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진의 잘되는 치과경영이야기

환자 관리에 대해 생각할 때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다음의 두 가지이다.

1. 리스트 등 통계 부분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접근
2. 환자마다 다양한 배경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 인간에 대한 접근

지난번 연재에서는 1.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이번 글에서는 2.에 대하여 설명하도록 하겠다.
좀 더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필자가 지난 20여 년간 진료를 하면서 환자를 바라보는 시선과 시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전공의로 처음 환자를 볼 때는 환자의 주소에 해당하는 치아만을 바라보았다.

그것도 아픈 치아나 불편한 치아의 원인으로 생각되는 부위만을 봤던 걸로 기억된다. 교정학을 전공하였기에 치아의 배열이나 높낮이를 바라보면서 시각이 조금씩 넓어지기 시작했고 치열궁을 바라보면서 치아 전체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가 환자의 혀와 입술을 보기 시작했고 구강을 벗어나 환자의 얼굴을 바라보게 되었다. 어느 시점엔가 환자의 얼굴을 진료 전에 먼저 바라보게 되었고 자연히 환자의 표정에 관심을 갖게 되고 환자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졌다. 이 무렵 미국 치과의사인 Dr. pankey가 한 다음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1) 우리는 치아가 아닌 치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치료하는 사람이다.
2) 환자가 누구인지 알기 전에 치료하지 말고 내가 누군인지 알리기 전에 치료하지 마라.

내가 치료하는 건 치아나 치열 궁이지만 나의 치료를 통해 만족감을 얻고 나의 치료를 평가하는 건 치아나 치열궁이 아니라 그것을 소유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으며 이후 나의 진료 철학과 스타일은 이전과는 많이 달라지게 되었다.

환자의 통증이나 부정 교합의 단순한 치료에서 벗어나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는지 치과학적인 관점뿐 아니라 그 환자의 사회적인 배경이나 개인적인 성향을 고려한 진단과 치료 계획 수립을 하기 시작하였으며 진료 시작 이전에 환자와 신뢰를 형성하기 위한 여러 노력을 하게 되었다.

반드시 진료 전에 환자와 얼굴을 마주치고 인사를 나눈 후 치료에 대해 설명을 하고 진료를 시작하며 방포를 덮고 있는 동안에도 계속 환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진료를 진행하려고 애쓰고 있다.

진료 경험이 20년 이상 된 모든 원장들이 그렇듯이 진료 도중 환자의 손이나 발의 작은 동작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환자의 심리 상태를 확인하며 진료를 하게 되었다. 환자에 대한 정보 없이 진료를 시작하는 일도 없다. 우선 차트를 통해서 환자의 사회적인 상황과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이를 바탕으로 환자에 대한 정보 수집을 시작한다.

환자의 옷차림이나 신발 그리고 화장이나 액세서리 같은 것은 우리에게 매우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물론 환자의 외양을 통해 환자의 경제력만을 평가하고 치료 동의를 예상하려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내가 환자와 신뢰 관계를 쌓을 수 있는 소재의 확보와 환자의 성향 및 기호의 파악이다. 처음으로 돌아가자. 나의 진료에 만족해하고 나의 치료를 평가하는 건 치아가 아니라 환자 바로 그 사람이다. 당연히 환자 바로 그 사람을 만족시키고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그 환자에 대해 파악해야 하지 않을까?

환자의 사는 곳도 모르고 직업도 모르고 나아가 그 사람의 심리 상태도 모른 채 그 사람의 주소만을 해결했다고 그 사람이 나의 환자 그리고 우리 병원의 환자가 되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나의 치료에 만족하고 우리 병원에 열광하게 만드는 데에는 ‘치료 그 자체’ 이외에 무언가 중요한 인문학적이고 사회과학적인 복잡한 요인이 반드시 개입되기 마련이다. 다음 호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하여 논의해 보도록 하겠다.

 

진훈희 원장은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가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 치과교정과를 거쳐 강남예치과 교정진료부 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다수의 경영강의의 연자로도 활동했으며 현재는 강남의 바이스치과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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