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머리 바삐 돌아가는 모니터로는
흐릿하게 바라보이는 차창 안에서는
느긋함으로 기다리기엔 너무 아까운 시간이다.


부지런히 걷고 뛰지 않으면 느낄 수 없을 만큼
봄은 나를 스쳐 이미 저만큼 앞서 있다.

간간이 불어오는 날카로운 바람이 두렵다면
지난겨울 내내 간절했던 기다림은
헛된 맹세였을 뿐인가?

두 손 머리 높이 기지개를 힘차게 켜 보자
문을 열고, 차가운 대기를 힘껏 들이켜 보자


봄맞이는
길에서 듣고 보고 맡고 만지는 자의 것
결코 머릿속에서 먼저 오지 않는다.

 

글 사진

한진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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