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지는 이번호부터 박용덕 교수의 와신상담(臥薪嘗膽) 코너를 통해 박용덕 교수의 날카롭고, 다소 직설적인 의미를 재해석코자 한다. 또한, 와신상담의 의미로 현대적 의미로 해석해 더 나은 미래를 바라보며, 현재를 준비하는 노력과 발돋움의 의미로 사용코자 한다.(편집자주)

 

고려 초기 재상 최승로의 時務 28조를 기억하는가? 그는 불안정한 고려 개국초기를 안정된 정치와 사회로 만들기 위해 당면한 28개 의제를 성종에게 올린 것이다. 時務란 바로 직면한 시대에 시급히 다루어야 할 중요한 업무를 의미한다.

10년 전 보건복지부는 조직개편을 하면서 업무량과 효율성 등의 평가하여 구강보건과를 폐과했다. 1997년부터 존재했던 구강보건과의 생산적인 업무가 미약했고, 업무량도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액면대로라면, 우리 치과계는 국가에게 과제를 만들어 주지 않았던 것이고, 그만큼 공중구강보건사업이나 치의학발전은 정체됐다. 정책개발이 없었고, 치과의료산업도 부진했다. 구강보건과의 탄생이후 새로운 업무나 역할을 지속적으로 창출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거기에 좌천의 의미로 인식되었던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이나 무사안일주의도 한몫을 했다.

폐과와 동시에 미용, 피부, 머리, 목욕 등 각종 위생업 등과 함께 뭉쳐진 연합과로 구강생활건강과를 다시 맞이했다. 의협을 비롯한 26개 협회를 관리하게 되면서 치과의 위치는 일반 생활과에 불과한 존재가 됐다. 그러는 동안 구강관리정부사업으로 한동안 규모있게 유지돼 오던 예산도 지난해 기준, 폐과 당시의 5분의 1수준인 54억에 불과했다. 치과의사로서 전문직 공무원으로 일단 배치받으면, 그들의 전문적 위치는 불과 1-2년 사이에 사라져버리고 얼토당토않는 부서에서 경쟁력없이 버티다가 결국 일반직 공무원으로 전락되기도 한다.

한편, 치과계 행사때마다 흔히 듣는 인사말이 있다. 그 영향을 받아서인지 정부나 국회의 고위관계자분들도 동일한 인용을 한다. “12세 아동의 충치경험치수가 최근 감소추세이지만 몇 개로서 여전히 선진국보다 높아서 한국인의 구강건강이 나쁘다 악화됐다”는 시대에 뒤떨어진 인사말로 치과를 언급한다.

그러니 외부에서 바라보는 치과의사의 역량은 충치갯수에 머물 수밖에 없다. 충치는 성장기 아동들에게 빈번한 만성질환이며, 성인기에서는 충치발생의 빈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오히려 치주질환이 반등하여 구강병이 25세 전후로 반전한다.

그 심각성의 비중은 치주질환에 있다. 지엽적인 문제에 액센트를 넣어서 치과계전체를 대변해서는 안된다. 그런 시각은 정책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치과의료산업의 발전방향은 우리 후세대에게 전해줄 먹거리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 남성의 75% 이상이 치면세마가 필요하며, 특히 그 집중 연령대가 40-50대라고 한다. 국민질병으로 처음부터 차지한지 오래고, 충치보다 비용지출이 심각한데도 눈에 보이는 지표에만 몰두하고 있다.

5년 전부터 임플란트와 치조골 등 그 파생 분야는 의료기기산업의 핵심으로 부각되었고, 정부도 2017년 8월 9일자로 공공의료 보장성확대 정책에서도 단연 임플란트관련 의료가 의료산업의 핵심으로 부각 됐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치과계전체 의료기기매출이 메디슨(주)이라는 회사의 한해 매출액에 미치지 못했지만, 지금은 상전벽해가 됐다. 이처럼 치과계의 역할은 커졌도 정부 정책에 우리 치과계의 힘이 실리게 된다. 따라서, 우리의 영역과 정책 및 예산을 키워야 한다.

고전적인 치료범위를 벗어나 치아미백, 구취조절, 보톡스, 구강미생불분석, 타액성분과 전신질환과 연관분석, 치매와 구강건강, 치주질환과 심장병, 시린이 치료, 잇몸 맛사지, 구강건조증, 안면맛사지, 식이상담, 치과보험개발, 금연상담 등 다양한 테마가 있다. 더욱이 치과의료와 기기의 해외진출이나 해외환자의 유입은 더할 나위 없는 블루오션이 되고 있다.

수많은 아이템으로 분명히 10년 전 아니 5년 전과 너무도 다른 환경변화가 있다. 이러한 확대된 치과의료계를 볼 때, 국가와 국민에게 마땅히 갖추어야 할 구강건강 전담부서는 꼭 필요하다. 올해 치과계의 時務 중 하나는 바로 보건복지부에 치과계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것이다.

 

박용덕 교수는 경희대학교 치의학박사를 거쳐 경희대학교 교수를 역임했으며, 식약처 중앙약사심의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조선대학교 치과대학부속병원 예방치과에 재직 중이다. 대한구강보건협회 부회장과 법원전문심리위원, 신의료기술평가위원, 보건복지인력개발원 해외환자 유치프로그램 자문위원장, 대한미래융합학회 초대회장, JTBC 공정방송위원회, 심평원 의료행위평가위원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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