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까지 감각의 6가지 요소 중 시각과 청각에 관련된 MOT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후각과 관련된 MOT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다.

후각은 시각이나 청각에 비해서 입력되는 자극의 빈도가 훨씬 적다. 시각이나 청각은 거의 1초도 빠짐없이 주변에서 발생하는 자극을 받아들여 대뇌로 전달해 감정을 불어 일으키기도 하고 정보를 전달하지만 후각은 특별한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 한 새로운 감정을 일으킬 만큼의 자극을 입력하지 못한다. 또한 순응의 속도가 빠른 만큼 지속 시간도 매우 짧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후각은 시각이나 청각에 비해서 중요하지 않게 느껴지지만 빈도가 낮은 감각일수록 자극이 전달된 당시의 강도가 다른 감각보다 더 강하게 전달될 수 있으며 기억의 지속 기간 또한 더 길다. 기억의 지속은 흥미로운 부분인데 냄새나 향기가 감정과 기억과 혼합되어 시간이 흐른 후에 유사한 냄새와 향기를 맡을 때 과거에 경험한 감정과 기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즉 후각처럼 입력되는 자극의 종류와 수가 적은 감각의 경우 감정 변화에 영향력이 더 클 수 있다는 의미이며 그런 면에서 볼 때 후각의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면, 치과에서 관리해야 하는 후각적인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

요즘엔 많은 치과들이 후각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쓰기 때문에 과거보다 많이 줄긴 했지만 환자들이 싫어하는 ‘치과 냄새’라는 게 있다. ZOE나 FC 등 치과 약재 및 재료에서 발생하는 냄새들인데환자들이 싫어하는 이유는 냄새 자체도 자극적일 뿐 아니라 과거에 치과에서 경험했던 공포를 유발 시키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치과에서 사용하는 이런 약재의 냄새가 환자의 부정적인 기억을 유발시킬 수 있으며 이는 환자의 치료 협조 및 치료 동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냄새가 많이 나는 약재의 관리는 후각 관리의 첫 걸음이다.

환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향기의 관리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냄새의 관리 두 가지 면을 고려해야 한다.

예전에는 대기실 커피 머쉰에서 나오는 커피 향만으로도 차별화를 할 수 있었고 환자들에게 좋은 느낌을 전할 수 있었다. 요즘은 많은 치과들이 디퓨저나 향초 등 좋은 향기를 내기 위하여 다양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디퓨저나 향초를 사용할 경우 좋은 향기를 치과 전체에 베이스처럼 깔아 둔다는 느낌으로 접근해야 한다. 스피커를 통하여 하나의 음악이 치과 전체를 감싸며 배경을 만들어 주듯이 좋은 향기도 하나의 향기로 통일되어 치과 전체를 감싸주어야 한다.

좋은 향기의 정의는 불가능하지만 좋은 배경 음악이 ‘은은하게 전달되는 차분하며 밝은 음악’이었듯이 향기도 지나치게 강하거나 자극적이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면서 동시에 따뜻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음악의 템포가 계절에 따라 다르게 작용하듯이 향기의 경우도 계절에 따라 변화를 주는 것이 좋은데 여름엔 가볍고 상쾌한 느낌의 향기를 겨울의 경우엔 무겁고 따뜻한 느낌의 향기가 환자에게 더 좋은 느낌으로 전해질 것이다.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냄새의 관리는 치과 전체 직원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원내에서 식사를 하는 치과의 경우 점심 시간 이후 음식 냄새의 관리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화장실도 냄새의 관리가 필요한 공간이며 엑스레이 실이나 룸 진료실 같이 독립된 공간의 경우 좋지 않은 냄새가 잔류할 수 있으므로 환기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놓치기 쉬운 중요한 부분은 사람 냄새이다. 의료진의 체취는 의외로 환자에게 강력하게 전해지는데 음식 냄새나 담배 냄새는 당연히 없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의료진의 머리, 진료복 그리고 손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후각적인 부분은 환자가 병원에 기대하는 의료의 본질인 청결과 소독에 연관되는 부분인 만큼 환자의 기대를 훼손시키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진훈희 원장은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가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 치과교정과를 거쳐 강남예치과 교정진료부 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다수의 경영강의의 연자로도 활동했으며 현재는 강남의 바이스치과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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