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일상이라도 특별하게 보여주는 사진을 좋아합니다.
출퇴근길을 오가며 같은 장소를 촬영하여도 늘 다름이 있고
더군다나 그 다름이 ‘향상됨’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더 좋아합니다.

일상사진만 촬영하다 이렇게 불꽃놀이를 찍을 수 있는 특별한 날이 다가오면
며칠 전부터 열심히 불꽃 촬영하는 방법과 이전 사진들을 검색해 보게 됩니다.
사진 촬영보다 더 어려운 자리 잡기는
몇 시간 전부터 인파로 가득한 지하철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사람들 사이 좁은 틈에 겨우 자리를 잡고, 장비 세팅을 하고,
해가 질 때까지 무료하게 기다리면서도
한 장면도 놓치지 않기 위해 마음도 다잡고…….

마녀 사이렌의 노랫소리 마냥 긴 휘슬 소리를 내며
찬 밤공기를 가르는 첫 불꽃이 터지는 순간
나도 모르게 황홀함에 빠져 셔터를 누르는 타이밍을 잃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카메라 릴리즈로 셔터속도를 조절해가면서
머릿속에 불꽃다발을 만들어 봅니다.
수만 명이 내지르는 탄성과 한숨 속에
몇 초간 타오르다 사그라지는 짧은 순간이지만
사진에 담긴 그 아름다움은 영원하길 기대하면서…….

▲ 18. 불꽃놀이  [SIGMA dp2 Quattro : 30mm  F8  4sec] - 2014년 웹 갤러리 https://photo.popco.net/timefixer
▲ 18. 불꽃놀이 [SIGMA dp2 Quattro : 30mm F8 4sec] - 2014년 웹 갤러리 https://photo.popco.net/timefixer

● 초점(焦點, Focus) 이야기 (IX)

불꽃 사진이나 야경, 혹은 전광판 등을 배경으로 촬영하려고 할 때에 초점을 정확히 잡는 것은 꽤 어렵습니다. 낮은 조도나 잡자기 밝아지는 환경에서 위상차 방식이건 콘트라스트 방식이건 모두 정확한 초점을 잡아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자기가 사용하는 DSLR 카메라와 렌즈에서 무한대 포커스의 위치를 미리 알거나, 팬포커스 효과를 쉽게 만들 수 있는 렌즈를 지참하지 못한 경우 낭패를 보기 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 생산된 수동렌즈들은 렌즈 초점링을 끝까지 돌리면 무한대 초점이 맞게 설계가 된 것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카메라와 정확히 핀이 맞지 않은 경우 핀조정을 해서 맞추기가 가능하도록 되어있기도 했지요.

요즘 나오는 자동초점 렌즈들은 렌즈를 끝까지 돌린다고 모두 무한대로 렌즈 위치가 움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카메라 마다 있을 수 있는 핀 오차를 줄이기 위해, 무한대를 넘어서 까지 렌즈가 돌아가면서, 역으로 희미해지는 경우가 많지요.

붙박이 렌즈가 장착된 하이엔드 카메라는 대부분 전원을 ON 시키는 순간, 렌즈가 무한대로 Parking 되어 있습니다. 전원을 켜고 즉시 렌즈를 수동으로 전환 시키면 손쉽게 무한대 팬포커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에 도입되면 꽤 좋은 반응을 얻을 것 같기도 합니다.

불꽃은 생각보다 먼 거리에서 터지고, 크기도 꽤 큽니다. 초점만 정확히 맞춘다면 조리개를 많이 조이지 않아도 충분한 심도로 촬영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정확히 초점을 맞추기 힘들다면, 조래개를 좀 더 많이 조여서 심도를 깊게 하는 것이 유리할 것입니다.

Bulb 촬영 모드와 검은 천을 가지고 렌즈 전면을 가려가면서 시간 조절을 하는 테크닉도 좋지만, 카메라 능력에 따라서 저장 시간을 미리 세팅하고 불꽃을 촬영해도 좋더군요. 불꽃 설계자들도 무작정 터트리지 않고, 일정한 리듬을 가지고 즐기고자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진규 원장 (시간고정자 / Time Fixer)
제1회 치의미전 사진부문 특선(2013)
시그마하늘사진공모전 대상(2014)
제2회 치의미전 사진부문 1등(2016)
現 세모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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