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책 <Doctor's Dilemma>의 내용을 강명신 교수가 저자인 철학자 고로비츠 교수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각색하여 세미나비즈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편집자주)

 

강: 5장 도덕적 갈등과 도덕적 선택, 열다섯 번째입니다.

샘: 지난주에는 칸트의 도덕이론에 대해서 더 봤어요.

강: 사람을 수단으로만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획기적인 주장이라고 하셨던데요.

샘: 그렇습니다. 칸트 이론에 대해 말이 많지만, 그 영향력은 대단하잖아요. 각 개인에게는 불가침의 존엄성이 있다는 것도 사람을 반드시 목적으로도 대하라는 언명과 연관이 되는 거죠.

강: 예. 그리고 그게 결과주의 도덕이론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반박이라고도 하셨어요.

샘: 결과주의와 비결과주의 사이의 같은 것에 도덕철학의 역사가 많이 주목해왔어요.

강: 예, 선생님. 사실 행동을 결정하거나 평가할 때에 그 행동의 결과는 실제로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결과만으로 도덕적 평가를 내리거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강하게 있으니까요.

샘: 그래요. 어쩌면 우리에겐 결과만으로 행동을 평가하고 싶은 강한 유혹도 있고요.

강: 그렇지만 선생님, 두 가지 학파의 공통점도 지적을 하셨어요.

샘: 그렇습니다. 두 이론 모두 각 개인을 동등하게 보는 점이죠. 벤담과 밀의 공리주의에서 어느 누구의 행복이나 누구의 고통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게 없다고 보고 있죠? 그리고, 칸트의 의무론에서도 개개인 누구나 존엄한 존재라고 보니까요.

강: 예, 칸트 이론에서 말하는, 비슷한 상황이라면 누구나 예외 없이 따르리라고 합리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원칙에 따라 행동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그렇고요.

샘: 그래요. 거짓말을 해선 안 된다는 원칙이 상황에 관계없이 그르다고 하려면, 그건 나에게만 그래선 안 되고 모두에게 그래야 하지요.

강: 공리주의적 근거에서 거짓말을 하는 것이 허용될 수 있다고 하려면 그건 나에게만 적용되어선 안 되고 다른 모든 이에게도 그렇다고 해야 하니까요.

샘: 그러니까 보세요. 도덕이론 일반에서 요구하는 큰 전제가 이제 드러나죠.

강: 도덕원칙이 되기 위해서는 도덕적 행위자로서의 인격 모두에게 적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 말씀이죠?

샘: 그렇습니다. 도덕적인 판단에 연관되는 측면들에서 상황이 유사한 상황에서라면 모든 이에게 허용 혹은 금지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강: 이걸 가지고 규범이나 원칙의 도덕적 수용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샘: 어떤 이론을 놓고 이 요건을 충족하는지 볼 수가 있으니 실질적인 힘이 있는 전제라고 할 수 있지요.

강: 이 검증요건을 통과하지 못하는 예로 완벽주의(perfectionism) 도덕이론을 잠시 언급하셨어요. 요즘 문제가 되는 완벽주의 심리와는 구별을 해야겠죠, 전혀 무관하진 않지만요.

샘: 완벽주의를 먼저 정의할 필요가 있겠네요.

강: 예, 일단 철학사전을 보면, 인간의 탁월성 증진 여하가 사회의 정치적, 사회적 가치를 판단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보는 관점이라고 되어있어요.

 

 

강명신 교수는 연세대 치대를 졸업했으며 보건학 박사이자 한국의료윤리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연세대와 서울대를 거쳐 지금은 국립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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