41.3%, 그렇지 않다는 46.7%로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난청 질환자 41만 8092명 42% 증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난청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5년도 29만 3620명에서 2019년 41만 8092명으로 4년 사이 42% 정도 증가했다. 

소음은 정서적 불쾌감, 대화 방해, 수면 장애, 청력 장애 등 개인의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정신적인 부분에 있어서 피로, 초조, 집중력 감소, 스트레스 증가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환자, 치과 의사, 보조인력 군 모두 50% 이상이 치과 소음에 대해 불편감을 느끼고 있었다.
소음으로 인해 의사 소통에 방해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70% 이상이었다. 

일본에서 치과 장비로 인한 소음과 환자들의 불안 수준 사이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에서 치과 소음은 불안 정도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음에 불쾌감을 느끼는 환자들은 다른 환자들에 비해 치과 치료에 대한 두려움을 더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소음에 직업적으로 노출되는 치과 의료진의 청각 장애에 대한 논의는 여러 나라에서 이루어진 바 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이뤄진 연구에서 치과 종사자들의 직업 종사 기간과 청력 감소 사이에서 유의한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치과의사와 일반 의사를 비교한 연구에서 치과의사는 청각 장애 위험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최근 치과 의사, 치과 위생사, 치과 기공사, 학생 등을 포함한 치과 의료 종사자들의 청각 장애를 평가한 연구에서는 치과 의료 종사자 중 소음 공해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직군은 치과위생사와 치과기공사로 나타났다.

치과위생사의 좌측 청력이 저하돼 있었으며, 좌우 청력의 편차도 확인됐다. 치과위생사는 치과의사에 비해 진료 전후 장비의 관리의 점검 등 다른 업무에서 추가적인 소음노출의 가능성이 있으며, 진료 시 환자와 장비의 좌측에 위치하게 되기 때문이다.
 

 

#치과소음은 이명유병률에도 연관성 있어 
치과 소음은 청각 장애 중 소음성 난청뿐만 아니라 이명의 유병률에도 연관성을 보인다. 
치과의사의 이명 유병률과 이명의 중증도를 조사한 연구에서 응답자 중 31%에서 이명이 있었으며, 이 중 33%의 응답자가 이명 때문에 괴로움을 느끼고 있었다.

치과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소음성 난청 혹은 이명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치과의사와 보조인력 군 각각 73.3%, 54.7%가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소음성 난청이나 이명은 증상을 환자가 인지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어 증상의 유무와 실제 난청 혹은 이명 질환의 존재 유무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추적 관찰및 이비인후과적 평가를 통해 면밀히 난청 혹은 이명의 증상 발현 여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 핸드피스 노이즈 주파수가 가장 높아 
홍콩대학교 소아치과 연구진은 치과 환경 소음 평가 및 건강 위험 모델링을 주제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치과의 날카롭고 높은 소음이 단기적으로는 두통, 오심, 피로, 이명 등의 증상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장기적으로 노출될 경우에는 기억력, 수면의 질, 집중력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연구들에서도 치과 소음은 환자의 불안, 짜증 및 기타 부정적인 심리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과 장비중  핸드피스의 경우 노이즈 주파수가 가장 높았다. 
치과의사들의 주당 근무 시간및 근속년수가 청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40세 이상이며 15년 이상 치과의사로 근무한 경우 청력 손상을 보였다. 따라서 청력 보호 및 치과 진료실 내의 소음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치과 진료실 각 각의 개별적인 소음 수준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 

치과 의료진은 스스로의 소음 노출 강도와  시간에 대해 파악해 소음 노출 수준에 대해 인지해야 하며, 직업 환경에 맞는 청력 보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치과 전문 분야, 근무 시간 등 다른 관련 위험 요소 등을 평가하기 위한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WHO가 해결할 과제중 하나.. 난청 
치과 소음에 관련된 논쟁은 수십 년 전부터 지속되어 오고 있다. 이제는 환경을 평가하고 문제를 조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문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청력은 기능의 회복이 어려운 신체 기능 중 하나이다. 청력 저하는 균형 감각 감퇴로 이어져 낙상으로 인한 골절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며, 인지기능 저하로 인해 치매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WHO는 2017년 세계보건총회에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 중 하나로 난청 문제를 선정했다.

회원국들에게 각 국가의 주도 하에 난청의 예방, 조기 발견, 치료 혹은 재활을 추진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청력 감소 및 난청 유병률의 증가는 피할 수 없는 문제다. 특히 큰 소음에 반복적으로 수년간 장기간 노출되는 치과 종사자들의 경우 청력 보호를 위한 예방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태도가 필요하다.

치과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정서적인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이로 인한 청력 손상 가능성에 대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 인지해야 한다.

앞으로 치과 진료 환경의 본질적인 개선을 위해 소음 발생 환경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청력 손실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자료: 치과의료환경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대한 주관적 평가 및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의 차음효과 비교(대한치과의사협회지 제12호 이민아(연세치대 소아치과),김의환(연세대치과대병원 소아치과),박원서(연세치대 통합치의학화),송제선(연세치대 소아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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