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한국의 크리에이터를 꿈꾸며 남극에서 왔다는 자이언트 펭귄 ‘펭수’의 인기가 그야말로 신드롬으로 번지고 있다.
현재 유튜브 구독자 102만명을 자랑하며 제작사인 EBS를 넘어 공중파는 물론 유튜브에 오프라인까지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또한 남녀노소 불문하고 ‘펭수’에 연호하고 있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이런 이례적 현상의 원인을 ‘파격’에서 찾는다.
제작사인 EBS는 주로 10대 이하만 시청한다는 위기에서 파격적으로 ‘펭수’를 탄생시켰다.
할 말은 거침없이 하는 돌직구 캐릭터도 기존의 상명하복 위계질서의 전통에서 벗어나 인기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영방송 EBS의 수신료를 늘려달라”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만약 치과계에도 ‘펭수’와 같은 캐릭터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학연과 지연 및 선후배로 강력히 엮여 있는 현 상황에서 선배도 몰라보는 안하무인으로 배척당하지 않을까?
또한 동등한(?) 치과의사로서 ‘펭수’처럼 할 말은 하는 회원이 있다 하더라도 그 이야기에 진정으로 경청할 리더들은 있을까?

개원가는 경영난과 구인난으로 아우성인데 협회와 각 지부는 회원 가입률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 얼마나 소통 창구를 열어놓고 있는가?
청년과 여성 등의 치과 지도자를 성장시키려는 노력은 얼마나 진행됐다고 자평하는가?

각 정당들은 내년 총선에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겠다며 경쟁적으로 인적쇄신을 단행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남성 위주의... 중장년 위주의 치과계도 회원에게 그리고 국민 속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파격’이 필요할 것이다.

과거 왕정시대는 ‘광대’가 펭수의 역할을 했다.
충신이 왕에게 간언하면 참수했어도 광대의 조롱은 허용했다.
심지어 로마제국 시대는 개선장군이 시가행진을 할 때 노예를 시켜 뒤에서 큰소리로 ‘Memento Mori(메멘토 모리)’를 외치게 했다.
이 말은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인데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는 의미다.
오늘은 개선장군이지만 언젠가 죽을 수 있으니 겸손하게 행동하라고 경고하기 위해 생겨난 풍습이다.

‘펭수’의 파격이 허용되는 치과계를 기대하는 것은 정녕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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