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장 “도덕적 갈등, 후기” 세 번째 시간입니다. 우리의 바램과 그것의 실현가능성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면, 도덕적 갈등은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데 대해 이야기했고요.

샘: 그렇죠. 이 상황에서 철학은 이 상황에서 해결책을 왜 찾을 수 없는지 알려주는 게 아닙니다. 매킨타이어는 그렇게 주장했지마는요.

: 예, 이 상황에서 합당하게 희망할 수 있는 것, 어디까지는 바랄 수 있는지, 그게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이건 어쩌면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철학의 역할이겠네요. 철학자들은 철학에 대해 자신이 규정하는 개념정의가 있고, 그렇게 규정한 철학의 개념정의에 따라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물론 다른 학문의 학자들도 비슷하지만요, 철학자들은 좀 그 경향이 강한 것 같아요. 철학이 끝났다고 주장하는 철학자들 이야기도 보면, 다른 사람이 말하는 철학의 시대는 끝났고 자기가 말하는 철학이 시작되었다는 뜻이고요.

샘: 하하, 그렇지요! 그런데 도덕적 갈등의 해결책을 도덕철학으로만 뽑아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법적인 문제의 해결책이 법으로 되지 않고, 경제적인 문제의 해결책이 경제학만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지요.

: 예. 책을 보니까, 도덕적 문제를 해결할 때에는 언제나 도덕철학의 경계 너머로까지 가야 한다고 강조하셨더라고요. 이건 제가 잘 새겨두었다가 학생들과도 공유하려고요.

샘: 그래요. 그리고, 잘못된 해결책에 저항하는 힘이 중요하다는 말을 매킨타이어도 했는데, 이건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매킨타이어식의 잘못된 절망도 저항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고 토마스 네이글(Thomas Nagel)도 같은 생각이에요.

: 도덕적 관점 사이에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네이글 인용 부분을 보니까요. 단일한 도덕적 관점이나 분명한 우선순위를 정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실제 사례에서 결정할 필요성이 없어지는 게 아님을 분명히 했어요.

샘: 그렇습니다. 네이글에 따르면, 암묵적이든 명시적이든, 정당화가 완전하지 않더라도, 좋은 판단이 될 수 있다고 하고 있죠. 내 생각도 같아요.

: 예, 저도 눈여겨봤어요. 특정 결정에 대해서 왜 그 결정이 맞는지 잘 설명하지 못할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그 결정이 무의미한 게 되지는 않는다고 했어요.

샘: 그래요. 어떤 갈등 상황에 놓이게 되기까지 실천적인 정당화 과정이 이루어진 만큼, 거기서 더 정당화가 불가능하더라도 진행할 수 있고, 이걸 무컥대고 불합리하다고 할 수도 없어요! 이렇게 해서 도달한 판단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실천적 지혜이기도 한데, 이건 무슨 일반 원칙들을 적용해서 도출된 것이라기보다는 결정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죠.

: 예, 선생님. 선생님과 네이글을 통해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을 공부하네요.

샘: 늘 해결책이 있다는 보장은 없어요. 해결책 없는 진짜 딜레마가 있다는 주장을 하는 거죠. 갈등이 복잡해서 판단을 확신을 갖고 펼칠 수 없을 수도 있어요.

: 예. 그래서 합리적 논쟁으로 해소 안 되고 남은 부분을 잘 챙기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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