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러샤(1937~)

에이스 1962-63, 캔버스에 유채, 183x170cm, 워싱턴 DC 스미소니언협회, 허쉬흔 미술관& 조각 정원
에이스 1962-63, 캔버스에 유채, 183x170cm, 워싱턴 DC 스미소니언협회, 허쉬흔 미술관& 조각 정원

에드 러샤 Ed Ruscha는 1937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태어났다. 1956년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하기 전까지 약 15년간 오클라호마 시티에서 살았다. 1956년부터 1960년까지 슈나드 아트 인스티튜트Chouinard Art Institute에서 수학한 뒤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다. 1961년 회화, 판화, 사진으로 시선을 돌렸으며, 곧 성공한 예술가로 떠올랐다.

1960년대 중반 로스앤젤레스의 명문 파리스 화랑에서 로버트 어원 에드워드 모제스, 켄 프라이스, 에드워드 킨홉즈 등과 함께 작품을 전시했다. 처음부터 러샤는 자신이 디자인 분야에서 배운 수사학적인 형태와 도해적, 지형적 전통을 회화 언어로 통합하고자 했다. 문제는 러샤 자신도 인지하고 있었듯이 추상표현주의의 지루한 회화 전통을 완전히 현대적인 시각적 언어로 대체하는 것이었다. <에이스>는 이러한 다소 청교도적인 (금욕적인) 초기 단계에 속하는 작품이다.

러샤가 글자를 회화화하기 위한 방법을 추구한 것은 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했던 경력 때문인 듯하다. 표면상으로만 보면 이를 위해 러샤가 사용한 형식적인 장치는 노골적일 정도로 명백하다. 첫 번째로 우선 단어를 적절하게 배열해야 한다. <에이스>의 경우, 캔버스의 정중앙에 배치했다. 그런 다음에는 제 기능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냥 멍청히 자리만 차지하고 있어서는 안된다.

<에이스> 에서 러샤는 매우 보기 싫은 활자체를 골라 대문자에 이탤릭으로 썼다. 굵은 블록 세리프(MH 등의 글자에서 아래위의 획에 붙인 가는 장식 선)가 글자를 고정하지만, 다소 서툴고 수평적인 운동감을 준다. 이는 노란 플래시와 왼쪽 프레임 중간부터 등장해서 'E'의 세로획에 붙기 전에 'A'와 'C'에서 포착되는 보라색 가로무늬로 인해 더욱 강조된다.
 

그로 인해 마치 단어가 막 등장해서 정확한 회화적 순간에 멈춘 듯한, 또는 계속해서 지나가는 동안 눈 깜짝할 사이에 포착된 듯한 인상을 받는다. 회화의 역설적인 측면은 단어를 그 의미와는 전혀 상관없이 마치 물리적인 형체로 다룬 듯한 사실에 있다.
 

울새, 연필들, 1965,캔버스에 유채, 170×126cm, 워싱턴 DC, 스미소니언 협회, 허쉬혼 미술관&조각 정원
울새, 연필들, 1965,캔버스에 유채, 170×126cm, 워싱턴 DC, 스미소니언 협회, 허쉬혼 미술관&조각 정원

러샤의 진부한 가식은 글자도 자동차처럼 시야에 휙 나타날 수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중요성을 얻을수 있다는 것이다. <울새, 연필들Robin, Penails>(1965)에서 러샤는 로빈 연필 회사 Robin Pencils 광고에 바탕을 둔 심술궂은 유머로 이미지에 장난을 쳤다.

제목에 쉼표를 집어넣음으로써, 명사와 동사로 읽힐 수도 있는 원래의 문구를 두 개의 명사로 바꾸고 모호함을 제거했다. 또한 중앙에 배치한 이미지에서도 두 가지 반대되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연필은 왼쪽으로 갑자기 움직여. 넘어지거나 오른쪽을 향해 날아 오르려는듯한 울새를 밀어내고 있다.

“(문자상의 유명론에 따르면) 단어의 조형적인 존재는 어떤 형태의 조형적인 존재와도 다르다."
-마르셀 뒤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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