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책 [Doctor's Dilemma]의 내용을 강명신 교수가 저자인 철학자 고로비츠 교수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각색하여 세미나비즈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편집자주)

 

강: 5장 도덕적 갈등과 도덕적 선택, 마지막 시간입니다. 스물일곱 번째입니다.

샘: 마무리를 하자니 너무 오래 이야기를 끌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강: 그러니까요! 우선 처음에 도덕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로 시작했다가 정의의 문제로 갔어요.

샘: 그렇죠. 옳은 행위와 그른 행위를 구분하는 문제에서 정의, 즉 사회제도, 사회조직의 문제로 넘어갔지요.

강: 밀이나 공리주의자들은 정의가 도덕적 문제라고 하셨던데요, 설명이 필요합니다.

샘: 그들에겐 옳은 것이 무엇인가라는 문제가 정의로운 게 무엇인가라는 문제보다 더 기본적인 문제라는 말이죠.

강: 도덕이 있고 정의가 있다는 말씀이죠? 그렇지만 공리주의자 입장은 다르죠? 좋은 것이 옳은 것이니까요.

샘: 그렇죠, 공리주의에서는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되어야만 옳은 정책이나 법이 되니까요.

강: 그렇다면 공리주의는 개념의 위계에서 좋음이 옳음을 우선한다는 입장인 거죠?

샘: 그렇죠! 롤스는 그 반대입니다. 롤스의 정의론에서 정의는 사회제도의 제일 가치에요. 그렇지만 정의 하나로 도덕 전체를 아우를 수는 없다고 보고 있어요.

강: 예, 롤스가 보기에는 정의란 사회제도에 관한 것일 뿐, 행위의 옳음을 결정할 수는 없다는 뜻이군요!

샘: 그래요. 노직도 롤스와 같습니다. 칸트는 어떨까요? 칸트는 옳은 행위에 대한 이론가인데 정의나 사회제도에 대해서는 이야기한 바가 거의 없어요.

강: 예, 선생님. 그런데 선생님께서도 이렇게 여러 이론들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고 하셨어요. 후후.

샘: 왜 웃어요? 혼란스럽더라도 좌절은 하지 마시라고 하고 싶네요!

강: 예! 책에 보니까 7장과 8장에서 모든 혼란에서부터 질서를 찾을 수 있다고 하셨던데, 제발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샘: 하여간 이렇게 마무리하십시다. 도덕철학은 옳은 행위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고!

강: 예, 그러니까 도덕적인 딜레마 상황이나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라는 질문에서 도덕철학이 출발한다는 말씀이죠?

샘: 예. 그런 갈등이 생기는 양상을 보면 어떻습니까? 같은 상황을 마주하고서도 사람들 사이의 의견 차이가 표면화되기도 하고, 또 그냥 각자 속으로 고민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죠?

강: 예, 선생님. 이 챕터에서 예를 들어 설명하신 부분에 대해 한 말씀 하셨던데, 이 또한 도덕철학의 방법론이라고 하셨죠?

샘: 그래요, 이 챕터에서 들었던 예는 논의를 명료화하느라 일부러 만든 것입니다. 보기에 이상한 예를 들었던 이유는 이론의 특징을 두드러지게 하려는 의도였습니다.

강: 예. 다른 과학에서도 가정해서 이론을 설명하듯이, 의료윤리에서도 실제에서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디테일인데 설명을 위해 일부러 떼어낸다는 말씀인 것으로 알겠습니다.

샘: 내 말이 그겁니다!

강: 그러면 다음에는 6장으로 가겠습니다!

 

강명신 교수는 연세대 치대를 졸업했으며 보건학 박사이자 한국의료윤리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연세대와 서울대를 거쳐 지금은 국립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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