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사는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쉽게 빠져들게 만드는 강력한 매력과 흡입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못보고 슬쩍 지나치기 쉬운 작은 사물들도 접사 렌즈로 들여다보면,
치밀한 구성과 질서 있는 배열, 균형 잡힌 형태, 대칭과 비대칭이 만들어내는 조화에 감탄하게 됩니다.
인간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광대한 우주나 깊은 바다에 못지않게,
미시세계는 끊임없이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여 탐구하고 도전하게 만들어 줍니다.
다른 초자연 세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으로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 올린 깡충거미의 실제 크기는 얼마나 될까요?
촬영한 카메라의 센서 크기와 초점거리에 따라 렌즈가 가지고 있는 확대율을 알고 있으면, 거미의 실제 크기를 대략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확대율은 카메라 센서에 하나 가득 찍을 수 있는 피사체의 크기를 비율로 나타낸 것입니다.
등배(1:1) 확대율이라고 하면, 센서의 가로 길이와 같은 크기의 피사체를 사진에 꽉 차게 촬영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크롭 센서라고 해서 35미리 판형의 카메라 기준(풀 프레임 FF센서 가로길이 36mm) 보다 작게 이미지 센서를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풀 프레임(FF) 센서 보다 확대율에서는 더 이득을 얻을 수 있어 접사 촬영 시 유리합니다.
핸드폰 카메라가 접사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는 센서가 훨씬 작기 때문(대개 4.5mm)입니다.

오늘 거미 사진에 사용된 렌즈는 특별히 개조된 것으로, 일반적인 접사촬영의 확대율을 훨씬 넘어선 촬영이 가능합니다.
초접사 촬영이라 하고, 확대율은 3:1 정도이며, 사용된 카메라 센서(1.5크롭)의 크기는 가로 23.6mm로, 대략 8mm 정도의 피사체를 가득 채워 찍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진에서 거미는 약 7mm 정도의 크기를 가지는데, 확대율로 계산하면 실제 크기는 대략 2.4mm 정도가 되겠습니다.

▲ 15. 깡충거미 접사 [SIGMA SD QUATTRO : 40MM F18 1/200SEC REVERSE LENS] - 2016년 웹 갤러리 https://photo.popco.net/timefixer
▲ 15. 깡충거미 접사 [SIGMA SD QUATTRO : 40MM F18 1/200SEC REVERSE LENS] - 2016년 웹 갤러리 https://photo.popco.net/timefixer

● 초점(焦點, Focus) 이야기 (VI)

“어디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는 특히 접사 사진에서 중요한 문제입니다.
필자의 경우 꽃 촬영 시 초점은 대개 최전방 수술에 맞추고, 조리개를 많이 닫아 심도 깊은 촬영을 합니다. 빛이 부족한 경우도 많아서 삼각대에 거치하고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곤충 촬영의 경우는 주로 눈에 맞추어서 촬영을 하는데, 주둥이가 더 튀어나온 경우 눈과 주둥이를 동일 선상으로 최전방에 위치를 시키는 각도로 촬영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곤충은 움직임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삼각대 사용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경우 플래시를 사용하여 깊은 심도에서도 빛이 풍부한 환경을 만들어 촬영을 합니다.

꽃 수술이나 곤충의 겹눈에서 카메라에 가장 가까운 쪽에 포인트를 설정하여야 합니다.

일반적인 접사(1:1확대율 이내)에서도 초점 설정은 아주 중요합니다만, 초접사(1:1의 확대율을 넘어서는 접사)의 경우는 훨씬 더 정교한 초점 위치 설정이 요구됩니다.

초접사의 경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삼각대는 사용하기 힘들고, 광량이 아주 풍부하게 개조된 플래시를 사용하여 촬영을 합니다. 초점을 맞출 때도 바디 쉬프트(초점은 수동으로 고정하고, 카메라를 눈 주위와 볼 등 얼굴에 밀착하고, 몸을 앞뒤로 움직여서)를 이용합니다.

초접사 촬영 시에는 조리개를 끝까지 조여서 심도를 깊게 설정하여도, 0.1mm 단위로도 초점이 어긋나면 실패한 사진이 되기 때문에 주 피사체 영역의 가장 가까운 쪽에 카메라를 고정하는데 꽤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빠른 셔터속도를 얻기 위한 장비를 마련하는데 비용뿐만 아니라 적절하게 장비를 개조하고 세팅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상하좌우 어디에 초점을 설정하느냐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카메라 자동세팅에만 의존하지 말고, 전후방으로 어느 정도 깊이로 초점을 맞출 것인가를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진규 원장 (시간고정자 / Time Fixer)
제1회 치의미전 사진부문 특선(2013)
시그마하늘사진공모전 대상(2014)
제2회 치의미전 사진부문 1등(2016)
現 세모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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