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8년차 이상 고학력 기혼자일수록 재직의도 높아 ··· 50% 이직 고민 중

치과위생사를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게 치과의사들의 하소연이다. 서울에 위치한 치과 A 원장은 “구인광고를 올려도 전화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반해 오라는 곳은 많은데 정작 갈 곳은 없다는 것이 치과위생사들의 답변이다. 그렇다면 문제의 해결점은 무엇일까? 

먼저 고려돼야 할 것이 치과위생사라는 직업에 대한 직무만족도이다. 치과위생사들은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환경과 조건이 제공되지 않아, 직무에 대한 만족도가 낮다고 한다.

# 치과위생사 50% 이직 고민 중
한국치과위생학회지 『치과위생사의 재직의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최근 전국 임상 치과위생사를 대상으로 수행된 연구에서 대상자의 약 70%가 이직을 경험했고, 약 50%는 이직을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치과위생사의 인력난을 초래하고 임상에서 종사하고 있는 치과위생사의 업무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스트레스와 사기저하와 업무에 대한 불만족으로 이어져 또 다시 이직의도가 높아지며, 재직의도는 낮아졌다.

이번 연구는 근로기준법을 중심으로 치과위생사의 근로실태를 파악하고, 권리 인식 수준, 근무환경, 직무만족도, 재직의도와의 관련성을 확인해 치과위생사의 직무만족도와 재직의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마련에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같은 학력 소지자로서 타 직종의 종사자에 비해 급여가 적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급여가 많은 직업으로 전직하고 싶다’가 2.34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재직의도에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나이, 결혼 여부, 최종학력이었다. 나이는 ‘34세 이상’(4.21)이 ‘28-33세’(3.84), ‘24-27세’(3.24) 보다 높았다. 결혼여부는 ‘기혼’(4.11)이 ‘미혼’(3.44) 보다 높았으며, 최종학력은 ‘4년제 이상 대학 졸업’(3.95)이 ‘3년제 대학 졸업’ (3.34)보다 높게 나타났다. 

직무 관련 특성에 따른 재직의도를 분석한 결과 총 근무경력은 ‘5-7년 차’(3.94)가 ‘1-4년 차’(3.46), ‘8년 차 이상’(3.86)보다 높았고, 이직경험은 ‘있다’(3.85)가 ‘없다’(3.44)보다 높게 나타났다. 

주 근무시간은 ‘주 40시간’(3.96)이 ‘주 40시간 미만’(3.47)과 ‘주 40시간 초과’(3.03) 보 다 높고(0.001), 평균 급여는 ‘300만 원 이상’(4.16)과 ‘250-299만 원’(4.13)이 ‘250만 원 미만’(3.25)보다 높았다.

# 업무량에 맞는 급여체계 방안 마련 필요
치과위생사가 치과 병·의원에서 효율적이고 긍정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치과 위생사 스스로 직무에 만족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근무환경도 좋아야 한다. 근무환경은 직무에 대한 만족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근무환경이 충족되지 않을 때 직장을 이직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따라서 근무시간과 업무량에 상응하는 급여체계에 대한 방안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소규모로 운영되는 치과의 특성상 고용인인 치과의사나 피고용인인 치과위생사 입장에서 모두 임신에 대한 부담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임산부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 및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치과위생사 스스로 임산부에 대한 근로기준법을 정확히 숙지하고 이에 대한 권리를 당당하게 찾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치과 의료기관은 임산부 처우개선 및 육아 휴직 시 발생하는 인력 손실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 나이 많고 학력 높을수록 치과위생사 재직 의도 높아
일반적인 특성에 따른 재직 의도는 나이, 결혼 여부, 학력에서 차이가 있었다. 나이가 많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재직의도가 높게 나타났다.

나이와 학력이 높을수록 치위생 업무에 대한 지식과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높았다. 기혼자일수록 이직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고 경제적인 부담이 작용하고 있어 이직이 쉽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근무경력 8년 이상 재직의도 높아

근무경력이 5~ 8년 차 이상인 경우에 재직의도가 높게 나타났다. 임상 근무경력이 5년 정도가 되면 치위생 업무가 익숙해지고 숙련도가 높아져 업무에 적응하고 업무 만족도가 증가해 재직의도가 높아진다. 

반면에 연차가 낮을수록 새로운 업무를 배우고 수행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에 따른 어려움이 있어 재직의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치과에서는 신입 치과위생사의 실무업무에 대한 교육 체계화와 고도화 등의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교육기관에서는 임상가 연계교육을 통해 임상에 대한 이해력을 높임으로써 치과위생사의 재직의도를 높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 기혼자 월 250만원 이상 좋은 근무환경 이직률 낮아
기혼자, 주 40시간, 좋은 근무환경, 월평균 급여가 250만원 이상, 4년제 이상 대학 졸업, 권리인식 수준이 보통에서 재직의도가 높게 나타났다. 

기혼자는 육아·교육 및 주거지 거리 등을 고려해 선택한 치과에 대한 재직의도가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삶의 질을 고려한 근무환경과 복지, 대학원이나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 질수록 만족도가 높아 재직의도도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치과위생사의 재직의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근무환경 개선과 권리인식 수준 향상을 비롯한 다각적인 분석과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치과 의료기관은 근무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적절한 근무강도와 업무량 및 범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관련 협회와 학회, 교육 기관에서는 교육자료 연구와 개발을 통해 권리인식 수준을 높여야 한다. 또한 정기적인 교육제공과 참여기회 확대를 통해 치과위생사의 권익보호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치과위생사의 약 85%가 치과에 종사하고 있는 현실에서 선행연구에서는 다뤄지지 않았던 근로기준법을 중심으로, 치과에 종사하고 있는 치과위생사들의 근무환경과 권리인식 수준 및 권리보장 실태를 파악하고, 근무환경에 따른 재직의도와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의 치과위생사만을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로 향후 전국적으로 확대 한 치과위생사 관련 근무실태에 대한 양적연구 및 심도 있는 질적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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