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도덕적 갈등” 열여섯 번째 시간입니다. 양립 불가능한 선택 사이에 선 의사의 갈등사례를 활용해서 철학에 답 없다는 결론을 내린 매킨타이어를 본격적으로 논박하실 건가요?  

샘: 난 그 도덕적 곤경을 달리 보려고 해요. 사실 도덕원칙들 사이에 갈등이 없지 않죠.

강: 예, 상황에 따라서 원칙들이 상충하기도 하니까요. 

샘: 그렇죠. 약속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해야 할 때도 있고 생명을 구하는 일에서 통증이 수반될 수 있고 자율성을 보호하려면 효율성을 희생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원칙끼리 갈등한다고 해서 딜레마가 되지는 않아요.  

강: 아, 예를 들면요, 선생님? 

샘: 물에 빠질 위험에 처한 아이를 구하려고 가던 길을 멈추었어요. 약속을 못 지키게 됐더라도 이게 딜레마가 되지는 않죠? 

강: 예. 약속을 지키는 게 좋다는 믿음도 그대로 있고요. 

샘: 그렇죠. 그래도 진짜 딜레마는 있어요. 

강: 예, 선생님. 어느 원칙을 우선해야 할지 갈등하는 상황에서는요. 

샘: 도덕적 불확실성 때문에 불안할 수 있지요. 이럴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서 도덕적인 총체적 전망 같은 없기 때문이라는 불평이 말이 되는 걸까요? 우리에게 도덕적인 자원이 전혀 없는 걸까요? 서로 경쟁하는 도덕적 논증들을 지지하는 이들 사이엔 공통적인 도덕적 근거가 전무한가요?  

강: 너무 강한 부정을 말씀하시니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긴 한데 코멘트하지 않겠습니다.   

샘: 내가 보기엔 매킨타이어가 그런 입장이거든요!

강: 그래도 그냥 아니라는 말로는 논박이 어려울 것 같아요. 

샘: 이걸 꼭 생각해야 해요. 사실 우리가 지지하는 도덕원칙들이 그냥 마구잡이로 역사적인 윤리사상사의 유물을 골라놓은 건 아니라는 겁니다. 

강: 예, 선생님, 맞습니다.  

샘: 도덕원칙 하나하나는 우리가 수용하는 가치를 표현한 것입니다. 개연성이 있는 도덕이론은 어떤 것이든지 우리가 도덕적으로 의미를 두는 것에서 적어도 일부의 본질을 포착하고 있으니까요. 공리주의가 그렇고, 자유지상주의가 그렇고, 칸트의 전망이 그렇지요. 

강: 공리주의 이론을 떠받치는 것은 사람(들)에게 좋은 것을 해 주는 것에 대한 소신이고요. 

샘: 자유지상주의에서 도덕적인 관점의 실질적인 요소는 자율성에 대한 우리의 존중이며...

강: 칸트의 도덕철학의 중심은 도덕적인 이유의 힘에 대한 관심이나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의 온전성에 대한 우리의 관심입니다. 책에 그렇게 적으셨지요?  

샘: 그처럼 우리가 원하는 좋은 것들이 많습니다. 이 다양한 좋은 것에 상응하는 원칙들이 명맥을 유지하는 것은 그것들이 바로 우리가 가치를 두는 것들이기 때문이죠. 

강: 예, 여러 번 강조하신 것 같아요. 어떤 원칙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은 그에 상응하는 가치가 중심에 있다는 사실의 반영이라고요.  

샘: 기억해야 할 것은 이 원칙들이 우리의 행동과 연관된다는 사실입니다. 도덕적 판단은 무엇보다도 우리의 행동에 대한 판단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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