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책 [Doctor's Dilemma]의 내용을 강명신 교수가 저자인 철학자 고로비츠 교수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각색하여 세미나비즈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강 : “도덕적 갈등” 일곱 번째 시간이에요. 가치갈등이 내포된 상황 때문에 의사결정이 어려운 경우에 대해 이야기하실 참이었어요.

샘 : 그래요. 그런데 내가 말하는 가치갈등이 어떤 갈등인지가 중요합니다.

강 :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가치갈등은 어떤 갈등인데요?

샘 : 그보다 우선 공리주의적 의사결정에서 문제가 뭐가 될 것 같아요?

강 : 결과주의의 대표적인 이론이니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게 문제가 될 것 같아요.

샘 : 그렇죠. 결과의 불확실성이 문제가 됩니다. 어떤 결정이 최대의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 없다는 게 문제인거죠. 이 문제는 어떻게 해소할 수 있나요?

강 : 예상을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추계를 하고 예상을 해서 추진하잖아요?

샘 : 경험적 증거를 산출하거나 할 수도 있겠죠?

강 : 예. 그렇지만 예전에 먹힌 방식이 계속 먹히리라고 무턱대고 고집하는 건 잘못이예요.

샘 : 하하. 그러니까 직접 조사도 해보고 시범사업도 하고 그러겠죠?

강 : 예 선생님. 그런데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갈등이 뭔가요?

샘 : 결과의 불확실성 때문에 생기는 갈등은 아닙니다.

강 : 그러면요? 공리주의자로서의 갈등이 아니시면 의무론자의 갈등인가요?

샘 : 롤즈(Rawls)의 불확실성도 아닙니다.

강 : 예? 궁금한데요? 그게 어떤 불확실성인가요?

샘 : 평등에서 비켜나간 정책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롤즈에게서는 최저 수혜자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이죠. 그런데 어떤 정책이 그럴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죠.

강 : 아, 예, 선생님. 그것도 경험적인 사실의 문제니까, 정책방향을 그 쪽으로 잡았다면 타당한 예측이 되는 정책을 쓸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선생님의 가치갈등은 그것도 아니란 말씀이죠?

샘 : 내가 말하는 가치갈등은 한편으론 의무론자가 말하는 식으로 책무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행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공리주의자의 생각도 하는 사람의 갈등입니다.

강 : 예, 좋아요. 거기에서 출발해야 하는 경우가 현실에는 많으니까요!

샘 : 그렇죠?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이해당사자의 행복을 그 댓가로 치러야 하는 상황에 처한 사람의 갈등이 그런 예죠.

강 : 예, 선생님. 환자에게 진실을 말할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환자의 회복전망을 훼손하게 될까봐 걱정하는 의사의 갈등을 예로 드셨죠!

샘 : 쟁점이 되는 문제가 그런 것이죠. 무엇이 실현가능성이 높은가 또는 무엇이 발생가능성이 높은가 그게 아니라 그럴 때 무엇이 옳은가? 이 문제가
바로 내가 말하는 가치갈등입니다.

강 : 예, 선생님. 가치갈등과 관련해서 책에서 예로 드신 토마스 네이글(Thomas Nagel)의 통찰력 있는 에세이 이야기는 다음에 이야기해주세요.

샘 : 이런 가치갈등이 왜 생기는지 그의 생각도 참고로 봅시다!

 

▶ 다음호에 계속..

 

※강명신 교수는 연세대 치대를 졸업했으며 보건학 박사이자 한국의료윤리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연세대와 서울대를 거쳐 지금은 국립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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