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책 [Doctor's Dilemma]의 내용을 강명신 교수가 저자인 철학자 고로비츠 교수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각색하여 세미나비즈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강: 지금이 “도덕적 갈등” 여섯 번째 시간인데, 판단에 대해 말씀하시던 중이었어요.

샘: 윤리학이 도덕적 의사결정을 돕는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 다원주의, 매듭짓기와 판단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죠.  

강: 예. 지혜들을 찾고 종합해서 참고할 수는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잘” 하지 못할 수 있다. 결국, 그 격차를 좋은 판단이 메꾼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샘: 그래요. 과학자, 저널리스트, 변호사, 교사 등의 직업들을 생각해봐요. 직업마다 일하는 규칙이나, 이론, 지침 같은 게 있을 겁니다. 또, 어느 직업에든지, 그때그때 일에 대처하는 사람이 있고, 그게 안 되어 실패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뛰어난 사람도 있습니다. 

강: 예, 선생님.

샘: 일에서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내렸던 판단의 퀄리티 때문에 그렇게 나뉘는 겁니다. 우리의 주제인 도덕이라는 영역에서는, 선한 사람들이 있고 악한 사람들이 있죠?

강: 그러면 이런 구분도 역시, 대개는 그들이 살면서 내렸던 판단의 퀄리티란 말씀인가요?

샘: 내 입장은 그렇다는 것입니다. 도덕적 행동을 내놓는 알고리즘을 준수하지 않아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강: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윤리적으로 어려운 선택지에 직면했을 때에 내렸던 판단의 퀄리티 때문에 그렇게 된다는 말씀인가요?

샘: 대개는 그렇습니다. 물론,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이유는 여러 가지예요. 우선은 사실관계를 몰라서 어렵습니다.

강: 사실관계를 본인이 알지 못할 수도 있고 자료나 정보가 없어서일 수도 있겠네요.  

샘: 그렇죠. 정보를 얻기가 힘들거나 비용이 많이 들 수 있고요.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들을 생각해봅시다. 오늘 우산을 갖고 나가야 하나? 비 올 확률을 알 수 있죠. 여기에 유전을 파야 하나? 이 지역을 탐사해볼 수는 있겠지만, 비용이 많이 들 것입니다. 환자에게 이 약을 써 봐야 할까? 그 약이 이 환자와 유사한 다른 환자들에겐 잘 들었지만, 또 모르죠, 이 환자에게 어떤 효과가 있을지!

강: 예. 그래서 의사결정이 어려운 이유 중에 사실에 관한 정보가 불충분하다는 이유가 있다는 말씀이고요. 또 다른 이유는요?

샘: 결정과 선택의 상황에서 불안이나 불확실성 때문에 어려울 수도 있죠. 위험이 크고 얻는 게 많은 선택지가 있고, 위험은 적은데 얻는 것마저 적은 선택지가 있죠.

강: 예, 하하하. 당장 제일 좋아하는 걸로 갈지, 길게 보고 정해야할지 고민될 때 같이요.

샘: 그런 경우에 가끔은 윤리적인 측면이 포함된 경우가 있어요.

강: 문제 자체가 윤리적인 딜레마는 아닌데 윤리적인 측면이 있는 경우, 좀 어려운데요.

샘: 딜레마의 일차적인 원천이 상황의 도덕적인 측면의 불확실성이 아닌 경우입니다.

강: 예. 그러면 진짜 “도덕적 갈등”은요?

샘: 상황이 내포한 가치갈등 때문에 의사결정이 어려운 경우가 해당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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