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의료진과의 대화

상담을 포함해서 MOT의 각 지점에서 환자들과 이루어지는 대화는 환자의 치료 동의에 가장 결정적인 부분이 된다. 따라서 환자들과의 대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준비가 필요하다.

대화는 이성적인 부분과 감성적인 부분으로 구성되며 청각적인 요소뿐 아니라 시각적인 요소와 촉각적인 요소도 존재하는데 대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의상 몸짓 표정 시선 등 시각적 요소가 55%, 음색 억양 어투 발음 등 청각적 요소가 38%, 내용적 요소가 7% 정도라고 한다.

이번에는 대화의 38%를 차지하는 청각적인 요소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다.
대화의 청각적인 요소를 통해 환자에게 전달해야 하는 느낌은 무엇일까?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이고 포괄적인 면은 친근감과 전문성이다. 친근감과 전문성은 대비되는 면이 있기 때 문에 두 가지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친근감은 환자의 긴장감을 해소해 주며 전문성은 환자의 신뢰도를 증가시킨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말의 음색과 억양과 어투와 발음에 대한 이해이다. 음색은 어떤 음색이 좋다라고 정의할 수는 없으며 기본적인 음색을 바꿀 수는 없다.
그렇지만 목 관리와 발성 등의 연습을 통해 ‘단정한 음색’을 얻을 수 있다. 외모나 옷차림이 단정할 때 호감을 주듯이 음색도 단정한 느낌을 통해 상대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다. 억양과 어투는 친절함과 공손함을 전달하는데 영향을 미치며 환자의 집중을 유지하게 하는 면도 있다.

억양과 어투는 말의 크기와 높이 그리고 속도와 쉼표를 통해서 조절할 수 있다. 말의 크기와 고저는 상황에 따라서 달라져야 하며 대화 동안에도 기승전결에 따라 크기와 고저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말의 속도 또한 조절을 통하여 환자의 집중을 유지하거나 강화시킬 수 있는데 중간 중간에 쉼표를 사용하여 호흡을 고르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가장 중요한 대목― 환자의 치료 동의를 구하는 부분― 에 환자와의 친밀감과 환자의 집중력이 최고에 다다를 수 있도록 크기와 높이 그리고 속도를 감안하여 대화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발음은 전문성을 느끼게 하고 신뢰를 증가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정확한 단어를 분명한 발음으로 구사할 수 있도록 많은 준비와 훈련이 필요하다. 한가지 부연한다면 감탄사와 부사의 적절한 활용 또한 중요하다. 환자와 공감대를 형성한 후 그 관계를 유지하는데 있어서 감탄사와 부사의 사용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그냥 ‘많이 아프셨겟어요’ 라고 말하는 것과 ‘아…정말 많이 아프셨겟어요. 아…’라고 말하는 것을 비교해 본다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진료 기계 소리 및 다른 환자 진료 시 발생하는 진료실 소음
진료실에서 발생하는 소리와 소음은 시각에 비해서 훨씬 다이내믹하며 매 순간 변화하기 때문에 환자의 청각에 매우 강력하고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는 환자의 감정 상태와 심리 상태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환자의 태도와 행동으로 이어지므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치과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의 경우엔 이미 진료실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대해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환자의 경우에는 전혀 다르다. 환자는 진료실 내의 소음에 의해서 감정의 변동과 기복을 시시각각 경험하게 된다.

낯설고 날카로운 소음에 공포감이나 불안감이 드는 것은 당연하며 이 경우 환자는 부정적인 심리 상태에 빠지게 된다. 결국 환자의 치료 협조는 떨어지게 되고 환자에게나 의료진에게나 치료 과정이 힘들게 되어 결국 향후 치료의 동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진료실에서 발생하는 소음의 대표적인 것은 다음의 것들이다.

하이 스피드 엔진 소리, 로우 스피드 엔진 소리, 석션 소리,기계실 소리, 쓰리 웨이 시린지 물 소리, 쓰리 웨이 시린지 에어 소리,타구 물소리, 체어 작동 소리, 주변 환자의 반응 소리, 의료진의 말소리, 환자나 의료진의 발소리, 서랍을 열고 닫는 소리, 문을 열고 닫는 소리, 일회용 기구 포장을 벗기는 소리, 체어브라켓에 기구를 내려 놓는 소리, 기구 정리하는 소리, 서랍에 보관한 기공물이나 치아 모형이 부딪히면서 나는 소리 등 우선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이렇게 많은 소음 중 환자의 심리를 안정시키고 긍정적인 기분을 들게 하는 소리는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특히 포를 쓰고 누워있는 환자의 경우엔 시각이 정지되어 있기에 청각이 더욱 예민해져서 모든 소리의 전달 강도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진료실의 소음은 최소한으로 발생하도록 모든 의료진이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이 모든 소음을 우리가 없애거나 완벽하게 제어 할 수는 없다. 기계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우리가 감소시키기 어려운 부분이며 환자들의 반응 소리 또한 우리가 막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고 다양한 소음을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가?

두 가지 면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첫째는 우리의 통제 가능 여부에 따른 대응이다. 의료진의 움직임이나 진료 준비 및 진료 과정 중에 발생하는 소음은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감소시킬 수 있다. 직접 통제는 불가능하지만 관리할 수 있는 소음 – 주변 환자의 반응 소리나 말소리 그리고 기계실의 소리 – 은 독립 공간의 활용 및 방음 시설 등으로 관리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제어할 수도 관리할 수도 없는 소음 – 엔진 소리와 석션 소리 등 –의 경우는 어떤 대책이 가능할까? 바로 ‘소음 발생 전 설명’의 과정이다. 이것이 우리가 고려해야 하는 또 하나의 부분인데 환자가 심리적으로 대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구강 내에서 발생하는 소음 – 핸드피스나 석션 소리 – 은 매우 부정적인 영향과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렇지만 환자가 어느 정도 예상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소음의 경우 부정적인 영향은 크게 감소한다. 환자구강 내에서 소음을 바로 발생 시키지 않고 미리 구강 외에서 소리를 듣게 하며 구강 내에서 실제로 소음을 발생 시키기 전에 환자에게 어떤 종류와 느낌의 소음이 발생할 것이라고 미리 고지한다면 환자의 공포감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한 가지 더 부언하려는 부분은 단어의 선택인데 환자에게 공포감을 줄 수 있는 진료 상황에서 불안감을 더할 수 있는 단어의 사용은 반드시 피하고 의미 전달이 필요한 경우 대체할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진훈희 원장은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가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 치과교정과를 거쳐 강남예치과 교정진료부 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다수의 경영강의의 연자로도 활동했으며 현재는 강남의 바이스치과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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