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수술 먼저 한다면 무엇이 필요한가
사실 수술 먼저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브라켓을 부착하든 얼라이너로 교정하든 관계없이 누구나가 다 알고 있고 이를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수술을 먼저 했을 때 교정을 안했으므로 교합이 불안하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얼라인이 괜찮아 보여도 막상 수술위치로 교합을 가이드해보면 교합이 매우 불안하다는 것이 문제이다. 즉 수술 먼저 한다면 불안정한 교합에 대한 매니지먼트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선수술시 불안정한 교합에 대한 대처, 브라켓을 이용하여 교정하는 경우에 어떻게 하는지 먼저 살펴보도록 하자. 여러 가지 프로토콜이 보고되고 있으나 필자는 대한선수술교정학회와 대한치과교정학회에서 발표된 방법을 이용하여 간단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를 그림 1과 같이 Flow chart로 도식화 해 보았다. 턱수술을 시행하고 상하악간의 악간고정이 된 상태로 즉 스플린트가 있는 상태로 내원하게 한다.
심한 과두변위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악간고정을 한 고무줄을 제거하고 스플린트를 함께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스플린트를 계속 끼게 함으로써 스플린트에 있는 occlusal indentation을 이용하여 하악의 위치를 계속 가이드 해 주는 것이다. 악간고정을 위해 제작한 스플린트는 구강위생을 위해 치아의 협설면을 최소로 커버하는 형태로 되어 있어 환자가 개구를 하면 장치가 떨어지게 되어 있다. 이에 cold-cure acrylic resin을 이용하여 상악구치부 협측에 간단하게 retention resin wall을 만들어 주어 환자로 하여금 편안하게 낄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하악골의 위치를, 수술한 하악골의 위치를 가이드할 수 있으므로 이렇게 변형시킨 스플린트를 guide splint 라고 부르기도 한다. 즉 악간고정을 위해 제작한 스플린트를 버리지 않고 계속 끼게 함으로써 불안정한 교합에 대처하는 한편 수술에 의한 하악골의 위치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림 1).
한 환자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19세 남자인데 수능을 마치고 대학입학 전에 외모개선을 바라는 마음에 선수술을 원하였다. 반대교합 양상을 보면 하악전치가 다소 순측경사되어 있어 반대교합 개선은 충분히 교정치료로 개선할 수 있는 경우였다. 그러나 환자는 치열보다도 외모에 대한 관심이 커 환자의 주소 해결을 위해서 수술을 하기로, 그리고 선수술로 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림 2).
대부분의 3급 부정교합자에서 그러하듯이 상악 후방부의 impaction을 동반한 상악골 Le Fort I 수술, 하악의 셋백을 위한 SSRO를 시행 하고, 수술 2주째 오게 하였다. 상악 견치 후방에 좌우 한 개씩, 그리고 하악 견치 후방에 좌우 한 개, 총 4개의 스크루임플란트를 식립하고 heavy elastic을 걸게 함으로써 악간고정을 하였는데 스플린트의 occlusal indentation과 함께 상하악간 고무줄에 의해 수술에 의한 하악골 위치가 잘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림 3).
악간고정을 위해 걸은 고무줄을 제거해 보면 술전교정을 시행하지 않았으므로 교합이 매우 불안정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그냥 두면 하악골이 편위되거나 치아가 움직이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치아가 움직이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하악골의 위치가 바뀐다 한다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다. 수술교합을 형성해 보면 양측으로 컨택이 나오는 경우는 열에 하나도 되지 않는다. 대부분이 편측으로 교합되고 거상된 양은 작게는 0.5 미리이지만 큰 경우는 3 미리도 된다. 이러한 상태를 그냥 둘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림 4).
악간고정에 사용한 스플린트를 이용하여 상악 구치부 협측에 그림 5와 같이 간단하게 cold-cure acrylic resin을 대주어 환자로 하여금 계속 장착하게 한다. 어떤 술자는 악간고정을 위해 식립한 상악 스크루에 ligature wire로 결찰하기도 하는데 이는 환자 스스로 장치를 제거하지 못하므로 비위생적이다. 간단히 레진을 대주어 환자가 스스로 빼 줄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좋다. 이를 retention resin wall 이라 명명하여 부르고 있는데 체어사이드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다. 협측만 대주어도 충분한 retention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5, 6).
이렇게 retention resin wall을 대주고 환자에게 계속 스플린트를 끼게 하는데, 환자의 협조도는 상상 이상으로 좋다. 수술 먼저해서 외모가 개선되었고 어떤 불편함 없이 개구를 할 수 있으므로 매우 좋아한다.
아울러 신기하게도 악간고무줄 없이도 스플린트의 indentation 만으로도 하악골의 위치가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환자에게는 이 스플린트를 잘 끼지 않으면 턱이 편위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을 새로 할 수 있다고 설명해 준다.
환자의 협조도는 매우 좋다. 어떤 환자는 “밤에 잘 때 입을 다물지 못하고 벌리고 자는데 괜찮은가요”라고 물어보기도 한다. 고무줄 없이도 억지로 입을 다물지 않고도 하악골의 위치가 잘 유지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림 7).
스플린트를 가이드 스플린트 형태로 변형시켜 계속 끼게 하고 1주 간격으로 체크한다. 그림 8은 수술 4주째, 그리고 스플린트에 retention resin wall을 대주고 가철식으로 끼게 한지 2주 째 내원한 모습인데, 하악 치아가 스플린트의 indentation에 잘 물려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스플린트를 빼고 보면, 수술시 하악 위치, 다시 말해 수술교합 형성한 그 위치에 그대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개개 치아의 이동도 없이 그대로 유지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림 8).
통상적으로 특별한 다른 문제가 없다면 이 시기에 하악에 브라켓을 부착하여 하악부터 치아교정을 시작하는데, 얼라이너 교정에서도 수술 먼저 한다면, 이와 같이 수술 후 불안정한 교합을 매니지 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는 전술한 바와 같이, 수술에 사용한 그리고 악간고정에 이용한 그 스플린트에 retention resin wall을 형성하여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다음 호에 계속 ▶
황현식 교수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연세대학교 치과병원 교정과 수련
-미국 펜실베니아 치대 (치주교정 연수)
-미국 테네시 치대 (성인교정 연수)
-미국 UOP 치대 (투명교정 연수)
-전남대학교 치과대학 학장
-대한치과교정학회지 편집장
-(가칭)대한선수술교정학회 초대 회장
-한국성인치과교정연구회 운영위원
-미국 샌프란시스코 UOP치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