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도덕적 갈등” 열다섯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번에는 도덕적 갈등에 대한 답을 철학에서 찾을 수 없다는 주장을 하면서 매킨타이어가 제시한 양립불가능한 논증을 살펴봤어요.

샘: 그는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선택권을 주장하는 그 논증들 사이에서는 도무지 답을 찾을 수가 없다고 했고 그 이유를 나름대로 설명해보려고 했죠. 

강: 이런 예를 보여주면서 철학엔 답이 없으니 의사들에게 철학에 기대지 말라고 하는 매킨타이어의 주장을 선생님은 받아들일 수 없으신 거죠? 

샘: 그렇습니다! 

강: 그렇지만 매킨타이어가 이런 주장을 하게 된 연유는 이해가 간다고 쓰셨던데요. 

샘: 그렇습니다. 그게 이렇습니다. 어떤 도덕이론이 충분한 것이려면 어떤 도덕적 딜레마도 해결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에요. 

강: 예!  

샘: 그런데 그런 기능을 잘 하는 도덕이론이 없어 보인다, 이 말이죠? 

강: 따라서 충분한 도덕이론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말씀이시네요. 

샘: 의료 영역으로 와서 의사들의 도덕적 딜레마를 해결하는 데 충분한 도덕이론이 없으니 의사들은 철학에서 답을 찾아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죠. 

강: 그리고 책에 쓰셨듯이 매킨타이어 자신의 말마따나 가치다원주의 문화 때문에 충분한 도덕이론이 없다는 것이면 희망은 아예 없는 게 되는 거고요! 

샘: 그렇죠. 도덕적으로 유용한 자원이 없다는 매킨타이어의 생각을 검토하려고 우리가 지금 그 대립되는 주장을 본 겁니다.  

강: 예, 일단 앞서 본 논증 사례를 보면 태아의 생명권을 주장하는 논증과 여성의 선택권을 주장하는 이 두 논증의 전제를 받아들이는 사람들끼리는 도무지 도덕적으로 공감대가 전혀 없다는 주장을 할 수 있으니까요. 

샘: 자, 그러면 말이죠. 일이 이렇게 된 이유가 과연 인간의 진정한 목적 혹은 인간본성의 본질 같은 개념들이 말이죠, 이런 개념들 중에 합리적으로 지지할 만한 것이 전무하기 때문인가요? 

강: 갑자기 왜 인간의 목적이나 본성을 들추시는 건가요? 

샘: 한 번 검토해보자는 말입니다. 합리적으로 지지할 만한 인간본성 개념이나 인간목적 개념이란 없고 그저 있는 자원이라고는 고작해야 ‘한낱 조각들의 묶음’ 뿐이냔 말이죠? 

강: 지금 조각들이란 건 원칙들인가요? 하여간 매킨타이어의 입장은 알겠습니다. 다양한 도덕적 관점마다 제각기 다른 도덕적 원칙들을 주장하고 있다고 상황을 바라보는 입장이네요.   

샘: 그렇습니다. 방금 보고 있는 태아의 생명권 대 여성의 선택권이라는 두 개의 양립불가능한 논증을 매킨타이어가 예로 들면서 그런 주장을 하니까요. 

강: 그가 우리의 도덕적인 곤경을 이런 식으로 묘사하다보니 철학에서 답을 찾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게 됐다는 말씀이시네요. 

샘: 그렇습니다!

강: 도덕원칙들 사이에 갈등이 없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논파하실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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