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치과보험 인상률이 결국 2.1%로 결정됨에 따라 개원가의 한숨은 더 커져가고 있다.

이번의 수가 협상으로 치과보험의 내년도 상대가치 점수 당 환산지수는 84.8원으로 올해의 83.1원에 비해 1.7원이 오른 금액에 불과하다. 전체 추가소요재정 9758억 원 가운데 679억 원 정도가 치과 몫이 된다. 지난해보다는 늘었지만 병원 2230억 원, 의원 1048억 원에 비하면 여전히 작은 액수임은 틀림없다.

치협 김철수 회장은 지난 3일 재선거 당선이후 처음 기자회견을 개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치협은 당분간 일체의 수가 협의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건정심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낮은 수가협상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자기반성이나 합리적인 대응방안이 없는 것도 문제다. 매해마다 진행되는 수가 협상인데 이러한 경우를 예측하지 못했는지, 또한 이러한 수가협상에 대처하는 논리적인 프로토컬이 있는지 궁금하다.

협회차원에서 최대한의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원인을 찾기보다는 건정심에 대한 배신감만을 표현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또한 치협은 앞으로 진행될 광중합형 복합레진급여논의에도 불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대화를 통해 치협의 입장을 밝히고 설득하여 회원을 위한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 협회의 할 일이다. 불참선언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이 장기적으로는 결코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협회는 3만 회원의 권익을 대변하는 사단법인체다. 회원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는 명분만을 내세우고 실제적으로는 그러한 명분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질 수밖에 없다.

이미 완료된 결과이긴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가 협상 전에 충분히 건정심과의 대화를 통해 치협의 입장과 의견을 제시하고 조율하는 과정이 없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그랬기 때문에 건정심에서는 낮은 수가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협회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끝까지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소홀해 보인다. 과정이야 어떠하든 간에 결과로 평가받아야 하는 것이 사단법인인 협회의 일이다.

또한 어떠한 일이든 일을 수행함에 있어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면 마땅히 그에 대한 질책도 받아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실책을 하거나 업무상 결과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그 일에 대한 책임을 묻는 과정이 필요하다.

과연 치협은 그러한 책임을 묻는 과정이 있는지 궁금하다. 죄송하다는 표현은 개인적인 입장에서 할 수 있는 표현이다. 치협은 결과를 도출해 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에 대한 책임도 함께 물어야 하며 재발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만들고 프로토컬을 만들어 다시는 그러한 일 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고 보완해야 한다.

또한 자료의 축적과 이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오픈해야 한다. 하지만 30대 집행부는 아직까지는 자료요청에 대해 오픈을 한 사례가 거의 없다.

또한 지난 5월 치협 이사 증원을 결정한 지 두 달이 지나서야 겨우 인사를 결정하는 등 치협의 바퀴는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사소한 일 때문에 더 큰 일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는지 되묻고 싶다.

그동안 처해진 현안들 중 협상이나 치협의 강경한 대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중재역할과 대처를 하지 않은 사안들이 보인다.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만을 되풀이하고 그럴싸한 말 정책보다는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꼭 이루어야 할 정책에 대한 깊이 있고 체계적인 준비와 접근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더 큰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작은 물방울 하나가 큰 바위를 뚫는 법이다. 보여주기식, 빚좋은 개살구 보다는 실질적인 결과의 도출이 필요하며 그 결과의 도출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그에 대한 책임도 함께 통감해야 하는 것이 사단법인 단체의 할 일이다.

 

 

김선영 기자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한국화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을 공부했으며 치과의료정책 전문가과정 1기를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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