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을까? 처음 자전거를 타보았을 때가?
작은 냇가 얕은 물속을 잠행하며 그 밑바닥에 놓인 돌 하나를 들어내듯,
오랜 기간 잠들어 있던 기억 하나가 깨어난다.
일깨워진 기억의 편린은 묶여있던 순간들을 연쇄적으로 감작시킨다.
한 장의 사진이 주는 이야깃거리에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순간이다.
현실은 소설 속 이야기꾼처럼 치열하지도, 그렇다고 안온하지도 못하다.
바램이 어떠할지라도 무의식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소망한다.
가끔은 어제 무엇을 했었는지도 기억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슴 속에 각인되어 평생을 잊지 못하고 살아갈만한 것도 실상은 거의 없다.
소소함에서 찾아내는 즐거움들.
밤새 설렘으로 잠을 설치게 만들었던 소풍처럼,
사진은 무료한 나의 일상을 두근거리는 아름다운 추억 속으로 이끌어 준다.
물이 저 멀리 빠져나가 검게 드러난 해안가에 놓여 있던 그의 자전거는,
무료함으로 나른해 하는 나를 서둘러 일깨우고는
널찍한 등을 가진 둘째 삼촌의 자전거 짐받이에 태워버린다.
머릿결 사이를 헤집는 바람에 눈이 감긴다.
논들 사이로 둔덕처럼 쌓아올린 신작로 길을 따라 달려가면,
그 끝에는 작은 항구가 있었다.

▲ 자전거 [DP3 QUATTRO : 50MM F/2.8 1/500SEC] - 2016년웹 갤러리 https://photo.popco.net/timefixer

심도(深度, depth of field) 이야기 (I) 사진은 카메라로 1.거리, 2.노출시간, 3.조리개수치 라는 세 가지 조절 가능한 기본 요소를 조합하여 만들어 내는 작업의 결과물입니다. 최근 기능이 다양한 카메라 제품들이 많이 출시됐지만, 기본적으로는 이 세 가지 요소를 잘 사용하기 위한 보조 기능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아웃포커스’ 라는 말은 너무 흔한 말이 되기도 했는데, 수동 기능이 있는 최신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할 때도 외치는 분들이 많더군요. 위 세 가지 기본 조절 요소를 잘 조절하여, 주 피사체 앞뒤로 보이는 영역을 흐리게 표현하는 테크닉입니다.

일반적으로 조리개 수치를 작게 놓고(조리개 개방) 촬영할 때 아웃포커싱이 잘 이루어집니다. 조리개를 닫았을 때보다 노출시간은 훨씬 짧아지게 조절됩니다. 거리가 가까운 피사체가 먼 피사체보다 아웃포커스 영역을 많이 만들게 되는데, 근접사촬영 시 조리개 수치를 아주 높게(조리개를 닫고, 심도를 깊게) 촬영하여도, 앞뒤로 흐린 영역이 많아지는 이유입니다.

치과 영역에서 구강 촬영 시 심도를 깊게(조리개 수치를 높게)하고 촬영하여야, 전치부부터 구치부에 이르기까지 선명함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진규 원장(시간고정자 / Time Fixer)
제1회 치의미전 사진부문 특선(2013)
시그마하늘사진공모전 대상(2014)
제2회 치의미전 사진부문 1등(2016)
現 세모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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