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 성흔의 카이로스 그 신비를 찾아서

임창준(이앤이치과) 원장이 4월 12일부터 28일까지 갤러리 1707에서 ‘라 베르나, 오상의 카이로스’를 주제로 사진전을 진행한다. 그 일부 작품을 3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프란치스코 성인이 갇혔던 장소는 그 시절부터 현재까지도 같은 공간으로 존재한다. 그곳은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공유하면서도 시공을 초월한 전환점의 공간이다.
또한 그곳은 부친의 세속화 시도와 하느님을 향한 성인의 믿음이 부딪쳤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강력한 억압 아래 있던 프란치스코 성인에게는 진리를 향한 자유로운 공간이었다.

세계적인 현대 사진 작가 앙리카르티에브레송은 ‘한 장의 사진 속에서, 구성은 눈에 띈 요소들의 동시적 결합과 유기적 종합의 결과’라고 했다.

카이로스는 연속된 시간 속에서 적정 순간에 때맞춰 도달하듯 공간 속에서도 부분들 사이의 조화로운 일치이고 이는 전체와 부분의 비례와 조화를 이루는 결정적 순간 속에서 펼쳐진다. 성인과 수도자들의 장소도 시공을 초월하는 카이로스 공간이다.

그들의 거처와 그들이 관상하며 기도하던 곳, 그리고 묵상하며 바라보던 피조물인 자연을 우리는 사진 속에서 공유하며 그들과 같은 생각 속에서 유영할 수 있다. 나아가 미래의 모습, 예언된 모습, 상상 속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즉 이 사진들은 중세와 현재 사이의 ‘카이로스’의 범주에 속하는 셈이다. 렌즈를 통해 성인의 흔적, 성인과 관련된 어떤 풍경의 전개를 포착하고 셔터를 누름으로써 중세 시대의 믿음, 성인의 영성과 행동을 담으려 했다.

이 사진들 속에는 성인께서 찬미하던 하느님과 피조물의 신비와 고요의 신비, 성인의 오상의 흔적들이 묻어 있다. 모든 존재는 혼자가 아니며 시간과 공간을 함께 품고 살아간다. 고요는‘ 시공합일’이며 그 속에서 사물과 사물이 서로의 영혼을 느낄 수 있다.

 

임창준 (프란치스코)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사진동우회 포토미아회원으로 사진에 입문했다. 치과대학교수로 재직하며 임상 사진만을 촬영하다가, 환갑을 앞두고 다시 사진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 포토저널 칼럼니스트로, 2018년부터 예술사진연구회(가칭)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6년 프랑스 ‘까루셀드르브르아트페어’, ‘4인의 감각전’ 등 다수의 사진전에 참여했다.
그는 1991년 단국대학교 치과대학교수시절 가톨릭신자가 됐다. 2011년도에 ‘창조물의신비’라는 주제로 개최된 제13차 프란치스칸영성학술발표회에서 창조물의 신비를 위한 자연과학적 접근을 위해‘인간의 생물학적 구조의 변화 및 치유’에 대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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