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고발' 하면 떠오르는 이영돈 PD. 그는 탐사보도를 통해 국내의 먹는 문화를 바꾸어 놓았다. 탐사보도는 사회를 정화시키고 순화시키는 역할을 해 왔다. 그의 이러한 행보는 언론이나 저널리즘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이영돈 PD는 치과계와도 인연이 없지 않다. 그는 방송을 통해 양악수술이 반드시 치과의사의 영역임을 밝히기도 했다. 그를 만나 최근의 근황과 이 PD가 바라보는 치과의사에 대한 이미지를 색다른 감각으로 들어봤다. 아울러 사회의 변화를 꿈꾸며 진실을 추적해 온 그를 통해 저널리즘의 역할에 대해 되새김했다. (편집자주)

 

# 추리소설 읽기에 푹 빠졌던 소년

 

 아직도 PD라는 말이 가장 편안한 호칭이라고 말하는 이영돈 PD는 어린 시절 추리소설을 읽는 마니아였다.
삼성당에서 출간한 22권 분량의 추리소설을 수도 없이 읽었다.
셜록 홈즈, 루팡, 엘큘 포와로에 관한 추리소설을 너무 좋아했으며 이것이 그를 탐사보도를 제작하게 한 밑거름이 됐다.

KBS 입사 후 교양과 다큐멘터리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어떤 프로그램을 제작하든 추리 소설처럼 탐구하는 것이 정형으로 굳었으며 그 정형에 가장 맞는 것이 탐사보도였다.
탐사보도를 통해 숨겨진 것을 찾아내고 잘못된 것을 찾아내고 왜 이렇게 됐는지에 논리적으로 풀어가는 이야기 틀은 추리소설을 읽었던 경험에서 탐사보도에 심취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것이 결국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진실추적이었다.
진실추적의 길은 쉽지 만은 않은 목숨을 위협하는 길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잘 못된 것을 바로 잡아 시청자들에게 알리는 것이 그에게는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담배의 유해성을 심층 추적하는 6부작은 그 대표적인 작품이다.
99년 1월 초 1편 방송이 나가면서 베란다로 쫓겨나가 담배 피는 모습이 뉴스에 나올 정도였다.
이어, 간접흡연이 심장병을 일으키는 등의 부작용을 방송했으며 그 다음날 정부부처 3개 방송사가 모두 금연을 시작했다.
그 이후 실내 금연법이 생겼다.
이에 대한 기여도 바로 이영돈 PD의 탐사보도였다.
그 이후로도 추적 60분을 통해 흡연의 유해성을 지속적으로 보도했다.

1편 ‘KT&G를 아십니까?’는 직접적으로 KT&G를 고발했다.
그때만 해도 KT&G가 'Korea Tomorrow & Gloval'을 캐치프레이즈로 여의도 KBS 본사 앞에 커다란 간판을 세울 정도의 위력을 가진 기업이었으나 그들의 횡포에 대해 집중 조명했던 것도 이 PD였다.
이 보도를 통해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넣어 흡연의 경각심을 일깨운 것도 그가 한 일이다. 


# 세상을 변화시키는 탐사보도의 개척자

그는 방송사에 남을 결코 잊혀 지지 않는 굵직한 프로그램을 남겼다.
‘그것이 알고 싶다’, ‘추적 60분’,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 ‘이영돈 PD의 먹거리 X 파일’ 그리고 ‘주병진 쇼’까지 기획·연출했다.
그는 KBS 입사 후 지금까지 30년 이상의 탐사보도를 통해 먹거리 문화를 변화시켰고 더 나아가 사회를 변화시켰다.

“가장 확실하고 효율적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 탐사보도입니다.”

실제로 그는 탐사보도가 제도를 어떻게 바꾸는 지에 대한 박사논문도 작성했다.
그의 탐사보도를 통해 법을 만들고 사회를 바로잡았다.

“막강한 방송의 힘을 이용해 사회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쁜 것은 응징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었습니다.”

이 PD의 방송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가 많이 고쳐지고 인식이 변화된 것도 사실이다.
소비자들은 모르기 때문에 당할 수 있으며 이러한 권력과 힘의 불균형을 해소시켜 주는 게 그의 역할이자 탐사보도를 유지해 왔던 신념이었다. 
기자로서 사회를 바꾸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기자나 PD는 있는 그대로의 팩트를 알려서 사람들의 생각과 태도의 변화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저널리즘의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그러나 사실을 표현 할 때 왜곡현상이 벌어질 수 있음도 지적했다.
특히 PD들은 한 시간 분량을 방송하면 중요하지 않은 것을 중요하게 말하고 중요한 것은 축소하는 등의 왜곡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왜곡이 없어야 하며, 둘째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재밌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이 PD가 만든 프로그램들은 아무리 딱딱한 주제라 해도 재밌다.
시청자들이 보면서 쏙쏙 귀에 들어오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어려운 것을 어렵게 전달하고 쉬운 걸 쉽게 전달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려운 것을 쉽게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COSMOS’라는 4부작 다큐를 예로 들었다.
천체와 천체 물리학에 관한 어려운 주제를 칼 세이건이라는 과학자가 너무나 쉽게 전달함으로써 많은 젊은이들이 그 다큐멘터리를 보고 우주공학자나 우주항해사가 되는 꿈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처럼 방송의 위력은 대단하다.
그는 최근 중년의 중후함이 묻어나는 그레이 컬러의 헤어를 가졌다.
그럼에도 그의 말과 미소에는 청년의 열정이 묻어났다.

# 이영돈 PD의 먹거리 철학이 들어간 이영돈 PD 닷컴

탐사보도의 시대를 마감하고 지금은 소비자 고발이나 먹거리 X 파일에서 방송했던 것들을 상업의 영역으로 가져왔다.
올바르고 건강한 식품을 직접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영돈PD.com(www.leeyoungdonpd.com)’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이 PD가 보증하는 상품들이다.
먹거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알게 된 지식으로 하나씩 점검해서 제품을 선정한다.
그의 기준은 이영돈 PD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엄격한 기준일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이영돈의 착한두유’다.

두유에 이영돈의 이름을 붙여서 내세우는 것은 제품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김과 비타민도 마찬가지다.

이 사업을 시작한 가장 큰 밑바탕은 바로 좋은 먹거리들을 많이 알리기 위함이다.
좋은 먹거리를 그동안은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했다면 이제는 상품을 통해 하는 것이고 이영돈 PD의 철학이 들어간 상품을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것이며 이는 곧 단순한 식품회사가 아닌 철학을 판매하는 식품회사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했다.
‘이영돈PD.com’의 비지니스 모델은 미국 식품회사 뉴먼스오운으로 영업이익의 일정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그동안 뉴먼스오운은 5천억 원을 사회에 기부했다.
그도 ‘이영돈PD.com’의 수익을 기부하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큐레이션 커머스’라는 지금 수없이 많이 쏟아지는 먹거리들을 고르려면 개인의 시행 착오로 고르는 것이다.
마켓컬리를 예를 들면 마켓컬리의 이미지를 믿고 구입하는 것이다.
이영돈 PD를 믿고 들어오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전제가 된다.

# 탐사보도가 없는 것은 사회의 마이너스

탐사보도는 소위 말하는 머리 아픈 일이다. 그럼에도 탐사보도는 꼭 필요하지만 현재는 그의 뒤를 잇는 전문 PD가 거의 없다.
그러나 사회에서 탐사보도는 필요하다.
소비자 보도는 나라마다 모두 있다.
앞으로도 이런 탐사보도는 있어야 하는데 없는 게 사회적으로는 큰 마이너스라며 탐사보도의 필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그도 치과에서 치료를 받는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선생님이 바로 치과의사죠”

그도 치과의 환자다.
그러나 치료에 대한 설명이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치과의 공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금의 치과 인테리어는 친환자적으로 많이 변화됐지만 핸드피스의 윙 소리가 제일 싫고 무섭다고 했다.
치과의 공포의 주범은 바로 그 윙 소리라고 표현했다.

“ 윙 소리 안 나는 핸드피스를 꼭 누군가가 만들겁니다.(하하)” “ 따끔합니다. 소리만 들어도 온 몸의 세포가 죽는 것 같습니다.”(하하)

그 소리가 워낙 싫었던 그는 치과의사가 자신을 치료하는 것을 포기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만큼 치과는 공포며 마취주사도 공포의 일순위라고 언급했다. 핸드피스의 공포를 없애주는 기계를 만들면 좋겠다며 아직도 핸드피스 소리의 공포는 대단하다. 그 공포를 없앨 수 있으면 치과의 공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 스타벅스는 커피라는 문화를 판매, 치과의 문화도 필요

의혹에 휩싸인 임플란트 비용에 대해 합리적으로 알려 주면 환자입장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스타벅스 커피의 원가공개 취재를 했던 경험을 예로 들었다.
커피의 원가는 120원 정도이다.
그 때 스타벅스는 “우리는 커피를 파는 게 아니라 커피 문화를 파는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랬다.
스타벅스는 120원짜리 커피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벅스의 분위기와 문화를 파는 것이다.
그렇기에 건물이 새로 들어서면 1층에 스타벅스가 생기는 것을 선호한다.
이유는 그 건물에 스타벅스라는 문화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치과도 마찬가지다.
가장 날카로운 신경을 가진 치아를 치료하고 책임지는 사람이 치과의사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환자의 건강을 보장하고 있다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복 중의 하나인 치아의 건강을 챙기는 치과의사의 행위에 대해 설명하는 문화!
치과의사는 단순히 크라운을 씌우는 것이 아닌 평생 치아 건강을 책임지는 것으로 암을 제거하는 의사들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무슨 일이든 열심히!!

그는 한때 2주간 실시간 검색 1위에 오를 만큼 핫한 연예인(?)이었다.
프로그램을 그만 둔 상황에서 ‘대왕 카스테라’ 사태가 방송됐고 이 프로그램은 최초 이 PD가 탄생시켰지만 그가 사직 후 다른 PD가 제작했음에도 이영돈 PD가 제작했다는 오해가 돌아 많은 질타를 받기도 했다.
실제로는 이 PD가 전혀 제작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그 프로그램의 PD=이영돈 PD로 각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후의 방송이었다.

노을 지는 황혼이 아름다운 이유가 있다.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차가울 때도 있었지만 그는 탐사보도의 개척자이자 먹거리 문화를 파헤치는 진실추적자임에는 틀림없다.
지금 또 다른 제 2막의 무대는 올려졌다. 

“무슨 일이든지 열심히 해야죠. 그렇게 살기 쉽지 않습니다. 일은 즐기면서 열심히 해야 합니다.”

그는 이것이 인생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황혼이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노을 지는 석양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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