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F에 등장하는 고가의 모니터 TV 판매를 위한 마케팅 전략은
생생한 컬러와 고선명 디테일에 의한 현장감을 강조합니다.
화려한 영상에 걸맞게 음향 효과 또한 박력이 넘칩니다.
영화도 조그만 소극장에서의 2D 화면보다,
눈앞을 가득 채우는 아이맥스의 압도적 화면이나 4DX 같이 향기까지 뿜어 내주어
현장에 관객 본인이 직접 뛰어든 듯한 느낌을 선호합니다.
핸드폰 액정 역시 크고 밝고 선명한 것이
내손 안에 나만의 극장 혹은 게임 환경을 완성하고픈 유저들에게 선택 받고 있습니다.

그럼 사진은?
SNS에, 포털 사이트에 하루에도 수천수만의 사진들이 찍혀 전송되고,
기억에 남는 사진보다 봤는지 기억에도 없는, 존재감 제로인 것들이 휙휙 지나갑니다.
빛의 속도보다 더 빨리 사라지는 사진들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핸드폰 속에 저장 되어버리면 아무리 귀한 가족사진도 기억 속에서 불러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PC에 잠자고 있는 사진들, 핸드폰에 숨어버린 추억을 꺼내어 프린트를 해보세요.
그리고 붙여보세요.
커다랗게 인화를 하면, 그 시절 그때의 추억으로 더 빠르고 쉽게 빠져들게 됩니다.

▲ 19. 선경(仙境) - 두물머리  [SIGMA SD14 : 70mm  F6.3  1/200sec] - 2011년 웹 갤러리 https://photo.popco.net/timefixer
▲ 19. 선경(仙境) - 두물머리 [SIGMA SD14 : 70mm F6.3 1/200sec] - 2011년 웹 갤러리 https://photo.popco.net/timefixer

● 초점(焦點, Focus) 이야기 (X)

필자가 사용하는 카메라는 니콘이나 캐논, 소니 같은 유명 메이커 카메라들에 사용되는 단층의 이미지 센서(베이어패턴 센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의 3층의 센서(포비온 센서)를 사용합니다. 메이커도 시그마라는 회사로, 카메라보다 렌즈를 만드는 것으로 더 유명합니다. 센서도 독특하지만, 기계적인 완성도나 성능도 떨어지고, 촬영 후 보정도 까다로워서 국내에서 사용하는 유저 숫자가 많지 않은, 소위 매니악한 카메라입니다.

오늘 올린 사진은 오래전 양평 두물머리에서 초기 포비온 센서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새벽 일찍 동호인 3명이 모여 출사를 갔었지요. 기계적인 성능이 떨어져 AF를 잘 못 잡는 경우가 많은 카메라이고, 더구나 위와 같은 환경(안개 때문에 무채색이 훨씬 많은) 때문에 AF를 포기하고, MF로 촬영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 편하게 촬영하는 미러리스가 아닌 DSLR에 화면 확대 기능도 없이, 초점 맞추느라 눈이 빠질 뻔 했던……. 그날 버벅거리다가 한 장의 사진밖에 남기지 못한 아쉬움에 그 이후 더 좋은 성능의 카메라를 가지고 몇 번을 다시 가봤지만, 위와 같은 풍경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은 늘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AF가 제대로 안되어 촬영할 수 없다고 포기하지 말고, 대체가능한 방법을 찾아 틈틈이 연습해보길 권해드립니다. 가끔은 AF 보다 MF가 유용할 때가 많습니다.

미리 예측 가능한 경로상의 움직임이 있을 때, 빠른 움직임의 피사체가 아주 가까운 곳을 지날 때, 낮은 조도 혹은 콘트라스트가 거의 없는 환경에서, 접사나 초접사와 같이 렌즈의 AF 범위가 넓어서는 곤란할 때, 현란한 불빛이 반짝이는 배경의 피사체 등등에 기계보다 빠른 예측력을 사용해보십시오. 아주 빨리 움직이는 피사체를 찾아 경마장, 농구와 같은 스포츠 현장에 가서 연습 촬영도 해볼 만합니다.

 

한진규 원장 (시간고정자 / Time Fixer)
제1회 치의미전 사진부문 특선(2013)
시그마하늘사진공모전 대상(2014)
제2회 치의미전 사진부문 1등(2016)
現 세모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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