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속에서 의료전문가들의 지식과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SNS 등에 환자 자신의 경험과 전문적인 정보가 일반 대중들에게 상시적으로 공유되고 있다. 오늘 아침 내게 특별한 증상이 있다면, 병원보다도 우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증상을 공유하거나 상담하는 것이 1차적 접근 수단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경험의 바탕 정보는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어서 때로는 의료인의 도움없이도 스스로 극복하거나 지향점을 찾아가는 현실을 볼 때, 의사의 흰 가운은 이제 권위를 상실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견된다.

오랜 상징과 전통인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2,600여 년 동안 의사에게 흰 가운이라는 특별한 권위를 주었으나 4차 산업기에 접어든 현실에서는 누적된 정보량의 소유자가 최고의 의사가 될 수밖에 없다.

2016년 12월에 Google이 당뇨병성 망막증을 진단할 수 있는 deep learning 기반의 인공지능(AI)을 의학저널인 JAMA에 발표했는데, 이것이 안과전문의의 평균보다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4차 산업에 들면서

지구상에서 생명체 존재 후 수십억 년의 진화를 거듭한 끝에 인류가 태동하였지만, 그 인류탄생은 불과 300만년도 채 되지 않았다. 궁극적으로 살기 위해서 먹었던 시기에는 자연으로부터 채취하였고, 인류에게 필요한 물품을 얻었던 1차 산업혁명기는 신석기시대에 계획적 식량생산이라는 농업혁명을 거치면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진행 중인 인류에게 있어 의식주의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

19세기 중반이후 인류의 지혜와 지식이 함축되면서 기계에 의한 자연물가공단계로서의 대량 생산이라는 2차 산업혁명은 인류의 기하급수적 증가를 가져왔다.

그러나 인류는 빈부의 격차가 생기면서 배부름에 멈추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를 개척하고 갈구해 오다가, 물물교역에서 시작된 서비스가 잉여물의 축적과 함께 마침내 3차 산업 혁명을 낳게 된 것이다.

인간 수명을 연장시키면서 필연적으로 삶의 질이라는 궁극적 철학에 부딪히면서, 오늘날 화제가 된 4차산업 혁명이라는 언어가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 집의 각종 사물 인터넷(Iot)이 등장하여 직장에서 집안을 돌볼수도 있다. 시공을 넘나드는 증강현실(AR)로 일과를 보내면서, 퇴근 시에는 운전자 없는 스마트 자동차가 자신을 집까지 무사히 데려다 주는 인공지능(AI)의 활용까지 바야흐로 인류는 지식과 서비스를 빅데이터를 기반한 경험을 축적하여 ‘삶의 질향상’이라는 끝없는 목표에 접근중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진화되고 있는 헬스케어

윤리적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과학이 의학과 접맥하여 축적되면서 현대의학의 발전으로 귀결되었던 바, 시험관 아기의 탄생, 성전환과 인체조직 이식술, 유전자 복제로 과거에 사라진 생물체를 복원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줄기세포 치료, 로봇수술과 더불어 인간 수명도 연장되어 급속히 고령화 사회에 접근하게 된 것이다. 바야흐로 제조업과 정보통신 기술이 융합함으로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이 탄생됐다.

이러한 지능정보기술로 대표되는 4차 산업 혁명이 지구촌을 하나로 묶어지고 있다. 그 중 가장 혁신적으로 진행되는 분야가 바로 보건의료분야이다. 병원을 방문하던 시절에서 병원이 환자에게 다가가는 방향으로 의료분야가 확대 진화중이며, 이것이 곧 헬스케어라는 용어를 탄생시켰다. 즉, 기존의 방문 의료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예방 및 관리 개념을 합친 전반적인 건강관리 사업을 일컬어 헬스케어라고 부르지만, 원격 검진이나 방문 건강컨설팅 등의 사업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정보화단계에서 누적되고 쌓여진 빅테이터로 인하여 시장의 요청을 거쳤고, 메타분석을 활용한 근거중심기반의학이 인간의 요구도를 현실에서 반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융복합된 헬스케어의 사례들

운전자없는 스마트 자동차만이 4찬 산업의 대열이 끼는 것이 아니다. 유비쿼터스 헬스케어(Ubiquitous Health Care), 즉, 유-헬스케어는 원격의료 기술을 활용한 건강관리 서비스로서 가정에서 자신의 1차 생체정보를 측정하여 병원에 전송하면 이것이 주치의에게 전달되고, 주치의는 환자 대면없이 생체정보만으로 가정에 있는 환자에게 의료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급기야 축적된 인공지능은 환자 질병 예측까지도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의료기술은 해외환자에게도 시간과 광간을 제한받지 않고 의료서비스가 적용되며, 더욱이 인터넷 등 화상대면을 통하여 의료서비스 전달이 가능해지고 있으며, 이미 이와 관련된 법령들이 정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스마트폰만으로 자신의 4대 생체징후를 체크할 수 있고, 건강 이상을 SNS를 통하여 질문과 치료법, 주의사항 그리고 관련 전문가 등의 소개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심지어는 전자 센서를 추가하여 자신의 구취농도나 질병상태여부를 확인하는 구강내시경까지 한다. 이미 현대인은 호모 모빌리언스가 되어버린 것이다.

치과에서는 무치악 환자의 구강상태를 캐드캠 시스템으로 재현하고 치과기공소에 전산으로 전송함으로서 기존의 인상채득방법에 비하여 빠르고 정확하게 환자의 불편감없이 최적의 보철물을 재현하고 있다.

지난해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 세돌 기사와의 세기적 바둑대결을 보면서, 우리는 어느 편을 응원했던가?

비록 국내바둑이 세계 최고라는 우월감속에서 인간을 응원하였지만 결국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을 인간이 이길 수 없다는 한계를 체득해 주었고, 더욱이 인간과 대결할수록 지능이 향상되는 인공지능의 끝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이러한 흥미가 아닌 인간에 널리 이로운 질병치료라는 것이 목적이라면 우리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

세계 최대 암병원인 미국 MSKCC에서 의료계 알파고라는 왓슨을 도입한 이후, 국내 최초로 가천길병원에서도 이를 도입하여 운영 중에 있다.

인공지능 왓슨은 환자의 생체정보를 입력하면, 몇분 후에 환자 진단과 최적한 수술방법, 그리고 예후까지 예측해 준다. 즉, 특정암에 대한 그동안 지구상의 수많은 의료인들이 경험과 결과를 컴퓨터에 집약하여 근거중심의 빅테이타를 형성했고, 무궁무진한 치료기술과 지식을 가진 컴퓨터는 특정 개인 환자의 입력된 자료를 분석하여 최적의 치료방향을 설정해 줌으로서 이미 인간이 극복할 수 없는 경지의 의술의 경험을 왓슨은 보유하고 있다.

왓슨의 특징은 시간이 흐를수록 인간과 마찬가지로 그 경험과 지식이 급속도로 커지고 정밀해진다는 것이다. 가까운 장래에 암뿐만 아니라 만성질환, 평범한 질병이나 희귀질환, 개인 특이성 질병 등 다양한 자료가 축적되어 나올 수도 있다.
더불어 임상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신약개발이라는 화두는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년전 한국사회를 공포로 넣었던 메르스 사태를 보자. 아픈 기억을 세삼 돌이켜보지만, 그 때의 경험을 소중히 본다면, 필자는 당시에 이러한 제안을 했었다. 국내 대형병원 중 하나쯤은 급성 감염병원으로 운영해 보자고 제안한 바 있다.

최근 10여년 동안 한국에서는 SAS, 신종플루, 메르스 등이 반복적으로 출현하였고, 또한 인수공통감염병이나 동물과 인간의 교차감염이 상존한 현실에서 매년 가축 감염병 등의 통제력을 상실했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전국의 병원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감염병에 대한 정보를 하나의 병원에 집적하여 상시 운영할 필요가 있다.

언젠가 한국에 상륙할 수도 있는 에볼라 뎅기열 등에 대한 해외 감염병을 연구와 통제할 수 있도록 빅테이타 구축과 전문병원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따라서 인간사회와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감염병원은 평소 감염병 연구에 집약과 집중하며, 비상시에는 환자진료로 집중할 수 있는 조화로운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박용덕 교수는 경희대학교치의학박사를 거쳐 경희대학교 교수를 역임했으며, 식약처중앙약사심의위원을 역임했다. 현재는 조선대학교치과대학 부속병원예방치과에 재직중이다. 대한구강보건협회부회장과 법원전문심리위원, 신의료기술평가위원, 보건복지 인력개발원 해외환자유치프로그램자문위원장, 대한미래융합학회초대회장, JTBC공정방송위원회, 심평원의료행위평가위원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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