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예술

〈 칸딘스키, 말레비치 & 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展〉

장소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기간 : 2022년 4월 17일까지

 

 

현대미술과 건축, 디자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실험과 도전정신을 일깨운 러시아 국보급 명화들이 서울에 왔다. 

칸딘스키, 말레비치&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展은 100년 전 러시아를 뒤흔든 아방가르드 작가 49인의 혁신적 회화 작품 75점을 소개한다.

‘칸딘스키’와 ‘말레비치’는 미술사의 한 획을 그은 ‘알렉산드르 로드첸코’, ‘엘 리시츠키’, ‘미하일 라 리오노프’,’나탈리야 곤차로바’ 등과 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혁명기의 러시아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은 기존 예술에 대한 인식과 기성적 가치체계를 넘어 시대를 선행하는 새로운 예술을 추구했다.

혁명에 앞장섰던 러시아 아방가르드는 아이러니하게 스탈린집권 이후 퇴폐미술로 낙인 찍혀 억압 받았고, 동서 이념 대립과 냉전으로 한때 서구 미술사에서는 의도적으로 가려졌지만 현재는 20세기 현대미술, 건축, 디자인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예술경향으로 평가된다.

유럽과 미국 중심으로 제한되어 있던 유럽 모더니즘 미술에 대응하는 비서구권 아방가르드 미술의 진수를 느끼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➊ 바실리 칸딘스키의 즉흥시리즈
칸딘스키는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1909년경부터 칸딘스키의 작품에서 형태는 더욱 단순화되고 색채들의 조합은 한층 더 대담하고 감각적으로 발전한다. ‘즉흥’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이다.

전시되는 칸딘스키의 작품은 모두 ‘즉흥’에 속하는 연작들로 각각 1909년, 1913년, 1917년 이라는 다양한 시기에 만들어진 작품들로 이 작품들에 대한 비교를 통해 칸딘스키의 화풍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➋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절대주의’를 제창한 말레비치는 1915년 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최후의 미래주의 전시. 0, 10”에서 “검은 절대주의 사각형”을 포함한 21점의 절대주의 작품을 처음으로 공개했는데,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은 뒤샹의 변기에 버금가는 충격으로 미술 관에 등장했다.

말레비치의 절대주의는 회화가 사물을 재현하는 수단이기를 거부하며 이제까지의 어떤 미술보다도 극단적인 기하학적 단순화를 시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작품은 물론, 절대주의를 탄생시키는 밑거름이 되었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➌ 미하일 라리오노프의 비너스
라리오노프는 1912년 비너스 연작을 제작했는데, 서구 미술사에서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갖춘 여성으로서 끊임없이 반복재생산 되어 온 미의 여신 비너스는 라리오노프의 신원시주의적 시각을 거쳐 토속적이고 투박한 원시적인 풍만함과 생명력이 가득한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다소 코믹하기까지 한 라리오노프의 비너스는 미의식과 예술에 관한 기존의 고정관념을 비꼬고 이를 전복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

➍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아마조네스 나탈리야 곤차로바
러시아 혁명기 여성 예술가들은 독자적인 러시아 화풍을 선도하며 남성 못지않게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그 중 한명인 나탈리야 곤차로바는 러시아의 민속 판화인 루복의 다소 투박하면서도 정감있는 표현방식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러시아적 미술을 탄생 시키고자 했다.

민중의 소박한 신앙심과 우직한 삶을 보여주고자 했던 곤차로바는 루복의 화풍을  차용하여 마치 민속 목판화처럼 윤곽선이 강조되고 거칠면서도 단순한, 평면성이 부각되는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➎ 알렉산드르 로드첸코와 구축주의
알렉산드르 로드첸코는 구성(구축)주의의 발전은 물론 현대 사진예술과 디자인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서 새로운 세대의 러시아 아방가르드 미술가들의 중심적 인물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말레비치와 타틀린의 영향 아래서 조형적 실험을 진행 했던 로드첸코의 초기작을 만나볼 수 있다. 로드첸코의 회화작업의 역동적 구성과 긴장감은 이후 1921년부터 시작되는 그의 혁신적 사진작업과, 광고디자인, 제품디자인, 가구 및 인테리어 디자인에 그대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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