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도덕적 갈등” 열세 번째 시간입니다. 매킨타이어의 <덕의 상실> (After Virtue(1981))을 인용하셨던데요 선생님!

샘: 워낙 파격적인 주장이기도 하지만 논증은 한 번 볼 필요가 있어요. 

강: 괜히 그리 쏠릴까 두려워서 안 보면 안 되나요? 하하. 하여간 선생님, 도덕적 갈등의 해결에는 알고리듬도 도덕 규칙도 도움이 안 된다는 선생님 주장과 그 분 주장이 어떻게 관련되는지 궁금해요. 

샘: 그 분 주장이 아주 비관적이긴 하지만 강 선생이 “두렵다”는 표현까지 쓸 것은 없어요.  

강: 그건 왜 그렇죠? 도덕적 갈등의 해결에 도덕철학이 필요가 없으니 의사들에게 당신들 문제를 거기에 기대어 해결을 보리란 희망을 품지 말라고 했다면서요? 

샘: 혼동을 할 필요는 없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의료현장의 도덕적 갈등을 언급하면서 이런 문제에서 결론에 이를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이 없다고 했어요. 

강: 보세요, 너무 큰 주장 같은데요.

샘: 그래서 그가 그런 주장을 하는 이유를 봐야 해요. 

강: 대체 뭣 때문에 방법이 없다고 하는 건가요?  

샘: 도덕적 갈등의 특별한 성격 때문도 도덕추론의 일반적인 성격 탓도 아닙니다.  

강: 그러면요? 도덕추론이 합리적 방법인데 그게 안 먹히는 이유가 다른 데 있다는 건가요?  

샘: 그가 본 세상, 리버럴하고 세속적이고 다원주의적인 현대문화에서 도덕을 두고 벌어지는 논쟁의 특이한 성격 때문이라고 하고 있어요.  

강: <덕의 상실>은 사실은 도덕성의 상실이지 않나요? 그가 덕윤리의 대표주자라고 해도 이걸 도덕성의 상실이라고 넓게 보아도 될 것 같아요. 1장과 2장까지 포석을 놓는 작업인데 타깃이 하나더라고요. 

샘: 뭐죠? 강선생이 설명해보세오. 

강: 모든 가치판단을 설명하려는 하나의 도덕이론을 앞에 놓고 분석철학을 위시한 영미철학의 논박대상으로 삼은 다음에 그 적을 깊이 고찰하고 있지 않나요? 

샘: 그래서요, 계속 설명해 봐요. 그것하고 내가 말하는 세속적 다원주의 문화와 무슨 상관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말해보세오.  

강: 일단 매킨타이어는 현대의 도덕적 주장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특성이 ‘당신의 그 주장에 대해서 난 의견이 다르다’라고 하고 있는 점이라고 말했어요.  

샘: 그래요, 그 다음은 뭐죠? 

강: 이런 예가 있어요. ‘태아의 생명에 대한 권리’와 ‘산모의 선택할 권리’를 각기 주장하는 논증의 대립인데 사실 이 구조에는 합리적 해결책이 없긴 하죠. 매킨타이어도 이 둘이 개념적으로 공약불가능이라고 하고요. 

샘: 그리고 그 다음에는 뭐라고 하나요? 

강: 결국 도덕이 대체 뭔가, 도덕이 따로 있냐는 물음에 부정적인 입장의 대표주자로 정의주의(emotivism)를 소개하고 있어요. 선생님 말씀하신 다원주의 문화와 연결이 되고요. 

샘: 정의주의가 뭔가라는 것부턴 다음에 이야기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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