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책 <Doctor's Dilemma>의 내용을 강명신 교수가 저자인 철학자 고로비츠 교수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각색하여 세미나비즈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편집자주)

 

강: 5장 도덕적 갈등과 도덕적 선택, 아홉 번째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앞으로 규범윤리학에서 두 가지 주류 이론을 살펴본다고 하고 끝났어요.

샘: 그렇죠, 강선생이 덕 윤리가 빠져서 이상하다고 했지요.

강: 예, 흐흐. 그럼 이제 두 가지 이론을 차례로 말씀해주세요.

샘: 그러죠. 우선 첫째로는 어떤 행위의 도덕적 가치 혹은 특징은 행위의 결과에 달려있다고 보는 전통이 있죠.

강: 예, 그것을 ‘결과주의’라고 부르고, 그 중 벤담이나 밀의 공리주의가 대표적인 이론이고요.

샘: 최대 다수에게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는 행위가 옳다는 것이 공리주의의 주장이지요.

강: 그러면 공리주의 말고도 결과주의 이론이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샘: 그렇죠. 이를테면 세상에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행위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이론이 있다고 합시다.

강: 그로 인해 생겨나는 고통이라든지 그와 관련된 이익은 차치하고 아름다움만 최대로 한다는 이론 말씀인가요? 뭐가 단단히 잘못된 이론 같은데요.

샘: 하여간 그런 것도 공리주의가 아닌 결과주의라고 할 수 있지요.

강: 그런데, 공리주의가 관심을 갖는 ‘결과’가 행복이지만 보건의료에서는 1) 질병이나 질병으로 인한 고통의 최소화라는 결과와 2) 전체의 건강수준이 높아지는 결과가 있을 수 있어요.

샘: 그래요. 보건의료에 적용하면 그렇게 되겠지요.

강: 1)은 소극적 공리주의에, 2)는 적극적 공리주의에 속하는 입장인데, 우선순위는 일단 1)에 있다고 봐야하는 것 같아요!

샘: 그렇군요. 자, 그럼 두 번째 규범윤리 이론으로 넘어가 봅시다.

강: 행위의 도덕적 가치는 결과와 무관하다고 말하는 이론입니다. 비결과주의 이론이요.

샘: 칸트의 이론이 대표적이고, 도덕적인 옳음과 그름은 행위의 결과와 무관하다는 것이지요.

강: 제가 한 이야기를 반복하셨는데요, 선생님.

샘: 아, 그런가요? 일정한 의도를 가지고 한 행동이 도덕적으로 옳다고 했지요. 그리고 그 살인이나 거짓말은 행위 자체가 그르다고 했어요.

강: 결과와 무관하게 행위 자체가 옳거나 그를 수 있다는 건 사실 도덕성이라고 하는 것을 별도로 떼어 놓고 있고 이 문제는 지난 시간에 우리가 이야기한 도덕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도 통하는 것이고요. 그런데 일정한 의도라고 하신 건 대체 뭔가요?

샘: 그 이야긴 각론에서 하기로 할까요?

강: 예! 근데 이 비결과주의에 속하는 이 칸트의 이론을 ‘의무론’이라고 한다는 이야기는 지금 해 두면 좋을 것 같아요.

샘: 그래요. 두 가지 주요 이론은 결과주의와 의무론이다. 전자는 결과를 최우선하고, 후자는 의도를 중시한다]고 일단 정리해둡시다. 그러면 이제 각론으로 가서 공리주의부터 볼까요?

강: 일단 아주 단순명료해 보인다고 하셨어요!

샘: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행복(선, 좋음)을 주는 행위가 도덕적이라고 하니까요!

 

 

강명신 교수는 연세대 치대를 졸업했으며 보건학박사이자 한국의료윤리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연세대와 서울대를 거쳐 지금은 국립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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