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도덕적 갈등” 열여덟 번째 시간입니다. 우리에게 쓸 만한 도덕적 자원이 없다고 말한 매킨타이어에 반박하고 계시는 중입니다.  

샘: 그렇죠. 그러니까 달리 말하면 난 지금 우리가 처한 도덕적 상황에 대해서 매킨타이어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겁니다. 

강: 예, 선생님. 각자 자신이 수용하는 도덕적 논증들이 있고 그 논증의 전제들끼리 모순이면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 매킨타이어의 말이었고요.
이에 대해 선생님은 구체적으로 뭐라고 하실 요량이신가요? 

샘: 그 논쟁 상대들이 숙고의 범위를 확장해서도 공통적인 도덕적 근거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매킨타이어가 입증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강: 그렇다면 공통의 근거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책에 거론하신 예를 가지고 설명해주시겠어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으로 고생하는 환자에 대해 치료를 계속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쪽과 치료를 하는 건 환자를 더 힘들게 한다며 반대하는 쪽이 서로 팽팽한 그 경우요.

샘: 그럽시다. 양쪽의 생각을 더 밀어붙여보는 겁니다. 우선 치료를 반대하는 쪽에게 왜 반대하는지 물어보죠.
환자와 가족에게 미치는 고통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질병이 치료될 가망이 전무하다는 이야기도 할 겁니다.
금전적인 비용뿐 아니라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데 따르는 정신적 대가 등등을 이야기할 수 있겠죠?
더 물어보면 환자를 포함해서 모두의 고통을 연장하는 결과밖에 없다는 말도 할 겁니다.    

강: 치료를 하자는 쪽도 만만치 않을 텐데요. 

샘: 물론 그렇겠죠. 그 어떤 상황에서도 생명은 유지할 가치가 있다고 하겠지요.
생명이 있다면 희망이 있는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어떤 순간에든 치료법이 나올 수 있다고 할 것입니다.
모든 경험의 선결요건으로서 생명은 그 자체로 가치 있다는 주장을 계속할 것입니다.
반박의 여지가 없는 주장이죠?  

강: 예. 

샘: 그렇지만 이렇게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 사례에서 치료를 반대하던 쪽이 어떤 처치를 하더라도 이 환자는 더 이상 가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전망이 전혀 없다는 사실에 동감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강: 치료를 그만두게 되겠네요.
가족이 동의하면 병원윤리위원회로 갈 일도 없고요. 

샘: 생명은 그 어떤 경우에도 가치 있고 우리가 도덕 판단을 할 때에 고려하는 제1의 가치라는 전제를 부정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어요.
그렇지만 슬프게도 바로 이 환자에게 이 환자의 지금 상태의 생명은 그 자체로 가치 있다는 생각은 접을 수도 있다는 거죠. 

강: 결국 사실에 입각해서 전제를 재고하게 되면 논쟁의 여지는 사라진다는 말씀이로군요. 

샘: 다시 말하지만 스토리가 꼭 이 사례처럼 되어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이렇게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상반되는 전제를 갖고 논쟁을 벌였다 하더라도 결국 공통의 도덕적 근거를 보게 되고 도덕적 갈등이 해소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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