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 ▶2002년 의사들을 상대로 닥터 윌리엄 도슨(William Dodson)이 한 강의내용이 미국시장에서는 오래도록 족보였던 모양이다. 첫째 평생 치료받아야 한다고 환자교육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이었다. 그 이후로 나온 연구에 의하면 아이시절 ADHD 진단을 받은 사람 중 절반은 성인이 돼 ADHD가 없었다.둘째 부작용도 없다고 했지만 위에서 말한 부작용들이 임상시험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치료제 장기복용의 위험과 효능에 대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셋째 ADHD 아이들이 자라서
한 이발사가 자신의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젊은 도제 한명을 들였다.젊은 도제는 3개월 동안 열심히 이발 기술을 익혔고, 드디어 첫 번째 손님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는 그동안 배운 기술을 최대한 발휘하여 첫 번째 손님의 머리를 열심히 깍았다. 그러나 거울로 자신의 머리 모양을 확인한 손님은 투덜거리듯 말했다.“머리가 너무 길지 않나요?”초보이발사는 손님의 말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를 가르쳤던 이발사가 웃으면서 말했다.“머리가 너무 짧으면 경박해 보인답니다. 손님에게는 긴 머리가 아주 잘 어울리는 걸요”그말을 들은 손
최근 미국 질병관리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보고에 따르면 고등학생 중 15%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이상(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진단을 받은 적이 있고 약을 복용하는 수는 1990년 60만에서 350만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ADHD를 놀림거리나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치료의 대상, 즉 신경학적인 문제라고 알리는 일에 50년 이상 힘써왔다는 닥터 키이스 코너스(Keith Conners)도 놀라면서 투약량 증가를 정당화하
예술가는 한방울 한방울 바위에 파고드는 물처럼 느리고 조용한 힘을 가져야 한다. 사람들은 때대로 일하면서 자기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모를 때가 많다. 진보란 더디고 불확실한 것이지만 어느 날 갑자기 눈앞이 열리게 된다.로뎅은 그의 어록을 통해 이 말을 남겼다.로뎅은 조각가로서 예술가로서 훌륭한 작품의 탄생을 위해 인고의 세월을 거쳐 탄생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을 것이다. 비단 이는 예술에만 국한 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실제로 한방울 한방울이 결국은 바위를 뚫는다는 것은 그 속도가 문제가 아니라 은근과 끈기의 횟
지난 호에 이어 ▶그리고 이 엄격한 연구를 하기 전에 상관성 연구가 예비적으로 필요하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읽게 되는 결과는 상관성에 국한된 것들이 많은 것이다. 물론 게재된 RCT 결과들조차 불충분할 수 있지만 말이다. 정황이 이렇다는 것을 전문가들은 대개 알지만, 연구결과의 보도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이 있다.첫째, 기존의 결과를 뒤집는 연구결과를 그냥 헤드라인으로 뽑을 것이 아니라 관련된 RCT가 있었는지 찾아볼 필요가 있다. 비타민 D와 나이아신의 경우에도 기존의 연구가 단지 상관성일 뿐이라고 밝힌 RCT가 있었다.둘
시대가 달라짐에 따라 인사말도 달라졌다.요즘 우리가 가장 많이 하는 인사말 중의 하나가 “행복한 하루 되세요” 를 가장 많이 한다. 그만큼 이제는 의식주의 해결보다도 더 중요한 건 개인의 행복이기 때문이리라.고대 철학자 플라톤은 행복을 다섯 가지로 정의 했다.첫째, 먹고 입고 살고 싶은 수준에서 조금 부족한 듯한 재산,둘째, 모든 사람들이 칭찬하기에 약간 부족한 용모.셋째, 자신이 자만하고 있는 것에서 사람들이 절반 정도밖에 알아주지 않는 명예.넷째, 겨루어서 한사람에게 이기고 두 사람에게 질 정도의 체력.다섯째, 연설을 듣고서 청
최근 현대의 정상과학(normal science)이 보는 과학개념에 부합하는 방법으로 의학지식을 생산하는 문제에 대해 뉴욕타임스에 기고된 글을 소개한 바있다. 그런데 산출된 의과학지식의 보고나 보도 역시 쟁점이 될 수 있다. 의료관련 사이트나 언론매체에 어떤 식품이나 약제의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가 보고 내지 보도됐을 때 그것이 일반에 어떻게 수용되고 인식되는지에 대한 것도 관심을 가질 문제다.노트르담대학교 철학과의 게리 거팅(Gary Gutting) 교수가 뉴욕타임스 오피니언 란을 통해 이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뒤집히는 결과의 예
스테펜 아스마(Stephen Asma) 교수가 ‘중의학의 수수께끼’라는 글을 기고했다. 직접 경험한 전통중국의학(TCM, Traditional Chinese Medicine)을 과학철학자의 관점에서 정리했다. 경험은 세 가지다.우선 북경 방문 때 감기에 걸렸는데 거북이의 목에서 갓 내린 피와 곡주를 섞어서 마셨더니 이유는 모르지만 한결 나아졌다고 한다. 플라시보 효과인지, 아니면 그날 밤부터 나아질 감기였는지, 정말로 거북이피와 곡주 섞은 것이 회복을 도왔는지 모를 일이란다.두 번째는 상해에 살 집을 구하고 있었는데 부동산 업자가
새로운 기기의 출현이나 발명은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킨다. 이는 예술계도 예외가 아니다. 1839년 사진기의 발명으로 미술계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그 이전까지 화가의 역할이란 왕의 초상화 개인의 초상화 역사적인 기록이나 사건의 기록이으로 사진기의 역할을 대신한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카메라의 출현은 화가들에게 큰 폭풍을 몰고 왔다. 화가는 단순한 객관적 사물을 묘사하는 것에서 벗어나게 된다. 인상주의 화가, 모네의 ‘해뜨는 인상’은 그 대표적인 작품으로 화가의 느낌과 감성을 그림이라는 매개체로 표현하게 된다.더 나아가 화가의 주관
2004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에 진도 9.1~9.3 짜리 지진으로 인해 쓰나미가 발생했다. 사망자 28만 명으로 역대 최다 사망자를 기록했다. 그 속에서 웅덩이의 고인 물과 말라 비틀어진 국수로 연명하며 19일만에 구출된 사람이 있었다.다름 아닌 7살 짜리 남자 아이.그 아이는 구출 당시 포르투갈 유니폼을 입은 채였다. 그 아이의 이름은 마르투시스다. 구출 당시 그가 했던 말은 7살 아이의 말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I had no fear because I wanted to keep living.”(나는 살아남기를 원했
투표할 때 누구를 찍느냐가 중요한 이유는 당선 이후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몇 번 찍히느냐의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어떤 리더쉽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한 국가의 운명이 달라지고 조직의 운명이 달라진다. 우리나라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우루과이는 축구로만 유명한 나라였다. 그런 우루과이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통령이 탄생했다. 바로 호세 무히카이다. 그는 대통령으로 취임할 당시 52%의 지지를 받았으며, 퇴임할 때는 65% 라는 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대통령으로 기억
왕진이라고 하면 왕진가방을 들고 마을을 찾는 카프카의 시골의사와 같은 분위기를 연상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펜실베니아 의대 의료윤리 및 의료정책 학과의 주임교수인 이지키엘 에마누엘 박사는 뉴욕타임즈 오피니언 면에 ‘안녕하세요, 제가 환자 분 담당의사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왕진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에서 2010년 한 해에 약 4,000명의 의사가 200만건이 넘는 왕진을 실시했다고 추정한 연구도 있다.현대판 왕진은 어떤 형태로, 어떤 서비스를 하고 있을까? 첫째, 일부는 지금도 에마누엘 박사의 선친이
50년 치과계의 숙원 과제인 전문제의 방향이 지난 달 30일 임총을 계기로 어느 정도 가닥을 잡게 됐다. 앞으로 남겨진 과제도 많지만 일단은 하나로 의견을 모으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논어에 ‘겨울이 되어 날씨가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전나무의 진가를 알게 된다’(歲寒然後 知松柏)는 말처럼 그동안 이슈가 되어왔던 전문의제의 향방을 이제는 협회의 방침에 따라야 할 시기가 된 것 같다. 전문의제의 향방이 얼마나 중요한 이슈였는가를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꼈을 것으로 생각된다.결정을 내리기 전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알고자 고집하는 사람
국민의료에서도 우선 가치는 안전이다. 효과 없고 해로울 소지가 많은 시술이‘ 유통’되고 있다면 당국은 제때 찾아 규제해야 마땅하다. 다음은 재정의 효율적 사용이다. 진료결과가 비용에 적절하게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비용 차에 비해 효과 차가 미미하다면? 급여 우선순위에서는 당연히 밀려야 한다.회사들이 피보험자에게 의료기관·의사 선택권을 주면서도 질에 큰 하자가 없게 하면서, 서비스 상환액에는 캡을 씌우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는 소식이 지난 달 말 실렸다. 추가 가격에 대해 더 책임지는 병원이나 의사를 택하게 하는 게 가능할까. 특히
‘인간지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 등 대규모 프로젝트보다는 규모 면에서 작지만, NIH와 몇몇 대학 연구소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색다른 프로젝트인 ‘Human Microbiome Project’이 진행 중이다.지놈(Genome)이 개인마다 다른 유전자 한 벌을 뜻한다면, 마이크로바이옴은 신체에 사는 미생물 전체와 이 미생물들의 지놈을 이른다. 이 프로젝트는 신체 세균의 지놈을 확인하고 건강과 질병에서 이들의 역할을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2011년 동물학 저널인 에 관련 논문을 게재한 보쉬( T. C
한남대교를 지나 압구정역에 다다르면 작은 언덕에 앙드레김의 샵이 눈에 띄던 시절이 있었다. 앙드레김의 샵 윈도우에는 마치 패션쇼를 연상시키는 드레스와 그의 컨셉이 강하게 묻어나는 무대연출을 볼 수 있었다.밤늦게 그곳을 지날 때도 그 불은 환하게 켜져 있어 한눈에 앙드레김 샵임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시시때때로 그 샵의 윈도우의 데코레이션은 바뀌어 가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는 필자는 마치 한편의 패션쇼를 연상시키는 듯 했다. 가느린 여성의 마네킹, 하얀 순백의 얼굴에 짙은 화장을 하고 길쭉한 다리선을 드러내는 서구적 여성의 마네킹
행복은 우리에게‘ 고난’이나‘ 아픔’ 또는‘ 시련’으로 변장해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한다.아우렐리우스는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듯 우리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언젠가 삶이 우리를 모질게 만들고 아프고 만들려고 할 때 당신은 기억해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이것은 고난이다’ ‘이것은 불운이다’가 아니라‘ 이것을 훌륭하게 견디어 내면 그것이 곧 행복”이라는 것이다.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에 있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자기가 가진 것을 만족하는 안
"의사역할은 환자가 정확한 정보로 결정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캘리포니아대 경제학교수 크리스티나 로머(Christina D. Romer)는 오바마 의료개혁법안이 연방대법원을 통과한 직후, 뉴욕타임스에 법안통과는 첫걸음일 뿐이라는 취지의 글을 기고했다.오바마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그녀는 새 법에서 마련한 비용증가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소개하고 있다.첫째,고가의 의료보험(민간)에 세금을 매기는 정책이다. 고용주 쪽에서 피고용인에게 제공할 비용효과적인 보험상품을 찾게 되고 보험상품도 소비자 쪽 비용절감 유인을 포함하게 될 것
스탠포드 대학원의 짐 콜린스 박사는 21세기 기업을 이끄는 창업자들의 공통점으로 목표를 향한 열정에 주목했다. 그들의 열정이 거대 기업을 만드는 성과를 이루어 냈다는 것이다.영국의 정치인 윈스턴 처칠도 성공을 위해서는 세 가지 물이 필요한 데 그것은 곧 ‘눈물과 땀과 피’라고 말했다.이 또한 열정을 의미하는 단어들이다. 열정은 나이를 초월한다.칸트는 74세에 『순수이성비판』을 썼고, 베르디는 85세에 『아베마리아』를 작곡했다.시인 테니슨은 80세가 되어서야 죽음을 향해 라는 시를 세상에 내놓았다. 괴테도 같은 나이에 『파우스트』를
안젤리나 졸리의 양쪽 유방절제술이 화제였다. 유엔 난민 위원회 특별 홍보대사인 졸리가 자신의 의학적 결정에 대해 뉴욕타임스에 직접기고했다. 졸리의 상황과 그에 따른 선택 자체에 이견이나 우려를 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이런 상황이 드물다는 것과, 이번 센세이션으로 인해서 초기 유방암에서 의학적으로는 필요하지 않은 유방절제술이 트렌드가 될까봐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많다.유방암과 유방암에 대한 유전자검사 그리고 외과적 수술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을 표하고 있다. 자신의 결정에 대해 털어놓음으로써 다른여성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