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책 의 내용을 강명신 교수가 저자인 철학자 고로비츠 교수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각색하여 세미나비즈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편집자주)

 

강: 5장 도덕적 갈등과 도덕적 선택, 열두 번째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서 공리주의에 대해 이야기를 더 해볼까요?  

샘: 그럽시다. 공리주의가 행위공리주의와 규칙공리주의로 나뉜다는 이야기부터 하죠.

강: 예, 선생님.

샘: 개별적인 행위 하나하나를 공리주의 원칙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는 행위공리주의가 있고  공리주의 원칙을 판단할 대상은 개별적인 행위가 아니라 규칙이라고 하는 규칙공리주의가 있어요.

강: 공리주의에 대한 비판을 벗어나보려고 이렇게 규칙공리주의를 만들기도 하는 건데, 과학철학하는 제 친구가 쓴 논문에서도 다룬 적 있는데 다른 구분도 있어요.

샘: 그래요, 어디 들어봅시다.

강: 실은 얼마 전에도 이야기했는데 마침 지금 공리주의를 하고 있으니까요.  

샘: 그래요.

강: 소극적 공리주의는 최소수의 최소고통의 원칙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고통을 최소화하는 데에 중점을 두는 이론이에요. 적극적 공리주의는 행복의 극대화에 중점을 두는 것이고요. 사실 보건의료에서 악가치인 질병과 통증과 조기사망은 다 고통이에요.

샘: 그거였군요! 인구윤리학에서 중요한 문제이지요.

강: 이것도 사실 왈가왈부가 많은 구분이기는 해요. 

샘: 그래요. 하여간 공공정책이나 규범경제 분야에서는 중요한 문제죠. 자 그럼, 다른 이론으로 가 봅시다.

강: 결과주의 이론의 대표적인 것으로 공리주의를 봤으니까 비결과주의 이론을 볼 차례에요.

샘: 플라톤은 선의 이데아, 그러니까 인간의 행동이나 물질적 대상에 관계없이 존재하는 선 의 이상에 부합해야 행위가 옳다고 봤어요.

강: 아리스토텔레스가 비판하면서 뭐라고 했어요?

샘: 우리 인간의 도덕적 사고와 무관한 이론이라고 했죠. 옳은 행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론으로 너무 모호하고 실제로 우리가 가진 도덕적인 고민과 동떨어졌다고 했죠.

강: 하여간 플라톤의 이론은 행위의 옳음/그림이 행위 결과에는 무관하다고 했으니 비결과주의 이론이라고 하시는 거죠?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 이야기로 넘어가시려고요?

샘: 나중에 하겠지만, 그래도 여기서 아리스토텔레스 윤리학의 핵심은 짚어놓고 갑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덕을 강조했어요. 덕의 본질은 욕구의 통제에요. 합리적인 통제에요. 그게 행위의 절제를 이끌어냅니다.

강: 예, 선생님, 또 비결과주의 이론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뭐에요?

샘: 신앙에 기반한 윤리체계 역시 의무론으로서 비결과주의라고 볼 수 있죠. 

강: 예,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십계명을 어겼다면 어겨서 어떤 좋은 결과가 생긴다고 해도 의무의 위반이기 때문에 비윤리적인 것이 되는 거죠?

샘: 그렇죠, 거기서는 계명을 어겼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니까요.

강: 예, 그 이론에서는 정해진 의무를 어기는 행위는 도덕적으로 그르다. 끝. 이거니까요.

 

 

강명신 교수는 연세대 치대를 졸업했으며 보건학박사이자 한국의료윤리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연세대와 서울대를 거쳐 지금은 국립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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