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사진을 찍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혹시라도 풍경 속에 등장하는 사람의
동의가 없이 촬영된 사진이라면
나중에 초상권 침해 등의 이유로
공공에게 게시되기 불가한 경우가 됩니다.
몰래카메라, 도둑촬영 등의 의심 우려로
함부로 카메라를 꺼내기 힘든 상황도 많습니다.
사진동호회 사이트에 올라오는 인물사진들은
전문 모델에게 보수를 지급하고, 좋은 조명 환경과
구성 연출로 작업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 근현대사를 기록하면서 대가로 인정받는 분들의
거리 인물사진을 이제 흉내조차 내기도 힘듭니다.
어쩌다 특별한 곳이나 기회에
출사를 나가는 경우를 제외하고
늘 다니는 출근길에서
취미 사진가가 찍을게 뭐가 있을까요?
365일 같은 길을 출퇴근하다 보면
금방 풍경에 익숙해져 버립니다.


일상에 길들여져 바쁜 척 외면하는
느리고 무심한 시선으로 시작하는 아침.
어제와 똑같은 하루는 없으며,
자연계에는 늘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지.
우렁찬 굴림으로 무한의 시간을 지배하며
광대한 무대를 쉽사리 보여주지 않는 이 행성에서
우리는 스치듯 지나치는 여행자
조약돌 같은 추억을 담아가는 지구별 탐구자

 

▲ 5. ROSE [SD QUATTRO H : 55MM F/1.2 SFD MODE] - 2017년 웹 갤러리 https://photo.popco.net/timefixer

 

심도(深度, depth of field) 이야기 (V)

보케(Bokeh)는 사전적인 의미로 ‘렌즈의 초점영역 이외의 아웃 포커스 된 영역의 입자감’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빛망울’이라는 말로 대체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없이 다양한 렌즈만큼이나 초점이 잘 맞은 영역 이외의 흐릿한 부분이 어떻게 묘사되느냐는 다 다르고, 입체감 있게 주 피사체를 부각시킬 수 있는 표현력에 따라서 렌즈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주로 심도를 얕게 했을 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데, 원형이나 타원형 혹은 다각형의 빛망울로 주피사체 주위를 감싸주는 환상적인 사진을 제공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같은 화각대의 렌즈라도 빛망울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빛망울 표현이 특이한 렌즈를 수십 종류씩 소장하고 있는 소위 ‘수동렌즈 마니아’들도 많습니다.

눈에 뛸 만큼 커다란 빛망울을 낮에는 역광 상황에서, 야경사진에서는 가로등 불빛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습니다. 대개 주 피사체에 정확한 초점을 맞추고, 조리개 수치를 낮추고 촬영을 합니다만, 가끔은 주 피사체에 정확한 초점을 맞추지 않고, 전체적으로 초점을 흐리게 만들어서 촬영해도 빛망울이 아롱거리는 재미있는 사진을 얻습니다.

종이 한가운데에 작게 하트 모양이나 별모양 등 다양한 형태의 구멍을 뚫어, 렌즈 전면에 필터처럼 부착하고 크리스마스트리나 네온사인, 실내외에서 보이는 전등을 촬영을 해보세요. 만들어 붙인 형태와 같은 빛망울이 무수히 생기는 환상적인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장미사진은 최대개방(F1.2) 조리개로 역광상태에서 아침이슬에 반사되는 햇살을 보케로 표현했습니다. 카메라 자체에서 7장의 서로 다른 노출로 합성해주는 기능(Super Fine Detail mode)으로 촬영하였으며, 뚜렷이 초점이 맞은 장미 꽃봉오리와의 대비를 이루도록 해 봤습니다.

 

 

한진규 원장 (시간고정자 / Time Fixer)
제1회 치의미전 사진부문 특선(2013)
시그마하늘사진공모전 대상(2014)
제2회 치의미전 사진부문 1등(2016)
現 세모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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