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첫키스, 첫여행, 첫눈 등.. 처음은 늘 잊혀지지 않는다.
평화방송에 재직하던 시절 라디오로 프로야구 중계 캐스터를 약 7년간 진행했다.

평소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좋아하던 스포츠가 야구였기에 캐스터를 맡아 첫 중계방송에 임할 때의 떨림과 긴장이란 기자의 인생 통틀어 가장 큰 기억으로 남아 있다.

야구는 9명의 선수가 시간제한 없이 공평하게 1번씩 공수를 주고 받아 많은 득점을 하는 팀이 이기는 경기다. 한 사람이 월등한 성적을 내도 팀은 이기지 못하기도 하고 선수 개개인이 전부 뛰어나도 ‘팀’이라는 중심으로 뭉치지 못하면 패배의 쓴 맛을 보게 된다.

8회까지 지고 있어도 9회 역전이 가능하기도 해 포기를 하지 못하며 주어진 능력은 부족해도 노력을 통해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감동을 선사해 그토록 야구가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팀보다 뛰어난 선수는 없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나의 열정은 스피드 건으로는 잴 수 없다”, “승리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적지만 패배로부터는 모든 것을 배운다”, “최고의 팀워크는 대화로부터 시작된다” 등 야구의 명언들은 인생의 산 스승이기도 했다.

존경하는 모 선배 캐스터의 중계방송을 어느해 추석 명절 시청하고 있었는데 방송 중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야구는 홈에서 더 멀리 가는 것이 승리의 발판이지만 결국 다시 홈으로 돌아와야만 득점이 되는 것이 우리네 인생과도 비슷하지 않습니까? 우리도 성공을 위해 고향에서 멀어지려고 하지만 오늘같은 명절이나 또 본인에게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땐 늘 기다려주고 반갑게 맞아주니까요...”

야구를 통해 또 하나 잊지 못할 교훈을 얻었던 순간이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으라지만 올 추석은 좀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기자의 본가인 큰댁은 현재 캐나다에 있어 친척들을 못 본지가 10년도 넘었고 그나마 외가는 외조모님이 살아계셨을 땐 모일 구심점이 있었는데 이젠 그분도 돌아가셔서 특별히 모일 핑계도 없다보니 명절 내내 애꿎은 조카와만 시간을 보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간적인 냄새보다는 다소 이색적이고 기계적인 능력이 더 부각되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이성(理性)의 반대 개념이 감성(感性)이라면 이 두가지 모두 혼용돼 살아가는 것이 오히려 4차 산업혁명을 살아가는 더 현명한 모습이 되지 않을까? 너무나 이성적이어도 그렇다고 너무나 감성적이어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다시 만나고픈 첫사랑의 기억처럼!

일상에서 매일 취재하는 기자로서 지금 ‘나’는 어떤 사람으로 다가가고 있을까?

박용환 기자는 평화방송 아나운서, PD로 활동했으며, 북콘서트를 기획제작하기도 한 사회복지학 석사다. 대한치과위생위생사협회 취재기자를 거쳐 본 지 취재기자로 재직 중이다.

박용환 기자의 펀치는 그의 경험과 철학이 묻어나는 따뜻한 시선으로 재미와 감동을 줄 것이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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